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입 후 3분만에 산후출혈 치료가 가능한 의료기기 제이다를 두고 의료진의 드라마틱 효과라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제자연분만 산모는 약 3.1시간, 제왕절개 산모는 약 4.6시간만에 치료가 끝나 장치를 제거할 수 있어 향후 산후출혈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오가논(대표 김소은)은 19일 소공동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Her Health 미디어세션을 개최하고 산후 자궁출혈 조절 및 치료를 위한 의료기기 ‘제이다 시스템(JADA system, 이하 제이다)’을 국내 도입 및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미디어세션에서는 대한모체태아의학회 교육위원장을 맡고 있는 고대구로병원 산부인과 조금준 교수가 산후출혈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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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준 교수에 따르면 한 해에 1억 4000만명의 아이가 태어나는데 이 중 10%인 1400만명의 산모는 산후출혈을 겪는다. 우리나라에서는 10만명당 10명의 산모가 모성사망으로 목숨을 잃는데, 여기서 산후출혈로 사망하는 비중은 결코 적지 않다.
특히 조 교수는 “산후출혈이 있었던 사람과 없었던 사람을 10년간 추적관찰해본 결과, 수혈을 할 정도로 중증 산후출혈이 있었던 산모는 10년 이내에 심혈관질환 발생이 증가했다”며 산후출혈의 심각성을 전하기도 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이후 산후출혈 발생이 급격히 증가했다며 산모나 의사를 떠나서 사회와도 밀접하게 관계를 맺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조 교수는 “국내에서도 2021년 기준 모성사망의 가장 많은 원인으로 진통 및 분만 합병증(분만 후 출혈, 자궁무력증 등)이 34.8%를 차지한다. 이와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산후 출혈은 적절한 치료가 바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후 출혈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자궁무력증으로 정상적인 자궁은 출산 후 수축을 통해 자연스럽게 출혈이 멎지만, 자궁무력증이 있는 경우 수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출혈이 지속되며 초기 치료로 출혈이 조절되지 않으면 자궁 내 장치를 삽입해 지혈을 시도하게 된다.
기존에는 출혈부위를 압박해 지혈하는 방식이었다면, 최근 오가논이 선보인 ‘제이다’는 음압 유도 출혈 조절 장치로, 저수준의 음압(최대 90mmHg)을 활용해 빠르고 효과적인 치료 효과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조 교수는 PEARLE와 RUBY 두 건의 주요 임상연구를 통해 제이다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소개했다.
PEARLE 연구는 임신 34주 이후 출산한 18세 이상 여성 중 정상적인 자궁과 태반을 가졌지만 자궁 무력증이 있는 107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다기관, 전향적, 단일군 연구다. 연구 결과, 94%의 환자에서 효과적으로 출혈이 조절됐으며, 치료에 성공한 환자의 출혈 조절 시간 중앙값은 3분으로 빠른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 교수는 특히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조사에 따르면 사용자(의료진)의 97%가 제이다를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삽입 3시간만에 치료가 끝나서 장치를 제거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환자 의식이 흐려지며 출혈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빨리 대처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급박한 상황인만큼 환자의 상태가 잘 조절되지 않으면 빨리 다음단계로 넘어가야 하는데, 이때 빨리 판단을 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은 중요하다”면서 ”효과가 3분만에 나타난다는 것은 드라마틱한 효과”라고 평가했다.
실제 임상현장에서 제이다의 효과를 확인한 RUBY 연구에서도 자연분만 환자의 92.5%, 제왕절개 환자의 83.7%에서 성공적으로 출혈이 조절됐다.
김소은 대표는 “산후 출혈은 산모뿐만 아니라 태어날 아이와 가정, 사회 전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문제다. 이번 제이다 출시를 통해 산후 출혈을 보다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저출산 극복을 위해 노력하는 한국에서 오가논이 제이다를 제공하게 돼 매우 뜻깊으며, 보다 안전한 출산 환경 조성을 위해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이다는 2024년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자궁의 보존적 관리가 필요한 경우 비정상적인 산후 출혈을 조절 및 치료하는 목적으로 허가받았다. 지난 해 6월에는 제이다를 사용한 자궁내 음압지혈술이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의 신의료기술 안전성·유효성 평가 결과에 따라 신의료기술로 등재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