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LT-2 저해제 계열의 당뇨약 ‘자디앙’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지난 11월 심박출률 감소 치료 심부전에 이어 이번 5월에는 심박출률 보존 심부전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대 승인받으며 자디앙은 최초이자 유일하게 심박출률에 무관한 만성 심부전 치료제로 자리매김했다.
심박출률 보존 심부전은 유병률이 높고 예후가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마땅한 치료제가 존재하지 않아 미충족 수요가 컸던 질환이었는데, 자디앙의 적응증 확대로 인해 새 치료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자디앙을 맡고 있는 한국베링거인겔하임과 한국릴리는 12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심부전 치료의 최신 지견 및 자디앙의 새로운 가치를 심도있게 전달했다.
강석민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이 날 좌장을 맡았다.
강 교수는 “자디앙은 이미 표준 치료를 받고 있는 심박출률 감소 신부전 및 좌심실 박출률이 40%를 초과하는 심박출률 보존 심부전 모두에서 유의미한 혜택을 보여줬다.”고 했다.
강 교수는 “현재 자디앙은 좌심실 박출률과 무관하게 만성 심부전 환자에서 심혈관계 사망감소 혹은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감소 효과를 임상으로 증명한 최초이자 유일한 치료제다.”라고 평가했다.
또한 “앞으로 국내 임상현장에서 심부전 치료의 새로운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서울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조현재 교수는 ‘거대한 미충족 의료 수요의 충족, 심박출률 보존 심부전 최초의 치료제 자디앙’을 주제로 강의를 맡았다.
조 교수에 의하면 자디앙의 심부전에 관한 혜택은 2015년 EMPA-REG OUTCOME 연구를 시작으로 주목받게 됐다. 이 연구에서는 심혈관 질환을 동반한 제2형 당뇨환자의 심혈관계 사망 감소,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감소, 신장질환 발생 위험 감소 등의 혜택을 최초로 확인했다.
이후 지난 해 11월에는 당뇨병과 관계없이 만성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한 EMPEROR-Reduced 임상 연구를 토대로 국내에서 심박출률 감소 심부전 적응증을 획득했다.
자디앙의 이번 적응증 확대는 EMPEROR-Preserved 3상 연구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EMPEROR-Preserved 연구는 심박출률이 40%를 초과하는 심박출률 보존심부전 환자가 포함됐다.
연구에서는 당뇨 동반과 관계없이 심박출률 보존 만성 심부전 환자에서 자디앙이 1차 평가 변수인 심혈관계 사망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의 상대적 위험을 21% 감소시켰다. 2차 평가 변수 분석에서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을 27% 감소시켰고, 사구체 여과율 감소도 지연시켰다.
‘만성 심부전 환자의 치료 접근, 자디앙은 박출률과 무관하게 적용할 수 있는가?’를 주제로 발표한 윤종찬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실제 임상 환경에서의 자디앙의 적용 가능성에 대해 다뤘다.
윤 교수는 “급성 심부전 또는 비보상성 만성 심부전으로 입원한 530명을 대상으로 한 EMPULSE 연구에서 자디앙은 위약 대비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심부전 사건 감소, 심부전 증상 개선 등 치료 효과를 확인하며 1차 평가 변수를 달성했으며 자디앙 투여군은 위약 대비 임상적 이점을 경험할 가능성이 36% 더 높았다.”고 했다.
또 “이러한 결과는 당뇨병 유무와 상관없이 급성 심부전 또는 비보상성 만성 심부전 환자나 심박출률이 감소 또는 보존된 경우에도 일관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의 개인 특성에 따라 다르지만, 심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 환자 대부분의 경우는 1차 치료제로 SGLT-2 억제제 처방이 가능하다”며 “자디앙을 비롯한 SGLT-2 억제제가 심부전 치료제로 유의한 임상결과를 발표하면서 주요 심부전 가이드라인에도 우선적으로 권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박출률 보존 심부전에서 자디앙이 획기적인 등장을 했지만, 필요한 곳에 쓰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심부전 환자를 찾아내는 일. 그러나 심부전 진단을 위해서는 앞으로도 갈 길이 멀다.
