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의 중장기적 재정건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요양기관종별 간의 급여수준 조정과, 입원/외래/의약품간의 급여수준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또한, 그간의 의료비 지출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20년 국민의료비가 25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연세대학교 보건행정학과 정형선 교수는 19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정형근)이 주최한 조찬세미나에서 ‘건강보험 중장기재정전망과 정책과제’로 주제발표했다.
발표에서 정형선 교수는 건강보험재정의 장기적 측면을 고려했을 때 유형별(요양기관종별, 입원/외래/의약품별)적정 건강진료비 수준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형선 교수는 “그동안은 우리의 의료비 규모가 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에 있었으나 최근은 높은 증가율로 어느 정도의 규모를 이루게 됐다”면서 “앞으로 노인인구의 증가, 간병비용의 가시화에 따라 국민의 의료비 부담은 계속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건강보험 급여비가 증가하는 것은 수가인상에 의한 요인보다는 환자에 대한 진료량 증가가 더 큰 요인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진료를 받는 수급권자의 수는 매년 1% 미만의 증가세 보이고 있는 반면, 1인 진료량 증가량은 적게는 4%에서 많게는 12%까지 큰 변동을 보이고 있었다. 특히 1인 진료량 증가의 주 요인은 내원일수의 증가가 아니라 진료강도라는 것.
그러나 반대로 공급자들에 대한 수가 인상률은 3%, 3%, 3.5%, 2.3% 증가해 1인 진료량 증가세와 큰 차이를 보였다.
이에 따라 건강진료비(급여비)의 유형별 총액 계약 방식의 순차적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정형선 교수는 “유형별로 총액을 계약하고 행위별수가제, DRG 등에 따라 개별 공급자에게 배분하는 구조의 도입이 필요하다”며 지불방식 논의를 위한 기구를 구성해 합의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건강보험재정에서 약제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커지는 것을 감안해 약제비의 비용-효과적 사용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제비의 비용-효과적 사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처방권자의 비용의식에 제고가 중요하다. 정형선 교수는 “금년도의 약제비 절감액의 수가인상 반영 과정은 시금석”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비용의식적인 소비패턴, 장기적으로 환자의 부담을 감소시킬 수 있는 ‘참조가격제’를 활용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편, 그간 국민의료비 수준과 건강보험재정의 추세가 이어질 것을 가정했을때 국민의료비 수준이 2010년 82조원에서 2015년 144조원 규모로 급격하게 상승, 2020년 25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정형선 교수는 증가속도가 조정되고 보장성이 높아질 경우 2010년 국민의료비는 77조원, 2020년 130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건강보험급여비는 2010년 33조원, 2020년 67조원 규모일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