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고혈압 감소를 위해 최전선에서 힘쓰고 있는 학회, 대학병원, 1차의료기관, 보건소, 교육센터, 정부 등 다양한 직역으로부터 환자들에게 보다 실질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고혈압 관리 방법이 쏟아져나왔다.
대한고혈압학회의 제60회 춘계학술대회가 17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학술대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보건인력, 정책입안자, 다학제, 언론이 함께 모여 ‘고혈압 관리 방안’에 대해 탐색해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 날 프로그램은 대한고혈압학회 조은주 정책이사(여의도성모병원 순환기내과)의 ‘효과적인 고혈압 적정 관리 방안 제언’을 주제로 한 발제 이후 패널발표 및 패널토의 순으로 진행됐다.
조은주 정책이사는 “혈압은 뇌졸중 사망률이 증가할뿐만 아니라 한국인 남성 대상 심뇌혈관질환 발생 기여도가 1위로 치료가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3명 중 1명이 고혈압 환자로 인지율은 74%, 치료율이 70%에 달하지만 조절률은 50%를 겨우 넘는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위험률이 20년동안 증가함에 따라 치료비용도 상당히 증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활습관 개선이나 나트륨 섭취 등은 개선되지 않고 있어 심뇌혈관질환 발생에 기여하는 생활습관 요인은 전반적으로 정체돼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혈압환자의 생활습관 개선을 위해서는 충분한 교육시간을 갖고 보조인력의 도움을 받아 교육해야 한다. 임산부나 특정 약제에 부작용이 있거나 잘 듣지 않는 환자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 약제가 고가이거나 의료보험 적용이 제한돼 사용되지 못하기도 한다.”면서 “정부의 정책적 지지와 대중매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조 이사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진행됐던 시범사업 4가지도 소개했다. △상급종합병원 경증 질환자 의료 이용 규제 △보건의료 인력 양성 △권역 심뇌혈관질환센터 예방관리 사업 시 보조 전문 인력들의 역량 강화 프로그램 개발 △상급종합병원 심층 진찰료 차별화 등의 내용이 소개됐다.
시범사업 결과 ‘상급종합병원 경증 질환자 의료 이용 규제’를 위해 상급종합병원의 진료비 본인 부담률을 높이고, 본인 약제 부담금에 차등을 둬 되도록 상급종합병원에 오지 않도록 유도했으나 상반된 연구결과가 나오거나 가시적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의료인력 양성에 대한 연구는 진행됐지만 결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전문인력 역량 강화’에 대해서는 교육자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했으나 비정규직 종사, 재정부족, 거버넌스 부재, 전문 인력으로서의 존중감 감소 등으로 인해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조 이사는 “예방관리 사업을 하는 인력들에 대해 전문인력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을 고취시키고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또 ‘상급종합병원 심층 진찰료 시범사업’에서 진찰시간에 따른 진찰료 보상제도를 운영했을 때에는 환자도 32%가 추가금액을 내고 더 진료를 받는 것에 대해 동의를 했고, 의료진도 시범사업에 대해 60%가 만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끝으로 조 이사는 고혈압 적정관리를 위한 제언도 전했다. 조 이사는 “치료율과 조절률을 높여야 환자의 사망률이 감소하고 의료 비용이 감소하게 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의사들이 이서니아를 극복해야 하며, 대중매채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지식의 패키지화와 전문가패널을 이용한 대국민 정보전달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국가를 향해서는 첫 번째로 “처방빈도가 낮거나 고비용인 전문약제도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해달라.”고 밝혔다.
두 번째로는 “상급병원의 심층 진찰료를 유지하고 의원급, 중소병원에 대한 교육상담 수가를 개발, 확대해 줬으면 좋겠다. 특수인구집단은 환자를 이해시키기 위해 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데, 이해가 빠른 다른 사람들과 똑 같은 수가를 측정한다는 것은 무리다. 환자들에 맞는 가산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끝으로 “진찰 시간에 따라 진찰료를 보상받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 만성질환 관리 보조 인력에 대해 전문인력으로 존중 및 정규직화 해주면서 적절한 보상을 해주는 것들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어진 패널 발표에서 김은지 경기도 고혈압‧당뇨병 광역교육센터 김은지 팀장은 “환자의 조절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환자들의 건강행동, 건강생활에 대한 인지가 필요하고 이를 전문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의 양성, 이를 위한 지속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 만성질환예방과 방은옥 과장은 ”올해 보건소 등에서 고혈압 교육 상담 대상을 20대로 확대해서 자가관리 역량하자는 지침을 내린 바 있다. 지역과 지역사회 사업장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등 올해는 청장년층 세대의 사전적 예방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건강에 문제가 생긴 후 치료하는 게 아닌 예방 관점에서 관리를 강조하는 전략을 다시 수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광명시보건소 이현숙 소장은 “의료기관의 네트워킹과 환자관리, 역량 강화에 대한 지원 사업이 필요하다. 또한 역할 규정 및 이를 위한 충분한 예산 등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한가정의학회 강재헌 이사장은 “보건소나 보건기관만으로는 힘들다. 지속적으로 포괄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1차의료 중심의 고혈압 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청소년 및 청년 비만율이 50%에 육박하고 있어서 향후 고혈압 방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패널토의에서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노인병내과 김광일 교수가 “환자의 위험도나 어디서 어떻게 치료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지, 환자의 요구 등에 대해서 세분화하고, 그에 따른 의료기관의 역할을 명확하게 규명하고 진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서울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이해영 교수는 “(고혈압 치료는) 일선의 의원 선생님들이 주인이다.”라며 “건강한 협상을 하는 사람들과 일을 하는 사람들로 나눠져야 하는데 이 것이 되지 않고 있다.”정책 입안자들께서 그동안 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안 된 이유가 있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한내과의사회 이경태 회장은 “국민건강보험이 20세로 낮춰지면서 고혈압 환자가 많이 발견되고 있다. 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검사에서도 환자들이 많이 나오고 있으며, 대부분이 비만이지만 가족력도 은근히 많다”고 전했다.
좌장은 맡은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정은경 교수(전 질병관리청장)은 “2차 심혈관질환 종합대책의 하위 개념으로 고혈압 종합대책을 만들어 로드맵과 전략을 제안하고, 정부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보다 포괄적인 대책을 만들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지속가능하게 모니터하고 정책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학회에서 정책적인 부분을 연구하고 근거를 만드는 등에 대한 지속적인 추진 체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공동 좌장인 대한고혈압학회 신진호 이사장(한양대학교병원 심장내과)은 “서비스가 있는 곳에만 비용이 지급된다. 중요한 것은 서비스가 효과가 있느냐다. 서비스 자체를 양적, 질적으로 정량화 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서비스 시각화가 필요하다. 서로 경계하기보다는 서로의 서비스를 합치거나 나누는 것에 대한 논의가 담담하게 계속돼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