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이 독특한 달로 꼽히는 것은 비단 1년 열두달 중 가장 날이 적어서만은 아니다. 통상적으로는 28일까지이나 4년에 한 번씩은 하루가 더 선물로 주어지는 희소성이 특별함을 더해주기 때문이다. 유럽희귀질환기구가 ‘세계 희귀질환의 날’을 2월 28일이 아닌 2월 마지막 날로 지정한 것도 이와 같은 희귀성에 따른 이유다.
전 세계적인 희귀질환은 6000~7000여가지로, 국내에만 1000종 이상의 희귀질환이 환우들을 괴롭히고 있지만 애석하게도 대중에게는 희귀질환이라고 하면 기껏해야 파브리병 정도만 인식될 뿐,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누구 하나 알아주는 사람은 없지만 희귀질환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희귀질환 환우들의 아픔을 덜어주기 위해 묵묵히 맡은 역할을 해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다케다제약의 유전질환사업부 직원들이다.
유전질환사업부는 리소좀 축적질환인 파브리병과 고셔병부터 유전성 혈관부종, 거대세포바이러스 등 희귀한 영역의 질환들을 담당하는 그야말로 ‘희귀질환 전문’ 사업부다. 사업부의 수장인 지창덕 총괄을 비롯해 김지영 마케팅매니저, 박상우 브랜드매니저, 김도현 브랜드매니저, 홍예솔 브랜드매니저 그리고 영업팀으로 구성됐다.
고셔병과 파브리병은 유전적 원인에 의해 효소가 부족해 리소좀이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대표적인 리소좀 축적 질환이다. 고셔병이 위장 비대, 잦은 출혈, 골절 또는 안구 장애 등의 증상을 보인다면 파브리병은 말단 통증, 고열 등 경미한 증상으로 시작해 나중에는 콩팥이나 심혈관계 장애를 나타낸다.
유전성 혈관부종은 체내 염증조절 물질에 이상이 있을 경우 얼굴, 팔다리, 위장관 상부 호흡기에 급성 부종이 발생하는 가족력이 높은 질환이다. 거대세포바이러스는 헤르페스 바이러스 군에 속하며 보통 성인의 40~100%가 감염됐다고 알려져있다. 일반적으로는 무증상이거나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경미하나 면역체계에 손상을 입거나 이식 환자의 경우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
이처럼 생소하기만 한 질병들을 다루고 있는 유전질환사업부에서 근무한다는 것에 대해, 이들은 ‘사명감’ 덕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메디포뉴스는 희귀질환의 날을 맞아 유전질환사업부를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유전질환사업부에 대해서 소개 부탁드립니다.
[지창덕 총괄] 유전질환 사업부는 미충족 영역 질환들의 환자들에 있어 진단에서부터 치료까지, 환자여정(Patient Journey)의 전 단계에 있어 더 나은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부서입니다.
리소좀 축적질환인 파브리병, 고셔병을 시작으로 유전성혈관부종, 거대세포바이러스에 이르기까지 희귀한 스페셜티 케어 영역에 있는 질환들을 대상으로 활동하고 있는 희귀질환 전문 사업부입니다.
구성원들 모두 다양한 백그라운드와 경험들을 바탕으로 일을 하고 있지만, 모두가 같은 지향점을 가지게 하는 가장 큰 요소는 업에 대한 사명감과 환자를 향한 소명의식입니다. 이런 부분들이 저희들 스스로를 좀 더 열심히 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Q2. 유전질환사업부가 출범한지 7년이 지났습니다. 그간의 여정을 회고해본다면 감회가 어떠신가요?
[지창덕 총괄] 7년이라는 기간이 길게도, 짧게도 느껴지는데 그간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1인 사업부로 시작해 신규 상업화 전략(New Commercialization Strategy)을 세우고, 빠르게 팀원을 확충하고, 희귀질환의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팀의 문화와 원칙들을 세워 나아갔습니다. 또한 고투마켓 전략(Go-to-Market Strategy)을 통해 질환별, 고객별 차별화된 가치제안(Value Proposition)을 해 나가면서 시장에서 자리를 잡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 나아가고 있습니다.
