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학술/학회

‘원격의료+주치의제’ 진료 패러다임 제시

대한가정의학회, 364명 중 원격의료 만족 80%
일본 원격의료 시행기관 코로나19 이후 1%→15% 급증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면진료가 어렵거나 꺼려지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새로운 진료 패러다임으로 원격의료와 주치의 제도를 결합한 방법이 제시됐다.

대한가정의학회는 지난 6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Covid-19 pandemic and telemedicine’ 주제로 하계학술대회를 개최,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국가별 원격의료와 일차진료의 역량 강화 방안을 모색한 자리에서 우리나라 외래환자들의 원격의료에 대한 선호도와 만족도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국내 4개 종합병원 가정의학과를 방문한 563명의 환자 중 원격의료를 시행 받은 364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응답자의 47%가 만성질환에 대한 약 처방을 받았고, 33%가 검사 결과 확인을 위해 전화진료를 봤으며, 18%는 새로 생긴 증상에 대한 상당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만족도는 어땠을까? 이들 중 약 80%가 ‘원격의료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는데, 65세 이상 노인에서 특히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질환별로 대면진료와 원격진료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만성질환 재진의 경우 환자들의 원격진료에 대한 선호도가 대면진료에 비해 유의하게 높았으며 정신질환과 의사의 신체진찰이 필요한 질환의 경우 대면진료를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학회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원격의료가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점, 고령화 시대를 맞아 노인과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비대면 진료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원격의료 정착을 촉구했다.

특히 원격의료와 주치의제를 결합한 진료 패러다임이 제시됐다.

학회 최환석 이사장은 “코로나19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원격의료의 찬반논의에 머물지 말고 신속하게 원격의료에 대한 기준정립 및 안전한 원격의료 제공방안 등이 마련돼야 한다”며 “또한 지속적이고 포괄적인 일차의료를 대면 및 비대면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주치의 제도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격의료와 함께 주치의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학회의 의견 제시는 그 전부터도 있어 왔다.

지난해 11월 22일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개최된 가정의학회 창립 40주년 기념 추계연수강좌 및 동계학술대회에서 당시 성균관의대 강재헌 교수는 학회와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가 공동으로 조사한 주치의제에 대한 국민 인식도 조사 결과를 소개하며 “10명 중 9명꼴로 주치의제에 긍정적이며 제도가 시행된다면 이행할 의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 조사는 설문조사기관 마크로밀 엠브레인에 의뢰해 2020년 7월 17일부터 21일까지 전국 만 20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에 따르면, 주치의제에 대한 인식은 낮지만 주치의제 도입에 대해선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긍정(76.1%)과 매우 긍정(11.3%)을 합쳐 87% 이상이 주치의제 도입을 좋게 봤다. 주치의제가 시행된다면 이용할 의향이 있는지도 조사해보니 ▲약간 이용하고 싶다(56.8%) ▲매우 이용하고 싶다(18.2%) ▲보통이다(18.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강 교수는 “주치의제도는 내 건강을 책임지고 관리해주는 전문의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도입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보아, 환자가 생각하는 주치의제도의 긍정적인 효과를 반영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제언한 바 있다.

◆전 세계적인 원격의료 시행 추세

이날 하계학술대회에서는 원격의료에 대한 전 세계적 추세도 공유됐다.

연자로 참석한 캐나다 토론토대학의 Karen Tu 교수는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일차의료 방문 변화에 대한 다국적 연구 결과에 대해 발표했다.

Tu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주치의 제도가 성립돼 있거나 일차의료 의사가 전문과 진료를 보기 위한 ‘문지기(gate keeper) 역할’을 하는 캐나다, 호주, 영국, 스웨덴, 노르웨이에서 코로나19 발생 이후 원격의료의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Tu 교수는 “이미 원격의료가 정립돼 있던 스웨덴과 영국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원격의료의 비중이 전체 진료의 약 35%, 20% 이상 각각 차지했다”며 “원격의료 제도가 없었던 캐나다, 호주의 경우 코로나19 발생 이후 원격의료의 비중이 전체 70%, 35% 이상 차지해 더욱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환자 상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주치의가 있을 경우 원격의료의 도입과 제공이 수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Tesshu Kusaba 일본일차의료학회 회장도 이날 발표에서 일본의 원격의료 현황을 공유했다.

Kusaba 회장에 따르면, 일본에서 원격의료 시행기관은 전체 의료기관의 1%에서 코로나19 발생 이후 15%로 급증했다. 

Kusaba 회장은 “일본은 주치의 제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격의료가 1997년 처음 허가됐으며, 2018년에는 화상진료(video consultation)에 대한 수가가 책정됐다”며 “원격의료에 대한 적절한 기준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격의료의 초진 대상으로는 가벼운 감기증상 및 코로나19 연관 증상 등이, 재진으로는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의 만성질환, 비만상담, 금연상담, 치매상담 등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