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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제주도 내국인 영리법인병원 허용 철회해야”

제주대 교수일동, 정부 및 도 당국의 독선 중단 요구

제주도의 내국인 영리법인병원 설립과 관련, 제주대학교 교수들이 집단으로 반대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제주대학교 교수들은 7일 ‘내국인 영리법인병원 허용’방침의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제주특별자치도 김태환 지사는 최근 “국내 영리의료기관 허용은 제주의 운명을 좌우할 분수령”이라고 발언과 함께 강한 추진 의지를 보였고, 현 정부도 총리가 주재한 한 회의에서 이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영리법인병원은 자본시장에서 자본을 조달해 의료시설·장비·인력에 투자하고 의료기관을 운영함으로써 투자자에게 수익금을 배당할 책무를 지니는 ‘주식회사 의료기관’이며, 의료업을 수단으로 삼아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 존재이유인 의료 기업이다.

제주대학교 교수들은 우리 제주대학교 교수 일동은 제주특별자치도의 ‘내국인 영리법인 병원 허용’ 방침의 철회를 요구했다.

제주대학교 교수들은 “현재 우리나라는 전체 병원의 10%만 공공병원이고, 나머지는 전부 민간병원”이라며, “우리나라 의료법이 영리법인 병원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영리법인 병원은 하나도 없다. 기존의 민간병원이 공공병원에 비해서 수익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 일부 왜곡된 모습을 띠는 것은 사실이나, 영리법인 병원의 심각한 폐해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라고 말했다.

또한, 제주특별자치도에 내국인 영리법인병원이 허용된다면 제주특별자치도와 유사한 법률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 경제자유구역에도 곧 허용돼 영리법인병원 허용의 전국화의 계기로 활용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교수들은 “민간의료보험이 당연히 이들 영리법인병원들의 의료비 조달기전으로 짝을 이루게 되면서 국민건강보험은 위축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따라서 “우리나라 의료제도는 ‘영리법인병원=민간의료보험=부유층과 중상층’의 상층의료제도와 ‘비영리병원=국민건강보험=서민과 중산층’의 하층의료제도로 이원화될 개연성이 매우 높으며, 이러한 변화는 미국식 ‘식코’의 비극이 우리나라에서 현실화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즉, ‘내국인이 설립하는 영리법인병원이 허용돼야 제주 의료산업 발전이 가능하다’는 제주도 당국의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제주대 교수들은 “어느 선진국에도 영리병원의 의료산업의 중심축인 나라가 없을뿐더러, 태국 등 동남아 개발도상국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의료관광 모델을 국내에 적용하게 되면 ‘가격 경쟁력’ 저하로 인해 도가 추진하는 의료관광 사업은 ‘일장춘몽’에 불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교수들은 또, “제주특별자치도의 내국인 영리법인병원 설립 허용 시도가 정책적 타당성이 없으며, 이로 인해 의료민영화의 전국적 확산에 기여해 사회적 갈등과 건강의 양극화를 초래하게 될 뿐”이라고 밝혔다.

제주도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75.4%의 도민이 영리의료기관 허용을 찬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제주대 교수들은 “여론조사 결과를 영리법인 허용 정당성의 논거로 삼는 제주특별자치도 당국의 행태는 크게 잘못된 것”이라며, “‘내국인 영리법인 병원 허용’의 의미와 영향, 그리고 찬반논리를 도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이에 따라 제주도민들이 관련 내용을 충분히 이해한 상태에서 자신의 의사를 표명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원리에 부합하는 것이겠으나, 이런 충분한 절차 없이 진행된 졸속적 여론조사는 민주적 정당성을 상실한 일종의 여론조작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제주대 교수들은 제주특별자치도 당국이 여론을 호도하면서까지 일방적으로 ‘내국인 영리법인 병원 설립 허용’을 밀어붙이는 독선적 행태를 중단해 줄 것을 요청했다. 더불어, 의료민영화를 우려하는 도민과 국민의 목소리에 충분히 귀 기울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제주대학교 교수일동은 “정부 및 도 당국과 도민 및 국민 간에 진정한 ‘대화와 소통’이 이루어지길 바라며, 이 과정에서 충분한 민주주의가 보장될 것을 다시 한 번 요구한다”며, “ 이런 과정을 거친다면, 우리는 우리의 요구가 정당한 만큼, 정부와 도 당국 스스로가 ‘내국인 영리법인 병원 허용’ 방침을 철회하게 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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