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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정부, 약가인하에 의지가 과연 있는지?”

MBC “비싼 약값의 진실” 시사프로, 제네릭 약가 집중타


최근 정부가 건강보험 고가약에 대한 20% 일괄인하로 선회한 것은 결국 이해당사자들에 대한 대응 의지나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정부가 약값의 20%를 낮추겠다고 밝혔으나 사실상 인하되는 인하대상에서 제외됐다는데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12일, MBC 시사프로그램 후+ ‘비싼 약값의 불편한 진실’통해 집중 조명됐다. 문제의 발단은 최근 복지부가 약가 인하 방안으로 품목별 최고가 대비 80% 이하 약품만 보험 등재하고 최고가 대비 80% 이상 약품은 보험에서 삭제한다고 밝히면서다.

복지부의 이같은 주장에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신형근 부회장은 “특허가 남아 있는 의약품은 약가가 인하되지 않는다. 즉, 특허기간이 남아있는 약은 인하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것”이라며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약들이 현재 특허가 남아 있는 약들의 대부분이다. 따라서 실제적으로 약가 인하의 혜택은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약가인하! 사실상 인하대상이 거의 없다!

인하예외 약품은 특허기간이 만료되지 않은 약품이거나 2007년 이후 복제약 등재로 약가 인하된 품목으로 인하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대상이 너무 많다는데 문제가 있다.

서울대 간호대 김진현 교수는 “정부가 국민들을 기만한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안은 가격인하도 아니고 목록 정비도 아니며 그냥 포기하는 것”이라며 “겉으로는 가격을 인하하고 있지만 실제 인하되는 품목은 별로 없고 인하되는 금액도 얼마 되지 않으며, 사실은 그냥 포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 안 대로 가격이 20% 인하되는데도 제약회사는 조용하다.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는 상황이 아니다. 이는 곧 이번 정부의 조치가 실질적으로 제약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각계에서 정부 안을 비판하는 이유는 지난 2007년, 5년에 걸쳐 효능에 비해 가격이 높은 약에 대해선 건강보험에서 퇴출하겠다는 계획이 갑자기 급선회했기 때문이다.

허지만 한국제약협회 갈원인 전무는 “2007년 정부가 계획을 발표했을 때부터 협회의 입장은 특히 제약계 전체적인 입장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이제야 이것이 바로잡혔다고 본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복지부는 이처럼 계획을 바꾼 것과 관련해 “당초의 계획은 연구 방법과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어려워 단기간에 사업을 완료하기 어려워 계획을 바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진현 교수는 “지금 어느 정도 전문인력이 갖춰져 진행을 하고 있고, 금년만 하더라도 계획대로 진행하면 전체 평가 대상의 43%가 검열이 끝난다”며 “계획대로 진행하면 큰 문제가 없다. 결국은 이해당사자의 반발에 대해서 정부가 제대로 대응할 의지나 능력이 없는 것이 문제라고 본다”고 정부의 이번 정책을 평가절하했다.

또한, 이번 보도에서는 국내 제네릭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도 문제라고 보았다. 특히, 지나치게 높은 제네릭 약가가 리베이트의 온상으로 비춰졌다.



우리는 리베이트를 병원 경영 지원금이라 한다

제네릭 약가와 관련해 한국제약협회 갈원일 전무는 “우리나라 자체도 가격이 크게 높지 않다. 우리나라가 어찌 보면 평균 또는 평균보다 약간 낮은 수준정도의 복제약 가격으로 밝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절대가격만 놓고 보면 국내 복제약 가격은 조사대상 15개 국가 중 중간 수준으로 제약협회의 주장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한다.

그러나 가격지수를 적용한 결과를 보면 국내 제네릭 가격은 조사대상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기준으로 볼 때 11개국에서 13개국이 우리나라보다 약값이 싸고 구매력지수 기준으로 볼 때 15개국 모두 우리나라보다 가격이 낮았다.

이와 관련 권순만(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약가비교연구 책임자는 “일반 가격만 비교하는 것보다는 가격지수, 다시 말해서 사용량을 고려해서 가격을 총체적으로 비교한 가격지수가 맞는 방법”이라며 “구매력지수를 반영했을 때는 우리나라가 비교대상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나라 중의 하나인 것으로 나온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 2008년 한국개발연구원의 오리지널약 대비 복제약 값 비교를 보면 국내 제네릭은 오리지널의 86% 수준인 반면, 미국 16%, 일본 33%, 영국 31%, 프랑스 41% 수준으로 국내 약값이 매우 높음을 알 수 있다.

리베이트 관행도 지나치게 높은 약값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높은 가격을 유지하다보니 오직 리베이트로 경쟁하는 구조이다.

한 개원의는 “급여나 임대료는 환자들 본인 부담액으로는 충당할 수가 없다. 그래서 제약회사에서 주는 걸 리베이트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병원 경영 지원금이라고 한다”고 털어놨다.

전국의사총연합 노환규 대표 역시 “정부가 복제약에 대해 약값을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했다”며 “거기서 발생하는 이익에 대해서 리베이트가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리베이트를 근본적으로 없애려면 약값을 현실적으로 낮출 수 있는 만큼 낮춰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제네릭 약가의 인하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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