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한전원, 의-한 사이 ‘제3의 길’ 안간힘

교육부 개입ㆍ조정 필요성 제기…교육부 “원칙은 대학 자율성 존중”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설립과 관련해 부산대의 행보에 양한 의료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교육부가 이에 전격 개입해 조정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 한전원 입시전형과 관련, OMEET을 MEET로 대체한 것을 비롯해 한전원 교과과정 수립, 한전원장 선임 등에서 가해지는 의료계와 한의계의 압력행사에 부산대는 힘에 부치는 분위기다.

바로 의료계와 한의계간 고래싸움에 낀 새우 신세와 다름없다는 것.

예를 들어, OMEET와 관련해 부산대가 의ㆍ치의학교육입문검사협의회에 문항지원을 요청했지만 이를 거절 당한 것은 사실상 한전원을 반대하던 의료계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겠느냐는 지적이다.

동시에 교과과정 수립 및 한전원장 선임 등에 있어서 한의계의 실력행사 역시 만만치가 않아 이를 조정하는데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양방이나 한방이나 같은 이익단체인데 첫 국립 한전원 설립과 관련, 자신들의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은 당연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반면 한의계의 경우 ‘국립 한전원’이라는 상징성이 적지 않으므로 이 참에 자신들의 의료적 입지를 확실히 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중이라는 것.

그는 이 과정에서 보다 강력하게 한의계의 주장을 관철시키자는 움직임이 있을 수 있으며, 따라서 부산대 입장에서는 다소 지나치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이 부산대 한전원을 놓고 벌어지는 의료계와 한의계간의 실력행사를 부산대 혼자 감당하기 힘들지 않겠냐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양 의료계 간의 패권다툼으로 한전원 설립 과정에 실질적인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다분한 만큼 교육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교육부는 각 부처간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해 부산대 한전원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측은 “이미 조정역할은 충분히 하고 있다”고 전한 뒤 “하지만 대학 운영은 전적으로 대학의 고유 권한이라 적정선을 긋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의료계에 부산대 한전원에 대한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면 의료계는 의료계대로 내켜 하지 않고, 한의계는 한의계 대로 자신들의 입장만 관철하려 한다”며 조정역할이 만만치 않음을 시사했다.

무엇보다 한의학 연구중심센터 및 우수 연구진 배출, 한의학의 산업화, 표준화 등과 같은 국립 한전원에 대한 설립 취지가 가장 중요한데 이를 무시하고 한 쪽 입장만 내세우는 것을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한의계는 한의계를 대접해 주지 않는다고 오해할 것이 아니라 11개 한의과대학과 국립 한전원은 엄연히 다르다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며 “그 동안 해결되지 못했던 한의대의 모든 문제들을 국립 한전원을 통해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

나아가 “국립 한전원의 연구력이 확보되기까지는 적어도 10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며 그 전까지는 적극적인 지원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한 뒤 “지금 상황은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기에게 너무 많은 기대와 요구만 하는 격”이라고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