국내 판매대행사로부터 제품 판권을 회수하고 사업부를 새로 설립해 출범하며, 후발주자로 시작하는 과정 속에서 많은 어려움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과정에서 근시안적으로 브랜드별 차별화를 소구하는 것을 넘어, 궁극적으로 더 나은 치료환경을 만들어 게임체인저가 되자는 슬로건과 함께 달려왔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고안해 빠르고 명확한 진단이 가능해 지도록 도왔고, 환자 지원 프로그램 도입과 환우단체의 자립 지원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희귀질환 영역에서의 10여년의 경력 동안, 무엇보다 진단에서 치료, 관리에 이르기까지 환자 여정의 전반에 있어 새로운 접근법과 패러다임의 변화를 위해 노력해 오고 있으며, 또한 지금까지 대략 500여분이 넘는 여러 희귀질환 환우들께 여러 치료 옵션을 제공해 환우들의 삶의 변화를 만드는데 일조해 왔다는 부분에서 자부심과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Q. 유전질환사업부의 지난 2022년은 어떠셨나요? 목표하신 부분이 있다면 이루셨는지요.
[지창덕 총괄] 2022년 전반적으로 뜻한 목표 이상의 결과를 가져온 한 해였습니다.
첫째, 지금까지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파브리병 환우의 진단과 치료를 도와 새로운 희망을 드릴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겼다는 점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에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을 때 인공지능 기반의 진단 영역들에 대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면서 좀 더 많은 환자들의 진단을 도왔으며, 환우 분들이 조금 더 빨리 치료를 받으실 수 있도록 교육적인 부분도 지원했습니다.
사실 환우들이 진단을 받게 되면 당황스럽기도 하고 받아들이시기까지 시간이 필요합니다. 교육을 통해 진단 사실을 가족한테도 숨기지 않고 알리게 되는 등 인식과 태도의 변화에 일조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환우들께 새로운 희망을 많이 드렸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현재 국내에서는 유전성혈관부종 영역은 3년 전 최초 진단율이 6%였는데, 올해 20%까지 진단율을 끌어올렸습니다. 주로 질환을 다루는 알레르기 내과 선생님들이 코로나19로 많이 바쁘시고 대면이 안 돼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인지도도 개선되고 좀 더 진단해낼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영역인 거대세포바이러스 치료제 출시를 준비하며, 효율적인 조직으로의 변화를 위해 사업부를 개편하고 있습니다. 우수한 인력들의 성장과 외부 발굴을 통해 재편해 나아가고 있으며, 2023년 다시 한번 재도약해서 나아갈 수 있는 사업부 체제가 갖춰진 것도 또 하나의 목표 달성입니다.
Q. 희귀질환의 날을 맞이해서 회사에서 계획 중인 프로그램이 있나요?
[지창덕 총괄] 기존에는 특정 질환 인식의 날의 기념해 질환별 사내 행사를 진행해 왔다면, 올해는 세계희귀질환의 날을 기념해 회사 차원에서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와 함께 희귀질환 환우 및 가족의 건강형평성을 추구하는 행사를 진행합니다.
새로운 희귀질환들이 많이 알려지면 치료제 개발로도 이어지고 사회적으로는 보험 규정 등 치료환경의 개선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굉장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 유전질환사업부가 나아갈 방향은 어떻게 되나요? 유전질환 사업부의 궁극적인 목표도 궁금합니다.
[지창덕 총괄] 리소좀 축적질환에 대한 접근성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려고 합니다. 보험, 진단, 치료 등에 대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사각지대는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유전성혈관부종과 거대세포바이러스 영역의 시장 안착을 위해서도 많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장기적으로는 희귀질환 전문 사업부로서 다양한 영역에 있어서 좀 더 많은 노력들을 앞으로도 기울일 예정입니다.
Q. 가장 전해주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공유해 주세요.
[지창덕 총괄] 처음에는 환자 한 명 한 명의 소중함이 우리의 사업 계획에서 한 명이 늘어난 느낌이었다면, 시간이 갈수록 많은 경우들을 접하게 되면서 다른 의미들을 상당히 많이 느끼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숭고한 목적을 가지고 정말 적은 수의 환자 일지라도 소외되지 않도록 최선의 치료 옵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일 겁니다.
또한 접근성 개선 부분 약가, 보험 등의 부분에서는 업계뿐만 아니라 정부 또는 학계의 여러가지 노력들이 같이 이뤄져서 조금 더 제때 치료옵션들이 제공될 수 있도록 같이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희귀질환은 평균 15년에서 길게는 30여년에 이르는 진단 방랑을 겪습니다. 이러한 대장정의 긴 리드타임을 줄이기 위해 내, 외부적으로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와 다양한 분들의 도움이 절실한 것이 사실입니다.
