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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심평원, “의약품 신고가격 공개” 1심판결에 항소

경실련 항의방문… “심평원, 누구를 위한 존재인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송재성)은 의약품 구입가격 신고내역을 공개하라는 서울행정법원의 1심 판결에 대해 항소하기로 하고, 검찰에 항소의견서를 제출했다.
이에 대해 경실련은 심평원을 항의방문하고 “심평원은 누구를 위한 존재안가?”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심 판결의 취지는 “요양기관이 제출한 의약품 구입가격 신고내역은 영업상 비밀에 해당되나 법인 등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 할 우려가 있는 정보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해 정보를 제출받아 보관하고 있는 심평원이 해당정보 비공개 결정처분을 취소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1심 판결은 구체적 사유를 들지 않고 포괄적인 이유를 들어 공개하라고 되어 있어, 향후 심평원이 보유하고 있는 정보를 어떠한 경우 어느 범위까지 공개할지에 대해 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한 공개기준이 필요함으로 항소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이다.

심평원은 “행정조사기본법에 의하면 행정조사 절차 단계에서 공공기관이 취합한 정보는 비공개가 원칙임에도 법원이 이에 대한 실질적 판단이 없어 항소하기로 결정한 것”이라며 “법령에 제한이 없으면 정보를 공개함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이 건 정보도 항소심 판결이 나오면 그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25일, 심평원의 항소와 관련해 항의방문 했다. 경실련은 “심평원은 이미 항소 사실을 굳히고도 최대한 시간을 끌기 위해 지난주에 건강보험 가입자단체 대표들과 경실련이 요구한 공식적인 심평원장 면담요청도 거부함으로서 심평원장 의중이 어디에 있는지 너무도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한, “법원의 판결이후 정보 공개를 기다려온 가입자, 시민사회단체는 심평원이 의료기관의 의약품 신고가격 공개를 통한 국민들의 알권리를 외면하고 국민이 낸 건강보험료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의 본분을 망각하고 있다”면서 “제약사와 의료기관의 눈치 보기로 법원 판결에 불복 하려는 행위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시민단체 주장의 근거는 의약품 신고가격의 공개는 공산품가격이 시장에서 공개되는 것과 동일한 원리라는데 있다. 소비자들이 공산품의 실제 원가를 알 수는 없다고 해도 판매가격이 얼마인 것은 시장에 알려있어 같은 제품이라도 구입하는 가격을 알아야 소비행태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

경실련은 “의약품 역시 환자가 돈을 내고 구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환자가 실거래 가격을 알려달라는데 이를 거절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의료기관에 공급하는 약값이 심사평가원에 신고되는 것인데, 이는 당연히 알권리가 있는 것이다. 실거래가격을 알 수 있다면 의료소비자입장에는 의료기관을 선택할 수 있고 이러한 경쟁을 통해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법원이 의약품 구입신고가격의 공개 결정을 내린 것은 실거래가상환제도가 리베이트 등 불법적인 의약품 거래 관행을 일소하고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이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제도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꼭 필요하다는 판단에 근거한다.

즉, 법원은 의료기관이 심평원에 신고한 의약품 신고가격의 공개가 제약회사의 정당한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정보가 아니며 제약회사의 영업전략 보다 이의 공개에 따른 공익적 목적이 더욱 크다는 것을 분명히 확인시켜 준 것.

경실련은 “그럼에도 건강보험제도운영의 핵심기관인 심사평가원의 수장이 의료공급자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법원의 판결조차 불복하는 행위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심평원장이 의료공급자의 이익을 위해 심평원 본령을 상실한다면, 불과 몇 달전 임명 시점부터 논란을 거듭하다 부적격 사유로 퇴진하였던 전 심평원장의 사퇴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아울러, 경실련은 “이미 법원의 판결로 심평원의 정보공개에 대한 면책의 근거가 마련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불복하면서까지 심평원이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기관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심평원 스스로 국민인 가입자들의 요구를 거스르고 공급자의 편에서 이들의 이익을 대변하기를 자임하고자 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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