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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한국 B형 간염 유병률 OECD 국가 중 가장 높아

대한간학회, “인식은 턱없이 부족” 인지도 조사 결과 발표

우리나라의 B형 간염 유병률이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데도 이에 대한 인식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염은 A형부터 E형까지 5가지 유형의 간염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특히 B형과 C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만성 간염을 거쳐 간경변증(간경화),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어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한 질병이다.

지난 2011년, 간암에 의한 사망은 인구 10만명당 21.8명으로 암 사망 원인 중 2위를 차지했다.

OECD 국가 중 가장 높으며 우리나라 다음으로 높은 국가인 일본과 비교해도 2배 가까이 높다. 여기에 간경화를 포함한 간질환 사망 인구(10만명당 13.5명)를 더하면 만성 간질환은 40-50대에서 다른 모든 암을 합한 경우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사망 원인이 된다.

B형 간염과 C형 간염우리나라 만성 간질환의 가장 중요하고 흔한 원인이기 때문에 주목해야 한다.

대한간학회는 오는 7월 28일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제정한 ‘세계 간염의 날(World Hepatitis Day)’을 맞아 일반인의 간질환에 대한 인식과 예방접종, 검진 실태 등을 조사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엠브레인에 의뢰, 국내 성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시행한 결과(95% 신뢰수준에서 표본 오차 +/- 1.79%), 여전히 일반인의 상당수가 간질환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으며 간 건강을 위한 실제적인 노력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45.4%가 B형 간염 감염 여부 조차 모르고, C형 간염 검진율은 10.4%에 불과
이번 설문조사 결과 우리나라 간질환의 가장 중요한 원인인 B형 간염 바이러스의 감염 여부(B형 간염 항원 혹은 항체를 가지고 있는지 검사한 적이 없거나 혹은 모르는 경우 포함)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45.4%에 이른다.

특히 10대와 20대에서는 각각 82.0%와 62.2%가 자신의 B형 간염 여부에 대하여 모르고 있다. B형 간염 예방 접종에 대해서는 접종을 하지 않았거나 접종 여부를 모르는 경우가 56.7%로 나타났고, 권장 접종횟수인 3회 이상을 접종한 경우는 19.5%로 매우 낮았다.

또 B형 간염이 음식을 통해 전염된다고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63.1%로 매우 높아, 대한간학회는 “이러한 오해로 인한 간염 환자에 대한 부당한 사회적 차별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최근 우리나라 만성 간질환 원인으로 그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는 C형 감염의 검진율은 10.4%로 B형 간염에 비해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젊은 층의 검진율(10대 1.3%, 20대 6.1%)과 여성의 검진율(6.2%)이 더 낮은데, 이는 상대적으로 정기 검진 혜택을 받을 기회가 낮음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C형 간염은 치료를 통해 완치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완치가 가능함을 알지 못하는 경우도 17.7%에 달해 “이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정보전달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대한간학회 김창민 이사장은 “아무리 좋은 치료법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간염에 걸린 사실을 모르거나 필요한 치료를 등한시하는 경우 간염으로 인한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간경화와 간암의 가장 큰 원인이 되는 간염바이러스에 대한 인지도는 위험 대비 상당히 낮은 현실로 간염에 대하여 바로 알고 적극적으로 대처하고자 하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73.5%는 술을 간암의 주원인으로 오해, 54.3%는 올바른 정기 검진 방법조차 몰라
설문 응답자의 73.5%가 술이 간암 발생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국인 간암 원인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간염 바이러스이다. 뿐만 아나라 술과 담배만 피하면 간암 발생에 대해 염려할 필요가 없다고 오해하고 있는 비율도 22.8%로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간학회는 “바이러스 간염의 예방과 치료에 대한 인식 제고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바이러스 간염의 주요 합병증 중 하나인 간암은 상당히 진행하기 전까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혈액 검사 결과도 정상으로 나오는 경우가 상당수이다.

문제는 조사 대상자의 54.3%가 증상과 혈액 검사만으로 간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다고 잘못 알고 있다는 것이다. 만성 간질환 환자의 경우 정기적인 초음파 검사와 혈액 검사를 통해 간암을 조기 발견하여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한간학회 최문석 홍보이사는 “우리나라 성인의 상당수가 바이러스 간염이 간암의 가장 큰 위험인자임을 모른 채 금주 및 금연을 통해 간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오해하고 있고, 올바른 조기 진단법에 대한 인식조차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B형 간염은 효과적인 백신을 통해 예방이 가능하고, B형 간염과 C형 간염의 치료방법 역시 나날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간염의 예방과 치료, 정기 검진에 대한 올바른 인식 정립하고 적극적인 실천을 통해 간염과 간암 왕국의 오명을 벗을 수 있도록, 사회 전반의 다각적인 노력이 수반되어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강조했다.

간염 인식 제고를 위한 보다 체계적인 정책 마련에 노력해야
가장 심각한 간염 문제를 갖고 있는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는 대한간학회를 포함한 관련 전문가 및 단체들이 아시아-태평양 바이러스성 간염 퇴치 연합기구(CEVHAP)를 결성, 간염퇴치를 위한 사회적 인식 제고와 정부의 관련 정책 개선을 촉구하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그 연장선상에서 2013년 6월 아시아-태평양 간 주간(APASL Liver Week)에서는 간염 예방과 치료를 위한 WHO 글로벌 간염 네트워크(WHO Global Hepatitis Network)가 출범했다.

WHO 글로벌 간염 네트워크는 늘어나는 간염질환 사망률을 지켜볼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물로 새로운 임상 근거에 따른 치료 및 예방, 각 국가별 간염 예방 및 치료 정책 개발, 모니터링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WHO 글로벌 간염 네트워크는 B·C형 간염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나아가 치료를 위한 정책 개발 및 예방에 참여하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대한간학회는 “창립 이후 지금까지 우리나라 간질환의 예방과 치료, 대국민 홍보와 교육이라는 학회의 목적과 사회적 사명의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고 밝혔다.

특히 간질환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국민에게 제공하기 위해 한국간재단과 공동으로 간질환 공개강좌, 간염바이러스 무료검진 캠페인, 외국인 근로자 무료 검진 행사, ‘간 질환 바로 알기’ 책자 간행 등의 사업을 꾸준히 진행해 오고 있다.

이번 일반인의 간질환 인지도 조사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대한간학회가 밝혔듯이 아직 국내에서는 간 질환에 대한 전반적인 인지도 개선 및 간 질환의 예방과 관리를 위한 보다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정책이 아쉬운 형편이다.

대한간학회는 “이번에 시행된 간질환 인지도 조사가 향후 학회의 대국민 사업 방향 설정 및 정부의 정책 수립에 중요한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금번 WHO 글로벌간염네트워크의 출범을 계기로 국내에서도 간염 예방 및 치료에 대한 적극적이고 다각화 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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