먼저 조 교수는 “심부전 진단을 위해서 피 검사 또는 심장 초음파 중 적어도 하나의 검사 결과가 필요하다. 문제는 여기에 소요되는 비용 부담의 주체다. 환자들이 계속 비급여로 검사를 해야 한다면 심부전 진단이 장애를 입는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피검사 등에 대해 급여가 적용된지 얼마 안 돼서 어떤 임상현장에서 보일지는 지켜봐야 한다. 급여를 통해 심부전 진단이 편리리하고 멀리 내다볼 수 있는 쪽으로 발전할지, 급여를 적용했으나 대규모 삭감으로 움츠러드는 등 부작용이 생길지에 대해 1~2년 정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심부전 진단에 대해서 강 교수는 “심부전 만성질환에 대한 진단, 관리 체계 시스템을 미리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부전 환자들은 뇌경색,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 만성 콩팥병, 루마티스질환 등을 동반질환으로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런 환자들을 잘 진단하고 관리하는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강 교수의 설명이다.
한편 유럽심장학회는 2021년 심부전 가이드라인에서 자디앙을 제시하고 심박출률 감소 심부전 환자의 초기 치료제로 SGLT-2억제제를 최고 등급인 1(LOE A)로 권고했다.
미국심장학회, 미국심장협회, 미국심부전협회에서 발표한 2022년 심부전 가이드라인은 심부전 전 단계에서부터 제2형 당뇨병이 있고 심혈관 질환을 동반하거나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 SGLT-2 억제제를 권고하고 있으며 제2형 당뇨병 유무와 관계없이 증상이 있는 만성 심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 환자에게 SGLT-2 억제제를 권고등급 1, 근거수준 A로 권고했다.
심박출률 보존 심부전 환자에서도 SGLT-2 억제제가 심혈관계 사망 및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언급하며 ARNi, ARB, MRA의 권고 수준인 2b보다 높은 2a 수준으로 권고했다.
이러한 해외 추세에 맞춰 국내 심부전 치료와 관련한 가이드라인도 새롭게 업데이트될 전망이다.
조 교수는 “우리나라만의 데이터들과 우리나라에서 많이 쌓이는 임상 경험들을 합쳐 주요 지침을 마련했다. 지난 3개월간 대한당뇨병학회 등 유관단체 10곳에서 의견을 수렴했고, 많은 사람들이 투표까지 했다. 권고 수준보다 레벨이 올라가 지금보다 적극적인 수준으로 변할 것이다.”라고 예고했다.
대한심부전학회의 새 가이드라인은 오는 22일 온라인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적응증 확대는 제2형 당뇨병 환자 대상 사구체 여과율(eGFR) 처방 기준이 기존 eGFR 60 ml/min/1.73m2에서 eGFR 45 ml/min/1.73m2로 완화됐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이로써 eGFR 45 ml/min/1.73m2인 환자도 자디앙 1일 1회 요법이 가능해졌다.
또 만성 심부전이 있는 신장애 환자도 사구체 여과율(eGFR)이 20 ml/min/1.73m2 이상이면 자디앙 사용이 가능하다. 이는 지난 11월 적응증이 승인된 심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 환자의 기준과 동일하다.
황인화 한국베링거인겔하임 마케팅 총괄 전무는 “심박출률 보존 심부전뿐만 아니라 심박출률 감소 심부전과 관련해, 정확한 과학적 근거를 갖고 허가를 받은 약은 자디앙 밖에 없다. 심부전 시장에서 선구자적 역할로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국릴리 당뇨사업부 총괄 김계원 전무는 “자디앙은 최초로 만성 심부전 스펙트럼 포괄하는 치료제로 등극하며 심부전 치료 영역을 선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한국릴리와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지금보다 많은 환자들이 자디앙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