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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연세의료원 총파업 ‘CMC사태’ 재현되나?

노사, 입장변화 없이 공전만 거듭…‘끝까지 가보자’ 태세


연세의료원 총 파업이 일주일째를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장기화를 넘어서 제2의 CMC사태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직할병원인 강남성모, 성모, 의정부성모병원은 지난 2002년 노사간 이견 대립으로 200일 넘게 장기 파업을 해 노사 양측에 씻을 수 없는 후유증을 남긴 바 있다.

이번 연세의료원 사태와 관련해 노사 양측은 각각 ‘일반직 권리 사수’와 ‘노조 길들이기’를 놓고 팽팽한 이견 대립을 보이고 있어 좀처럼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

무엇보다 이번 사태가 오기 전부터 파업이 진행되고 있는 지금까지 의료원측의 유례없는 강경모드는 이번 기회에 노조를 와해시키겠다는 의도가 아니냐는 추측을 낳게 하고 있다.

연세의료원 노사 양측은 파업 이후에도 하루 한두 차례씩 실무교섭을 벌이고 있으나 임금 인상률 1.5%에서 2%로 상향조정한 것 외에는 거의 진전이 없는 상태다.

특히 ‘간호등급 1등급’, ‘다인병실 확대’, ‘비정규직 정규직화’ 이 세가지 쟁점을 놓고 노사 양측이 그야말로 사투를 벌이고 있어 파업 사태가 쉽사리 해결되기는 힘들 전망이다.

노조의 경우 조합원의 70~80%가 간호사들로 간호등급 상향조정을 통한 간호사들의 근무조건 개선이라는 현장의 요구가 워낙 강해 노조측에서는 해당 조항은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는 협상카드가 됐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일단 이 세 가지 조항에 대한 논의만 이뤄지면 노조측에서도 몇 가지 양보의 카드를 낼 수도 있다는 입장이지만, 의료원측은 세가지 조항은 ‘절대 불가’라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중노위 사후조정과 관련해서도 의료원측은 세 가지 조항을 논외로 할 경우에만 사후조정에 응하겠다는 입장이고, 노조측은 이를 뺀 사후조정은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유례없는 의료원측의 강경한 태도는 일부 의사들의 자존심으로 인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노조측이 ‘일반직 권리 사수’라는 슬로건으로 이번 춘투를 시작하면서 일반직 처우와 의사처우간 비교를 하던 중 ‘자신의 연봉 값도 못하는 의사들’이라고 언급, 의사들의 자존심을 건드렸다는 것이다.

때문에 자존심을 구긴 의사들이 ‘노조를 가만히 안 두겠다’고 벼르고 있어 이번 교섭에 직간접적으로 압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실무교섭에서 내용이 진전될라치면 교수 평의회에서 반대를 하거나 아니면 병원장이 반대를 하는 바람에 번번히 공전이 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일부 의사들의 자존심 앞에 병원의 안위고 뭣이고 안중에도 없다”며 이번 사태가 합리적인 교섭에서 이미 이탈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지적했다.

이같이 사측의 실질적인 교섭 보이콧이 계속되는 한 장기전은 물론이고 제2의 CMC사태로까지 치닫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잖이 들려오고 있다.

특히 노사양측은 제2의 CMC사태까지도 이미 각오하겠다는 분위기다.

사측이 ‘무노동무임금’을 선언한 것에도 노조는 기꺼이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미 현장에서는 끝까지 가보자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이번 파업은 집행부의 손을 떠났다는 것이다.

사측 역시 이번 상황에서 쉽사리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 외부 관계자는 “의료원측에서는 노조에 항복하느니 ‘직장폐쇄’도 감행한다는 초강경의지가 없지 않은 것 같다”고 사태의 심각성을 전했다.

이번 파업 사태와 관련해 노동부측은 양측 이견이 너무 팽팽해 더 이상의 중재노력을 접고 일단 지켜본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항간에 제기됐던 직권중재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노동부 관계자는 “노조나 의료원측이 직권중재의 여지를 전혀 주지 않고 있다”며 “노조는 필수업무부서 운영을 제대로 잘 하고 있고, 의료원 역시 교섭에는 임하고 있으므로 교섭해태라고는 볼 수 없어 직권중재를 내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같이 정부의 중재도 거둬진 연세의료원사태가 향후 어떻게 전개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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