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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퇴행성 망막질환 치료를 위한 세포·유전자치료제의 이해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후원, 국내 망막질환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 현황 공유돼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희귀·난치성질환의 국내 치료제 개발을 위한 학술 포럼’ 개최

퇴행성 망막질환을 대상으로 하는 국내 희귀·난치성질환 치료제의 개발 현황을 다룬 학술 포럼이 개최됐다. 퇴행성 망막질환은 신규 개발되는 세포·유전자 치료제의 약 60%가 목표하는 주요 질환이기도 하다.

이날 포럼에서는 치료제 개발 활성화를 위한 한국임상시험참여포털을 이용한 환자 중심 임상시험 지원 확대 과정과 환자의 질병 진단 접근성 개선을 위한 검사 수탁기관 자격 확대에 대한 제언도 제시됐다.


강선우 의원이 주최하고, 사단법인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회장 김재학)가 주관한 ‘희귀·난치성질환의 국내 치료제 개발을 위한 학술 포럼’이 12월 15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포럼 현장에는 기념품으로 제공된 ‘얼룩말 수건’이 눈에 띄었다. 주최측은 “얼룩말은 그 발굽 소리가 일반 말이 아니라 얼룩말일 가능성을 생각하기 위한, 희귀질환 진단과 치료의 상징적인 동물”이라고 소개했다.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김재학 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확인된 희귀질환의 종류는 8,000종 이상이나, 치료제가 존재하는 질환은 전체 질환의 5%에 불과하다. 국내 치료제 개발에 대한 전폭적인 국가 차원의 지원과 함께 오늘처럼 치료제 개발에 대한 현재 상황을 공유하는 자리가 늘어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포럼은 순천향대학교 박태관 안과학교실 교수가 좌장을 맡아, 총 다섯 개의 발제가 이뤄지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앞의 두 발제는 임상시험과 진단검사에 대해, 뒤의 세 발제는 치료제 개발 내용에 대한 발제가 이뤄졌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이하 재단) 하정은 공익적임상시험지원센터장은 ‘환자 중심 국내 임상시험 현황 및 절차’ 발제에서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는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환자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그동안 용어 이해나 신뢰성 측면에서 임상시험 정보 획득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에 재단은 올해 2월 ‘한국임상시험참여포털’을 개설, 식약처 임상시험 승인 정보와 연동해 기관별 참여자 모집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특히 임상시험 참여자의 이해를 돕는 ‘쉬운 말 제공 서비스’, ‘질환별 특화 정보 서비스’ 등을 12월 말부터 추가해 제공할 예정이다.

하정은 센터장은 “향후 참여자가 쉽게 집에서도 참여할 수 있는 환자 중심 임상시험, 분산형 임상시험(RCT)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재단은 지속적으로 임상시험 인식 개선 활동과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진단 측면에서 ㈜쓰리빌리언 금창원 대표는 희귀질환 환자의 ‘진단 방랑’을 줄이기 위해 검사 수탁 기관의 확대를 제언하기도 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보험 적용 수탁검사가 의료기관에 한정돼 이뤄져 검사 가격이 높게 형성되고,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금창원 대표는 “한국에서 보험을 적용받아 국민이 비용의 절반을 지불하는 암 패널 검사 가격이 미국 검사 전문기관에서의 가격 정가와 같다. 이러한 재정 비효율을 해결하기 위해 수탁기관의 자격을 확대하고, 검사의 접근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좌장 순천향대학교 안과학교실 박태근 교수는 “국내에서는 아직 검사가 이뤄져도 이를 해석할 수 있는 희귀질환 담당 의료진이 국가 지정 12개 희귀질환 거점병원 중에서도 50% 수준이다. 진단이 이뤄져도 해석이 안되는 게 문제다. 많은 것을 객관적으로 보고 접근해야겠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어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김진우 교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정경숙 박사, 건양의대 류정묵 교수 순으로 망막질환 치료제 개발 현황을 발표했다. 유전성 망막질환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치료방법에 대한 설명도 이뤄졌다.

카이스트 김진우 교수는 “선천성 망막퇴행성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유전자 치료제 ‘럭스터나’가 2017년 미 FDA 승인을 받고, 국내에서도 4명 정도가 극적인 회복 효과를 봤다. 선천성 유전질환의 경우 세포는 그대로 있으나 유전자 기능이 부족한 상태이므로 궁극적인 치료의 지향점은 유전자 가위를 통한 원인 유전자의 변이”라고 설명헀다. 

김진우 교수는 “현재 망막퇴행성질환 치료는 망막 세포 이식 중심에서 망막 조직 자체의 재생 능력 회복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저희 팀은 어류나 양서류의 망막 재생에 관여하는 뮬러글리아세포를 바탕으로 재생 억제 인자를 제거한 연구를 진행해, 동물 모델에서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국생명과학연구원 정경숙 박사는 ‘유전자치료 기반 망막질환 치료제 개발 최신 동향’ 발제에서 “망막 질환 치료제의 경우 수정체에서 망막까지 수용체가 잘 전달되고 발현하기 위한 저용량 고효율의 발현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 신약 패스트트랙제도가 굉장히 보수적으로 작동하고 있어 국산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유전자 치료제에 있어 규제가 강력한 편으로 신속 개발에 어려움이 있지만, 유전자 치료제 ‘럭스타나’에 대해 세계에서 2~3번째로 보험 등재를 해 본인부담상한선 제도와 함께 환자로 고가의 신약 사용을 가능케 한 측면도 있다. 

좌장 박태근 교수는 “럭스터나의 경우에도 처음 만들어진 것은 2001년도, 첫 임상은 2007년, 등재는 2017년이었다. 유전자 치료 신약 개발에 시간이 걸리는 것은 변이와 부작용 등을 확인하는 유의미한 시간이며, 데이터가 쌓일수록 이는 자연스럽게 단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건양대학교 의과대학 류정묵 교수는 세포치료제에 대해 “유전자 치료제가 원리적인 방법에서 가장 적절한 치료이지만, 희귀 유전성 망막질환의 원인 유전자가 270여 개에 달하고, 개별 유전자마다 치료제를 만들 수 없다는 점에서 새로운 범용성 치료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정묵 교수는 “유전자 치료제보다 수는 적지만 줄기세포를 활용한 세포치료제가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으며, 저희는 윤리적인 문제가 있는 태아망막이 아닌 망막 오가노이드 기반 망막전구세포를 활용한 세포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2025년까지 임상시험을 허가받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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