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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자보 제도 개편안, 보험사 이익 위해 건보재정 악화 초래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자동차보험 제도 개편안은 의료계의 의견을 철저히 배제한 채 손해보험사의 이익을 우선하는 ‘밀실야합’의 결과물임을 밝히며, 대한한의사협회는 국민의 건강권을 침해하고 건강보험 재정에 막대한 부담을 전가하는 이 같은 비상식적인 조치를 강력히 규탄한다.

1. 의료계 배제한 일방적 정책 결정, 절차적 정당성 결여

이번 개편안은 의료계와의 충분한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된 것으로, 환자의 치료권과 의료인의 진료 자율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자동차 사고 환자의 치료와 보험금 지급의 핵심 당사자인 의료인과 환자들의 의견은 철저히 배제한 채 보험사의 이익만을 반영한 정책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2. ‘향후 치료비’ 제한으로 건강보험 재정 악화 초래

경상 환자(상해 등급 12~14급)에 대한 향후 치료비 지급을 제한하게 된다면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없게 된 환자들은 결국 건강보험으로 치료를 받게 될 수밖에 없다. 이는 손해보험사의 부담을 줄여주는 대신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건강보험 재정에 부담을 전가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정부가 국민건강보험 재정 악화를 우려하면서도 정작 민간 보험사의 이익을 위해 건강보험을 악용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적인 행태이다.

3. 경상 환자의 8주 초과 치료 시 진료기록 제출 강요, 법적 근거 부족

이번 개편안은 경미한 환자가 8주 이상 치료를 받을 경우, 진료기록부를 보험사에 제출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이는 환자의 개인정보를 보험사에 넘기는 것으로 개인정보 보호법과 의료법에 대한 심각한 위반 소지가 있다. 환자의 치료 필요성을 의료기관이 아닌 보험사가 판단하게 하는 것은 명백한 월권행위이며, 법적 근거도 불분명하다. 정부는 이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근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4. 불합리한 경상환자 분류체계, 개선 필요

현재 경상환자와 중상환자를 구분하는 기준은 의학적 타당성보다는 보험사의 지급 기준에 맞춰져 있다. 자동차 사고로 인해 근육 손상, 신경 손상, 만성 통증 등이 발생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 염좌 등의 경미한 부상으로 분류해 치료 기간을 인위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환자의 치료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이다. 경상환자 분류체계 자체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5. 중재위원회 구성 시 의료계 및 환자 대표 의견 반드시 반영해야

정부는 이번 개편안을 추진하면서 자동차보험 분쟁 조정을 위한 중재위원회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보험사 측의 의견만 반영되고 정작 환자와 의료인의 목소리가 배제된다면, 공정한 조정 기능을 기대할 수 없음은 명약관화하다. 중재위원회 구성 시 반드시 의료계 및 환자단체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이에 대한한의사협회는 아래와 같은 5가지 사항을 요구하며, 요구사항이 관철될 수 있도록 회무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임을 밝힌다.

하나. 정부는 의료계와 환자단체를 포함한 공론화 절차를 즉각 진행하라!
하나. 경상환자의 치료 제한을 철회하고, 향후 치료비를 정당하게 지급하라!
하나. 진료기록부 제출 강요 조항을 즉각 삭제하고, 환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라!
하나. 경상환자 분류체계를 전면 재검토하고, 의학적 근거에 기반한 기준을 마련하라!
하나. 중재위원회 구성 시 의료계 및 환자단체의 참여를 보장하라!

국민의 건강권 보호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대한한의사협회는 정부의 일방적이고 불합리한 자동차보험 개편안이 개선될 때까지 끝까지 싸워나갈 것임을 천명하며, 국민 건강을 담보로 보험사의 이익을 보장하는 것이 아닌, 국민을 위한 합리적인 자동차보험 개편안을 마련해 줄 것을 정부 당국에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

*외부 전문가 혹은 단체가 기고한 글입니다.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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