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근무 간호사와 경비안내교환의 폭언·폭행에 대한 노출이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밝혀졌다.
이중 간호사의 경우 폭언․폭행에 대한 노출이 심각한 수준이었는데, 폭언의 유경험과 관련해 “환자로부터” 56%, “보호자로부터” 49.3% 가량이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특히 간호사 31.9%가 의사로부터의 폭언 유경험으로 밝혀져 타 직종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폭행에 대한 유경험의 경우도 폭언과 비슷한 양상으로, 환자로부터의 폭행 유경험 비율 역시 간호사가 13.7%로 타 직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또한 환자로부터의 성희롱 유경험 비율 역시 간호사(12%)가 상대적으로 타 직종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유지현)이 2012년 3월 3일부터 4월 6일까지 조합원 4만 917명 중 절반에 해당하는 2만 121명(49.17%)이 참가한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알려진 것처럼 보건의료 종사자들의 업무에는 감동노동에 해당하는 업무가 상당수 포함되어 있는데 이번 조사 결과, 스스로의 업무 중 “본인의 감정을 속이고 일을 수행”하는 비율이 79.8%에 이르렀으며, “일을 하면서 본인의 기분과 상관없이 웃거나 즐거운 표정을 지어야 하는 일(표면행위)을 수행”하는 비율이 83.9%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때문에 이를 위해 “감정적으로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85%)”고 응답하거나, 때로는 “환자 및 보호자를 응대할 때 실제 기분이 될 수 있도록 노력(내면행위)한다”는 비율도 76%로 높은 수치를 보여줬다.
감정노동의 정도는 간호사(77.92점)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표면행위(간호사 81.7점, 경비안내교환 81.2점)와 내면행위(간호사 71.5점, 환자이송 71.2점) 역시 간호사가 병원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한 이런 심각한 감정노동 상황 속에서 보건의료 종사자들은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크게 호소하고 있다. 조사결과 전체의 55.5%(53.7점, 간호사 56.6점, 조리배식 67.3점)가 업무로 인한 육체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한편, 44%(간호사 50.2점)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한편, 조사 결과 간호사 응답자중 절대 다수(100점 기준 75.3점)가 “의료기관에서 일이나 태도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있다”고 답해 의료기관이 감정노동 문제를 인사평가에 반영하거나 내부 규범으로 통제(모니터링)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이와 같이 감정노동의 강도가 심한 만큼 업무로 인한 소진(탈진)도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조사결과 보건의료 종사자들은 “환자-보호자를 대상으로 하기에 매우 힘든 상황(간호사 63.0점)”이며, “환자나 보호자를 상대하는 일하다 보니 힘이 빠진다(간호사 63점)”고 응답했다.
응답자들은 또한 “환자 및 보호자 대상의 일 자체가 본인을 좌절(간호사 53점)시킨다”고 답했으며 이와 같은 문제는 직장 이직요인으로 작용해 조사 결과 간호사 절반이상이 현재의 일을 얼마나 오래할까라는 생각을 가져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의료노조는 보건의료노동자들의 건강권이 이처럼 일상적으로 위협받고 있는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의료기관에 만성화되어 있는 폭언·폭행·성희롱 근절방안 및 감정노동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