지면을 빌어, 긴 시간 묵묵히 함께 해 온 구성원들과 유관부서 분들의 도움 그리고 일선에서 함께 우리 희귀질환 환우들의 새로운 삶을 위해 노력해 주시는 선생님들께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Q. 만성질환 대비 희귀유전질환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인가요?
[김지영 마케팅매니저 (이하 김지영 MM)] 희귀질환의 특징은 ‘건강 불평등’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다수의 희귀질환 환자들이 병의 원인을 찾기 위해서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진단 방랑을 경험합니다.
하지만 낮은 인지도로 인해 진단되는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설령 진단이 되더라도 어떠한 치료를 받아야 할지 모르거나,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져 치료를 제대로 못 받는 경우가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희귀질환의 경우 관련 정보를 알아보는 데에도 제한이 있어서 본인이 걸린 병에 대해서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희귀질환에 대한 낮은 사회적 인식으로 인해 대외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물론 가족 내에서도 이런 부분들을 알리기를 꺼려해 가족 내에 같은 질환을 가진 환자들도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들도 종종 합니다.
Q. 질환에 대해 인지도가 떨어지는 만큼 유전질환사업부에서도 인식개선 활동에 많은 노력을 쏟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실제 유전질환사업부에서 진행한 인식개선 활동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지영 MM] 2월 28일 세계 희귀질환의 날 뿐만 아니라, 5월 23일 희귀난치성질환자의 날에도 여러 부서와 함께 봉사활동 참여와 같은 활동들을 통해 전반적인 희귀질환 인식 개선에 함께 동참하고 있습니다.
우리 부서에서는 관련 질환에 대해서도 4월 파브리병 인식의 달, 5월 16일 세계 유전성혈관부종의 날, 그리고 10월 1일은 세계 고셔의 날로 지정돼 있으므로, 이런 날들을 맞이해서 체험 참여나 걷기 대회 등 사내 이벤트를 진행하거나 의료진들과 함께하는 캠페인, 국제 캠페인 동참 등을 통해 질환의 인지도 상승과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의료진이나 환자 그리고 그 가족들에 대해서도 진심 어린 응원 메시지를 함께 전달하고 있습니다.
희귀질환들의 경우, 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서, 관련된 회사의 노력과 투자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도 여러 활동들을 통해서 희귀질환자들의 진단과 치료에 이르는 여정을 조금 더 당길 수 있게 된다는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뿌듯한 사명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Q. 코로나19 등 여러 이유로 제약업계 마케팅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올해 유전질환사업부의 마케팅 목표나 지향점 등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지영 MM] 코로나19가 사회에 굉장히 영향을 많이 미쳤고 제약업계도 영향을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기존의 제약업계는 대면 활동이 주류였는데,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서 대면이 제한되다 보니 대다수의 회사들이 디지털로 플랫폼으로 전환했고, 엄청난 발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회사들이 디지털에 집중하면서, 고객들은 과도한 노출로 인해 디지털 피로도에 대해서 피로감을 호소를 하고 있으며, 효과도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작년이나 재작년의 경우 하이브리드 형태로 문제점을 보완하고 있습니다.
또한, 효과적인 전달을 위해 기존의 경험들을 바탕으로 고객의 니즈나 성향 등을 분석해 고객에 맞춰 채널과 메시지를 적절하게 전달할 수 있는 맞춤형 마케팅을 지향하고 있으며, 하나의 메시지로 온, 오프라인에서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고객들의 경험을 끌어올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Q. 유전질환 사업부에서 근무한다는 것은 매니저님께 어떤 의미인가요?
[김지영 MM] 저는 20년 이상 희귀질환에 관련해 일을 해왔습니다. 그간의 긴 시간을 되돌아보면 희귀질환자들, 의료진들의 질환에 대한 인식이나 치료 환경이 엄청 발전했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분야와는 다르게 그 속도가 느려 인내심이 필요한 분야이기에 끊임없이 노력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치료 사각지대에 놓인 희귀질환자들과 치료를 위해 노력하시는 의료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보람을 느끼며, 같은 마음을 가진 우리 팀들과 함께 사명감을 가지고 즐겁게 일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