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9일 문재인 케어 발표 이후 핵심 정책인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에 들어가는 재정, 즉 예비·선별급여에 대한 정부의 재정추계 11조원에 대한 과소추계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21일 대한의사협회 한국보험학회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의 예비·선별급여 재정추계가 과소추계 된 상태이며, 추가재정을 예측하려고 해도 급여 이후 이어질 의료수요 증가 등 예측 불가능한 재정증가 요인들이 많아 추계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는 지난 18일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소요재정 추계’ 보고서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전면급여에 해당하는 예비·선별급여 재정을 11조498억원 + α로 추계했다. 그러면서 α는 추계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의료정책연구소는 “자료의 제약 등으로 추계가 어려운 전면급여 재정은 11조498억원에 그치지 않고 막대한 추가 재정이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가인상 인구고령화로 인한 자연 증가분과 비급여의 급여화로 인한 의료이용량 증가의 상당 부분이 미반영 됐다.”고 설명했다.
유태욱 가정의학과의사회장도 “의료경제학적 측면에서 보면 비급여가 급여로 되면 의료이용량은 3배 정도 늘어난다는 게 교과서적인 예측이다. 하지만 실제 급여시장에서는 7배 정도 늘어난다는 주장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열린 한국보험학회 주최 ‘문재인 케어의 정착 과제와 민영건강보험의 역할’ 세미나에서도 정부의 전면급여 재정추계가 과소 추계된 것으로 지적됐다.
김대환 교수는 “정부는 비급여 규모가 12조원이라고 했지만 개인적으로 12조원보다 훨씬 크다는 입장이다.”라고 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21일 설명자료를 냈다.
2015년 기준으로 발표된 비급여 규모는 근거 중심으로 추정한 거라는게 핵심 설명이다.
보건복지부는 “2015년 기준 비급여 규모 11.5조(간병 제외)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환자 진료비 실태조사’ 결과를 활용한 추정치이다. 이 실태조사는 2006년부터 표본 요양기관을 선정하여 건강보험 환자가 요양기관 방문시 발생한 전체 진료비(비급여 포함)를 조사하여 건강보험 보장률 등을 파악하는 대표성 있는 국가승인통계다.”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보건복지부는 “특히 2015년에는 진료실적이 있는 요양기관 85,552개 기관 중 층화집락추출(stratified cluster sampling)을 활용해 1,825개 선정하여 8개월(’16.5월∼12월)에 걸쳐 조사를 시행했다. 이 조사결과를 활용하여 추정한 비급여 규모는 현재 활용가능한 자료 중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자료다.”라고 설명했다.
의료계는 보건복지부의 설명을 신뢰하지 않는 모습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비급여를 급여로 전환하면 이용률이 늘어난다. 문제는 과소 추계한 정부가 어떠한 방법으로 든 추가재정을 막으려하는데 있다. 이는 의료계가 전면급여를 우려하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면 도수치료 하지정맥류가 나중에 급여로 전환되면 관행수가 후려치기부터 시작될 거다.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도 추가재정 투입을 막기 위해 벌써 물밑 움직임을 보이는 듯하다. ”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