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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웰빙

“발열성 질환, 감기로만 생각하지 마세요”

직장인 김선영(33세, 가명)는 추석만 생각하면 겁부터 난다. 지난해 추석, 성묘를 다녀온 후 쯔쯔가무시병에 걸린 것. 몸살 기운이 있었지만 감기인줄 알고 쉽게 생각했던 것이 큰 문제였다.

대학생 이석환(20세, 가명)도 비슷한 경우로 얼마 전 농촌 수해 복구 작업에 참여했다가 렙토스피라증에 걸렸다. 하지만 초기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한참 뒤 병원을 찾은 후에야 정확한 병명을 알았다.

쯔쯔가무시병과 렙토스피라증은 대표적 가을철 발열성 질환. 지난 13일 질병관리본부의 주의 당부가 있을 정도로 환자수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어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서울대학교병원 운영 서울특별시립 보라매병원 호흡기내과 정희순 교수는 “추석연휴 성묘나 나들이, 수해 복구 등의 작업 후 온몸에 발진이 돋으면서 고열, 근육통이 오래 지속될 때는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며 “두 질환 모두 초기 증상이 감기 몸살과 비슷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초기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치료 경과 양호하나 심할 경우 사망

쯔쯔가무시병은 균에 감염된 털 진드기의 유충에 물려 걸리며 10~11월에 주로 발생한다. 농부나 군인, 야외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타나며 잠복기는 짧게는 4-5일에서부터 길게는 3주 정도까지이다.

대개 야외 활동을 한 후 평균 10일 정도가 지나야 전신에 붉은 색의 발진이 돋고 진드기에게 물린 자리가 빨갛게 되었다가 이른바 가피라고 불리는 까만색의 딱지로 바뀐다.

발진이 점점 번지면서 고열과 오한, 전신 근육통, 목과 겨드랑이 등에 임파선이 커질 수 있는데 이 정도는 경미한 경우로 감기 몸살 정도로 여겨지며 병원에 오지 않고도 회복되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치료 경과는 양호한 편이나 면역 억제상태 등의 기저 질환이 있거나 노인의 경우에는 입원 치료하면서 경과를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폐렴, 수막염으로 진행할 정도로 심하게 발생하여 드물게 사망에 이르므로 조심해야 한다.

이러한 쯔쯔가무시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유행 시기에 관목 숲 등에 가지 않는 것이 좋다. 부득이하게 밭에서 일하거나 야외 활동을 해야 하는 경우는 되도록 긴 옷을 입어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며, 귀가 시에는 옷에 묻은 먼지를 털고 집에 돌아와서는 목욕을 하는 것이 좋다.

한편, 렙토스피라증은 들쥐, 집쥐, 족제비등의 설치류로부터 사람에게 전파 되며 주로 추수철 전후 (7∼11월)에 발생한다. 감염 후 보통 10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서 발열, 두통, 오한, 근육통, 결막 충혈이 생기며 때때로 황달, 신부전증, 빈혈, 피부출혈, 폐출혈 등의 심각한 상태에 이르기도 한다.

이 질환 역시 경과는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그러나 간이나 신장 등을 침범했을 때 치료 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20%에 이를 수 있다. 예방법으로는 역시 야외 활동 시에 긴 옷이나 장갑, 장화를 착용하여 토양이나 물에 직접 닿지 않은 경우 중요하다. 또한 들쥐 등을 잡아 중간 숙주를 없애는 것도 도움이 되며 야외 활동을 후 깨끗한 물로 씻어 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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