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는 때, 가장 조심해야 할 질환이 바로 심근경색이다. 예고 없이 또는 증상이 나타난 지 한시간 이내 사망하는 돌연사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실제 겨울철 기온이 1도 떨어질 경우 심혈관 질환 사망률이 1.72%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로는 심근경색증은 날씨가 본격적으로 추워지는 12월, 급성 뇌졸중 환자는 1월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기온이 낮아지면 혈관이 수축하게 되고, 혈관이 수축하면 혈압이 올라가 심장이 무리하게 된다. 이 때문에 기온이 낮아지는 겨울철에는 심근경색을 비롯해 심혈관질환인 협심증, 허혈성 심장질환과 뇌졸중, 뇌동맥류, 지주막하 출혈 등 혈관 이상으로 생기는 질병들을 모두 조심해야 한다.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박만원 심장내과 교수로부터 급성심근경색에 대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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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심근경색=흉통…아무런 증상 없이 오는 경우도 있어
심근경색은 심장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3개의 심장혈관 중 하나라도 막혀 심장 전체 또는 일부분에 산소와 영양공급이 중단되면서 심장근육 조직이나 세포가 죽는 질병이다.
일반적으로 급성심근경색의 진단은 전형적인 증상과 심전도 변화 및 심근 효소 검사 이상으로 진단할 수 있다. 급성심근경색의 전형적인 증상은 가슴 전체를 짓누르는 듯한 심한 통증이 안정시에도 지속되면서, 왼쪽 어깨와 등, 턱으로 통증이 뻗치고 식은땀이 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간혹 ‘흉통=심근경색’이란 우리의 일반적 상식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 이로 인해 의심이나 진단이 늦어져 자칫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실제로 급성심근경색의 1/4 정도가 심한 흉통을 동반하지 않기도 하고 나이 드신 분들 중에는 주로 ‘체한 것 같다’, ‘가슴에 고춧가루를 뿌린 것처럼 쐐하다’ 라는 등의 비특이적인 증상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아 주의를 요한다. 심근경색과 협심증의 위험요소로는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흡연, 협심증의 가족력, 고령, 남성 등이 있다. 특히 고령자는 혈관을 수축 이완해 체온을 조절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있다. 혈액 순환이 안 좋은 당뇨병 환자, 말초혈관질환자, 알코올중독자 등도 조심해야 한다.
급성심근경색증은 심장에 혈액과 영양분을 공급해 주는 관상동맥이 피떡에 의해 갑자기 완전히 막힘으로써 심장 근육이 죽는 상태를 말한다. 심근경색증이 발생하면 대개 응급실로 실려 오기 전에 약 30%가 사망하고 응급실 내원 후에도 약 10% 정도가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질환은 최근 심장질환의 주요 원인인 식생활의 서구화와 운동부족ㆍ비만ㆍ스트레스ㆍ흡연 등으로 인해 심장병 사망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서도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인한 돌연사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심근경색의 주된 원인은 관상동맥 혈관의 동맥경화
심근경색의 원인으로는 급성으로 관상동맥이 막히는 것으로 약 95% 이상이 관상동맥 혈관의 경화증으로 인한 것이고, 나머지 5% 미만이 감염, 대동맥류, 선천성 기형 등에 의한 것이다. 전형적인 심근경색의 증상으로는 주로 흉골 뒤, 양쪽 흉부 특히 좌흉부, 명치와 상복부에 심하게 조이거나 뻐개지는 듯한 흉통이 어깨, 양쪽 상박, 목, 견갑골 사이로 전달되고 흉통은 좌측 손목이나 새끼손가락까지 전달되기도 한다. 지속 시간은 적어도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부터 보통은 여러 시간이고 때로는 1~3일 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4~6시간 내 응급처치가 생사 결정
치료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막힌 관상동맥을 다시 뚫어 심근에 혈류를 재개하는 것이다. 가급적이면 조기에 관상동맥을 재관류시켜 심근경색의 진행을 막고 심장 기능을 보존해야 한다. 만일 재관류가 늦어질수록 남은 심근은 불가역성 괴사에 빠져들게 되고 심근경색 후 환자의 삶의 질과 생존율은 감소하게 된다. 심근경색 발생 후 3~6시간 이내에 재관류가 이뤄진다면 심근의 괴사를 막거나 최소화할 수 있어 이를 황금의 시간이라 말한다. 재관류를 시키는 방법은 내과적, 외과적 방법이 있다. 내과적 방법으로는 약물치료와 관상동맥 풍선 성형술 및 그물망 삽입 시술이 있고, 외과적 방법으로는 응급 관상동맥 우회수술이 있다.
심장 돌연사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충분한 운동과 금연, 저염식을 꼽고 있다. 중·장년층의 경우 가능하면 날씨가 추운 겨울날 아침 운동을 삼가고, 적당히 몸을 푼 후 외출할 것을 권장한다.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심장내과 박만원 교수는 “외출할 때는 적절한 체온 유지가 필수이기 때문에 모자를 쓰거나, 목도리로 목과 귀를 덮어주는 게 좋다”며 “또한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 등의 치료와 더불어 규칙적인 운동, 금연, 금주 등으로 체력을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