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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그냥 주치의제도 시행하세요”

주치의제도 인지도 낮지만, 10명 중 9명 긍정적
강재헌 교수 “주치의제도 긍정적 효과 반영 위해 제도 개선”


환자 진료비 급증으로 국민과 국가 부담이 증대하고, 경증환자의 대형병원 쏠림 현상으로 일차의료기관 외래 이용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병원으로의 쏠림 현상 해소와 지역사회 일차의료기관 역할 확대를 위해 국가지원을 통한 주치의제도 추진과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성균관의대 강재헌 교수는 22일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개최된 대한가정의학회 창립 40주년 기념 추계연수강좌 및 동계학술대회의 특별세션 발표자로 나섰다. 

강 교수는 가정의학회와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가 공동으로 조사한 주치의제와 의료전달체계에 대한 국민 인식도 조사 결과를 소개하며 “그동안 꾸준히 일차의료 발전에 대한 고민을 해왔고, 2017년 일차의료 발전 특별법안이 발의됐으나 최종 통과되지 못하고 회기가 끝나면서 종료된 상태인데 다시 (법안 마련을) 시도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설문조사기관 마크로밀 엠브레인에 의뢰해 지난 7월 17일부터 21일까지 전국 만 20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주치의제도 도입을 위한 대국민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주치의제도를 알고 있는지에 대해 67%가 ‘용어는 들어봤지만, 내용은 모른다’고 답했고, ‘처음 듣는다’고 답한 것도 16%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강 교수는 “젊은 연령층은 주치의제에 대해 더 인지도가 낮아서 대국민 홍보나 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하지만 주치의제에 대한 인식은 낮지만 주치의제 도입에 대해선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긍정(76.1%)과 매우 긍정(11.3%)을 합쳐 87% 이상이 주치의제 도입을 좋게 봤다. 주치의제가 시행된다면 이용할 의향이 있는지도 조사해보니 ▲약간 이용하고 싶다(56.8%) ▲매우 이용하고 싶다(18.2%) ▲보통이다(18.0%)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주치의제 도입을 개인적 영향 차원에서 좋게 본 이유는 ▲신뢰감 있게 진료상담 관리를 받을 수 있다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나의 건강상태를 잘 파악할 수 있다 ▲검사 시간이 단축된다 ▲장기적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다 ▲불필요한 의료비 지출을 방지한다 등 다양했다. 

사회적 영향 차원에서는 ▲노인층에 대한 질병 케어나 관리가 쉽다 ▲상급의료기관과 대형병원 집중 현상이 완화된다 ▲의료 사각지대를 개선할 수 있다 ▲공평하게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지역사회와 주민의 소통이 강화된다 등을 들었다.

반대로 개인적 영향 차원에서 주치의제도 도입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의견은 ▲주치의 개인 관점에 따라 중증도가 달라진다 ▲차별 진료 가능성이 있다 ▲의료 비용이 증가한다 ▲의사와 인간관계 형성이 힘들다 등을 우려했고, 사회적 영향 차원에서는 ▲민영화 가능성이 높아진다 ▲유착이 생길 수 있다 ▲빈부격차에 따른 의료격차가 발생한다 등을 들었다.

강 교수는 “10명 중 9명꼴로 주치의제도에 긍정적이며 제도가 시행된다면 이행할 의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주치의제도 도입 기대효과는 ‘국민 건강 향상’ 효과가 긍정적 답변으로 가장 많았으며, ‘의료불평등 해소’가 부정적 답변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환자)가 부정적으로 인지하는 주치의제도에 대해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치의제도는 내 건강을 책임지고 관리해주는 전문의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도입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보아, 환자가 생각하는 주치의제도의 긍정적인 효과를 반영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금과 같은 코로나19 상황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 다른 분야보다 가정의학과 의사가 가장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성남시의료원 가정의학과 이승화 과장은 “급성기질환을 중점적으로 봤던 가정의학과 의사라면 금방 영역을 확장해서 만성질환을 볼 수 있다”며 “언론에 나와서 환자들에게 좋은 의료 콘텐츠를 전달하는 의사는 태반이 가정의학과 의사이고,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한 분야의 스패셜리스트보다 일반적으로 모든 분야를 꿰뚫어 알려주는 의사”라고 말했다.

연세의대 심재용 교수는 “가정의는 각 과목에서 다루는 문제 중 가벼운 사례를 피상적으로 다룬다는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면서 “가정의는 환자의 이야기를 기억해주는 유일한 의사이자 환자에게 건강문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의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냥 주치의제도 시행하세요”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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