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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노인성 망막퇴행’ 원인 규명… 치료제 개발 ‘청신호’

KAIST 김진우 교수팀, 미국·캐나다 연구팀과 공동연구


노인성 망막퇴행질환 발생 원인이 규명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KAIST 생명과학과 김진우 교수팀이 미국 및 캐나다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로 PTEN 단백질의 불활성화가 노인성 망막퇴행질환의 핵심 기전이라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김교수팀은 그 동안 종양억제 유전자로 널리 알려져 있던 PTEN 단백질이 안구 내 망막색소상피세포 사이의 결합을 유지시켜 망막조직의 형태 및 항상성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함으로써 망막퇴행질환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생쥐 실험을 통해 증명했다.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안구 내에는 멜라닌 색소를 다량 함유하고 있는 망막색소상피세포층이 망막을 덮고 있는데, 이 층의 세포들은 강한 세포 간 접합체로 연결돼 안구 내에서 혈관과 망막 사이의 장벽을 제공해 준다.

하지만, 장기간 흡연이나 망막이 강한 빛에 장시간 노출되는 등의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망막색소상피세포층이 점차 파괴된다.

그 결과 이 세포층에 생긴 틈으로 망막 외부 모세혈관에 있던 백혈구 세포들이 망막으로 침투하면서 망막세포에 염증반응을 일으켜 망막퇴행을 유발한다.

이러한 현상은 많은 망막퇴행질환들에서 관찰이 되는데, 특히 노령 인구에서 높은 빈도로 일어나는 노인성 황반퇴행질환(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에서 빈번하게 나타나는 현상으로 잘 알려져 있다.

김교수팀은 망막색소상피세포 간 접합부에 집중되어 나타나는 PTEN 단백질의 기능을 검증하기 위해 PTEN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생쥐의 망막색소상피세포에서 제거했고, 그 결과 이 생쥐들에서 노인성 황반퇴행 현상을 관찰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더 나아가 기존 노인성 황반퇴행질환 생쥐의 망막색소상피세포에서 인산화에 의한 불활성화를 통해 PTEN 단백질이 세포 간 접합체에서 이탈된다는 사실까지 밝혔다.

PTEN 단백질이 망막색소상피세포의 구조 유지를 통해 망막퇴행을 억제하는 핵심 단백질이라는 사실을 규명한 것.

노인성 황반퇴행질환은 미국 내에만 2006년 통계로 100 만명 이상의 환자가 보고됐고, 국내에서도 최근 급격한 노령화에 따라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노인성 망막퇴행질환으로, 시력 상실로도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신경 질환이다.

노인성 황반퇴행질환의 약 15% 정도는 망막 내 신생혈관의 급격한 형성으로 발생하는 습성(wet-type)이고, 약 85% 이상은 망막색소상피세포의 이상 등으로 시작해 만성으로 진행되는 건성 (dry-type)으로 분류된다.

심각한 병증과 많은 환자 수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건성 황반퇴행질환 치료제 개발이 진척을 보이지 못한 이유 중의 하나는 이 질환이 시작되는 망막색소상피세포의 퇴행에 대한 분자적 기전이 정확히 알려지지 않아 치료제의 타겟이 될 세포 내 현상 및 단백질들을 설정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김교수는 “이번 논문을 통해 알려진 망막색소상피세포 퇴행 억제 핵심 단백질인 PTEN과 그 영향을 받는 하부 신호전달체계의 정체는 향후 노인성 황반퇴행질환의 치료제 개발을 위한 타겟을 설정하는데도 유용한 정보로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저명학술지인 ‘유전자와 발생’(Genes & Development) 11월15일판에 게재됐다.

<용어>
△망막색소상피세포(Retinal pigment epithelium(RPE))
=망막 신경조직의 바깥쪽에 위치하는 상피세포로 다량의 멜라닌 색소를 포함하고 있어, 마치 카메라의 몸통처럼 필름과 외부를 차단하는 암막 역할을 한다.

△PTEN 단백질
=세포막을 구성하는 인지질의 하나인 이노시톨인지질 분자의 3번 위치에 존재하는 인산기를 제거하는 탈인산화 효소.
이 효소 활성을 통해 이노시톨인지질의 인산화에 의해 촉진되는 세포의 성장 및 분열을 제어함으로써 암 세포 발달을 억제하는 기능이 있다.

△노인성 황반퇴행질환 (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
=우리 눈에서 빛을 인지해서 이를 전기 신호로 바꾸어 뇌로 전달하는 신경세포들로 이뤄진 반구형의 망막 안쪽에 위치하는 황반부 (macular)는 광수용 세포가 밀집돼 있는 곳으로, 망막 내에서도 가장 왕성한 광수용 현상이 일어나는 곳이다.

광수용 현상은 필연적으로 활성산소 등의 생리활성 물질들을 생산해 내기 때문에 황반 부위가 망막 내에서 스트레스에 가장 노출이 많이 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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