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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간호조무사, 간호사·병동지원인력 업무까지 떠맡는다”

밤에는 간호조무사 61%가 홀로 병동 사수…야간 환자 안전 관리 체계 ‘빨간불’
10명 중 3명 “1년 내 이직 계획”, 과중한 업무량과 낮은 처우가 원인


“간호조무사는 보건의료 현장의 소모품입니까? 통합병동에서 우리는 아파도 쉴 수 없습니다. 휴게 시간은 서류상으로만 존재할 뿐, 현장에서는 청소와 미화 업무까지 떠맡으며 간호 인력으로서의 자존감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회장 곽지연)와 국민의힘 ‘정책과 미래’ 소속 국회의원(조은희, 조정훈, 이종욱, 조승환, 조지연, 한지아)이 2월 23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공동 개최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10년, 간호조무사가 바라본 제도 개선 국회 토론회’에서 터져 나온 현장의 목소리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도입 10년을 맞아 열린 이번 토론회는 정책 성과 이면에 가려진 간호조무사의 열악한 근무 실태를 조명하고, 현장 중심의 배치 기준 마련 및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특히 이날 발표된 ‘병동 간호조무사 근무 현황 실태조사’ 결과는 현장의 위기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당일 토론회에서 조정훈 의원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사람의 손길로 유지되며 그 핵심이 바로 간호조무사”라며, “10년 동안 헌신해 온 여러분의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탄탄히 다지겠다”고 격려했다.

이어 한지아 의원은 “제도의 핵심 주체인 간호조무사들의 과중한 업무에 비해 충분한 보상이 이뤄지지 못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이번 토론회를 마련했다”라며, “오늘은 실질적인 처우개선을 향한 의지의 출발점이고, 현장과 끝까지 함께하며 제도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조지연 의원 또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상황에서 간호조무사의 인력 부족과 처우가 개선되지 않는다며, 의료공백과 간병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오늘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인력 배치 기준 개선, 업무 범위의 현실화, 보상 체계 마련 등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라고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곽지연 대한간호조무사협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엄연한 간호인력임에도 ‘잡무 담당자’ 취급을 받는 현실이 10년째 제자리걸음”이라며, “식사조차 제때 못 하는 열악한 환경과 고용 불안을 해소하고 간호조무사가 전문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안덕선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사창우 대한간호조무사협회 정책국장이 ‘통합병동 간호조무사 근무 현황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고, 이주열 남서울대학교 교수가 ‘지속 가능한 현장 중심 제도 개선 방안’을 제안했다.

사창우 정책국장이 발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통합병동 간호조무사들은 심각한 업무 과중에 시달리고 있었다. 응답자의 90.2%가 이송 및 환경 정리를 담당하는 병동지원인력 업무를 병행하고 있었으며, 70.7%는 업무 경계가 모호한 간호사의 업무까지 수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야간 시간대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야간 근무 시 간호조무사 1인이 병동 전체를 홀로 담당한다는 응답이 61.0%에 달했고, 야간에 지원인력이 전혀 없는 병동도 41.5%에 이르렀다. 이는 응급 상황 발생 시 신속한 대처를 어렵게 만들어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로 지적됐다.

불공정한 보상 체계도 도마에 올랐다. 응답자의 41.8%가 연봉 3,000만 원 미만의 저임금 상태였으며, 정부의 성과평가 인센티브에서 간호조무사만 배제되는 차별 사례도 확인됐다. 이러한 열악한 환경 탓에 숙련 인력 3명 중 1명(33.4%)은 1년 이내 이직을 계획하고 있었다.

이어서 발표한 이주열 교수는 “현재의 서비스가 간호와 간병 중 어느 한쪽으로만 치우쳐 있다”고 진단하며, “환자 중증도뿐만 아니라 간호 필요도를 복합적으로 고려한 맞춤형 인력 배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통합병동은 간호조무사 1명당 환자 12명 수준으로, 중증환자 전담실은 1명당 환자 8명 수준으로 배치 기준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토론회에서는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부산의 통합병동 근무 간호조무사는 “휴게 시간과 식사 시간이 서류상으로만 존재할 뿐, 현장에서는 온갖 잡무와 감정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며, 직무 범위 명확화와 근로 환경 개선을 강력히 요청했다.

서인석 대한병원협회 보험이사는 “현장은 가변적이라 병원마다 환자의 중증도와 특성에 맞는 유연한 인력 배치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장한서 세계일보 기자는 “간호조무사 업무 세분화와 정부의 관리 감독 강화로 환자의 안전과 만족도를 보장하는 제도가 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은숙 대한간호조무사협회 수석부회장은 “통합병동 및 재활병동의 간호조무사 인력 기준 개선과 실효성 있는 보상 인센티브 제공으로 간호조무사 인력 확충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하태길 보건복지부 과장은 “서비스 운영 인프라와 인력 배치 기준이 현황에 맞춰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 점에 공감한다”며,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업무 범위를 정비하고 근무 환경과 처우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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