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1일 ‘동양의학의 세계화’를 주제로 대만 타이페이시 국립대만병원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막됐던 제14회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ICOM)가 우수한 학술논문이 발표된 가운데 지난 4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한국대표단은 대한한의사협회 유기덕 회장, 김정곤 서울시한의사회장, 김장현 대한한의학회장, 김호순 대한한방해외의료봉사단장, 김성수 경희의료원 한방병원장, 한의협 허영진 의무이사, 윤제필 국제이사, 이응세 국제동양의학회(ISOM) 사무총장과 이종안 부사무총장, 한동운 한방공공평가단장 등 86명이 참석했다.
ICOM 행사는 지난 1일 저녁 환영연을 시작으로 2일 오전 개막식과 기조연설에 이어 4일까지 학술발표로 진행됐다. 특히 개막식에는 천수이볜 대만 총통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천수이볜 총통은 환영사를 통해 “21세기 동양의학의 미래는 국제합작 교류추진, 인재 교육훈련, 동서 결합 의료체계 수립, 진귀한 약용식물의 배육 등 지속적인 연구개발 창출을 통해 밝아질 것”이라며 “ICOM 회원국들이 함께 노력해 동양의학의 규모를 확대시키자”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한의협 유기덕 회장은 “이번 ICOM 대회를 통해 참가국들의 동양의학 전문가 및 정책 입안자들이 중요한 연구 성과를 공유함으로써, 예방의학으로서의 기능이 특별한 동양의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해 나가자”고 밝혔다.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미국 보완대체의학의 권위자로 알려진 데이비드 아이젠버그 하버드 의대 교수는 “한약을 표준화하지 못한다면 미국과 영국 등 서양 사람들을 설득시킬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한의학의 과학적 검증을 위해 임상경험이 많은 각국 한의사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수 경희의료원 한방병원장은 ‘동양의학의 세계화’와 관련, 올바른 개념을 정립했다. “미국•유럽의 서양의료기술을 따르기보다는 암, AIDS, 백혈병 악성종양, 여러 난치병 등을 치료하기 위해 한의학이론에 기반을 둔 한약과 한의학적인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일이 동양의학의 세계화”라고 말했다.
이번 14회 국제동양의학 학술대회에서는 전체 318편 논문 가운데 대만 187편, 한국 62편, 일본 9편 등 논문(포스터 발표 포함)들이 공개됐다. 김장현 대한한의학회장, 김호순 대한한방해외의료봉사단장, 이혜정 경희대 침구경락연구센터장이 초청연사로 나섰다.
한의학회 김장현 회장은 ‘한의학계의 국제 전통의학 경쟁력 강화의 노력’에 대한 발표에서 “한의학계는 1년에 수차례 학회저녈 발표, 영문번역논문 발간, 국제적인 학술회의 참가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한국 한의학이 동양의학을 이끌어 가기 위한 노력을 다각적으로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기조연설에서 대한한방의료봉사단 김호순 단장은 “KOMSTA는 지구촌 오지에 단기 의료봉사단을 파견해 침과 한약으로 환자의 질병을 호전시킬 수 있는 치료효과를 통해 지금까지 16만여 명의 환자들에게 봉사의 손길로 다가갔다”고 밝히고 “이러한 노력이 한의학을 홍보하고 전파하여 세계속의 한의학으로 자리매김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또한 한일 동양의학의 주최로 열린 ‘한방생약의 품질관리 심포지엄’, 서울시한의사회와 대만 대북시중의사공회간 교류협력각서 조인식 등 부대행사 또한 펼쳐져 관심을 끌었다.
이번 학술대회 기간 중 개최된 국제동양의학회(ISOM) 제20차 정기이사회에서는 2010년 일본을 차기 제15회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의 개최지로 결정했다.
한편 학술대회에서 한국대표단으로 참가한 한의협 허영진 의무이사는 ‘뇌성마비아동의 한의학적 보행치료’ 논문발표에서, “한방치료를 통하여 뇌성마비아동의 보행을 가능하게 했다”고 발표해 높은 관심을 끌었다.
허 이사는 “뇌성마비아동이 보행을 가능하게 한 기준은 첫째 36개월 미만의 영유아이며, 둘째는 경기약을 현재 복용하지 않고 있어야 하며, 셋째 스스로 앉기 즉 혼자앉기가 가능한 영유아 뇌성마비는 현재의 한의학 치료법으로 보행치료가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허 이사는 한의학적인 치료를 통해 “점진적으로 더욱 중증 뇌성마비 영유아의 치료가 가능하다는 전제가 마련되었으며, 한의학적 치료는 뇌성마비 영유아의 보행치료뿐만 아니라 언어치료에도 상당한 유의성을 보였다”고 밝혔다.
경희대 한의대 장준복 교수는 ‘칠제향부환 제제의 원발성 월경통에 대한 임상적 효과’를 발표 “월경통환자에게 칠제향부환제제를 복약시킨 결과 복약전과 비교해 증상이 호전되었으며, 임상검사와 부작용 평가에서도 안전성이 입증되었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동의대 한의대 신순식 교수는 ‘경신강지환이 형질전환 비만모델에서의 체중증가량 감소’를 통해 “체중증가, 지방, 고지혈증 등을 예방하는 효과를 입증했다”고 발표했다. 신 교수의 논문에 의하면, 경신강지환을 11주 투여한 결과 비만대조군에 비해 체중증가량이 줄었고, 혈중 지질 농도 개선 및 간의 지방 축적도 억제됐다.
경희대 한의대 이혜정 교수는 ‘한국에서의 침구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발표, 침술의 신경생리학적 메커니즘을 밝힘과 동시에 기능성 자기공명영상기(fMRI, functional MRI)와 양전자단층촬영(PET, Positron Emission Tomography)를 이용한 침구점의 신경 활성화와 특정한 유전자에 대한 침술의 독창적인 요인을 밝혔다.
아울러 경희대 한의대 김남선 교수가 ‘침 ․ 탕약과 Laser, Bicom의 복합치료가 콧물, 코막힘 등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 치료효과’를 발표했다. 탕약만 사용한 치료는 코 증상 호전 84.3%, 유효 코막힘 78.2%가 유효했으나 복합치료는 콧물증상에 90.3%, 코막힘 치료에 85.7% 유효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한약과 침, 레이저와 바이콤의 동서의학 복합치료가 알레르기성 비염에 높은 효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소리청한의원의 황재옥 원장은 ‘돌발성 난청환자의 100예에서 살려본 한의학적 병인에 대한 연구’를 주제로 돌발성 난청에 관한 한의학적 원인을 분석, 발표했다. 현대의학에는 돌발성 난청의 원인 및 진단, 치료법이 정립되지 않아 치료율이 낮은 질환이며 따라서 “한의학적 원인분석과 치료법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주)대요메디 강희정 씨는 ‘차원분석기를 이용한 펄스 진단 관찰연구’를 주제로 한 논문 발표에서 동양의학의 독특한 진단법인 펄스 진단을 세분화하면서 “맥의 파형 변화는 나이와 상관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3차원 용량 역시 나이에 따라 변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