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지난 11월 1일 소아의료체계 강화를 위해 올해 2월과 9월 발표한 대책에 대한 정책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정책설명회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소아진료 정책가산 신설 등 건강보험 지원과제가 확정됨에 따라, 대책 내용과 추진계획을 설명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 이행에 필요한 현장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했다는 것이 보건복지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정작 해당 설명회를 다녀왔거나 관련 소식을 들은 의료계에서는 소아의료 개선을 위해 정부가 첫 발자국을 옮긴 것에 대해 감사하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일각에서는 ‘정부가 그동안 자신들이 해왔던 노고에 대한 자랑’ 또는 ‘조삼모사’ 등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도대체 해당 설명회에서 논의된 내용 및 진행과정에 어떤 문제가 있었던 것일까?
우선 정부에서는 이번 설명회를 통해 의료계에 소아의료 대책 이행을 위한 국가 예산 및 건강보험 재정 지원에 대한 3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자금 투입계획과 현재 추진 중인 영유아검진에 대한 보상 강화 등 소아 일차의료 강화 및 지역협력체계 구축 시범사업 추진에 대한 이행계획 등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은 한 달에 30~40만원에 불과한 소아정책가산은 생색내기에 불과하며, 소아외과 등 소아청소년과와 연관된 진료과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지원 대책이 전무하다는 것은 문제이므로 소아청소년과 연관 진료과들을 도울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임 회장은 “필수의료의 커다란 한 축인 내과가 무너지면 우리나라의 의료 근간이 무너지는 것”이라면서 “지금 보건복지부의 정책은 ▲검체수탁 고시 ▲내시경 포셉 등 재료대 삭감 ▲EMR 수가 삭감 등 내과를 살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라고 비판하며, 내과 인프라를 무너뜨리는 정책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날 설명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알고 있는 아동병원 관계자 역시 아랫돌 빼서 윗돌개는 것처럼 한 부분에서 예산을 삭감하고, 다른 부분에서는 예산을 올리는 식의 정부의 대응을 비판했다.
겉으로 보면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한 예산을 증액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순증 효과가 얼마나 되고, 실제로 예산이 증가된 부분이 얼마나 되는지 등에 대한 부분이 확실치 않다는 것이다.
특히, 초음파나 임상병리검사 등등 일반인들이 알아듣기에는 어려운 부분에 대한 예산을 삭감하고, 그렇게 확보된 예산을 아동병원 등 예산을 증액 및 지원하는 대표적인 부문에 예산을 주겠다고 발표하고 있는 현 정부의 행동은 오히려 소아의료와 관련된 부문에 예산을 지원받음에도 계속 관련 진료과 및 병원에서 불평하는 것처럼 보이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서 섭섭하다는 반응과 함께 ‘조삼모사’와 다를 바가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설명회 자체가 ‘보여주기식 행사’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있었다.
의료계에 따르면 당시 설명회에서 정부 측 관계자들로부터 “다른 진료과들과의 조율이나 건정심 등등 여러 이해관계를 따져서 움직여야 하는 부분이라서 한계가 있었다”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음을 이야기했는데, 약간 정부 및 보건의료 관련 공무원들은 자기들이 노력을 많이 했다고 자랑하는 것처럼 느껴진 부분도 있었다고 전했다.
더불어 정부에서 추진하는 정책과 관련해 의료계에서 비판 및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고, 우리나라 보건의료 발전을 위해 옛날부터 주장해 오던 것을 계속해서 촉구하는 등 의료계의 반응이 그다지 좋지 않았던 것이 걸렸던 것일까?
이번 설명회를 통해 의료계에서 지적·비판하고 요구하는 문제에 대해 의견을 청취하는 부분도 있기는 했지만, 이번 설명회는 설명회를 통해서 정부에서 이해당사자인 의료계에게 이렇게 설명·설득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을 언론 및 국민에게 보여주고자 마련했다는 감이 없지 않다는 것도 있었다.
이러한 소식을 들은 본 기자는 과연 정부에서는 소아의료를 해결하려고 하는 의지가 근본적으로 있는 것인지에 대해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현재 소아의료 개선을 위해 보건복지부를 비롯해 정부의 많은 관계자들이 대책을 마련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남들도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태도가 과연 의미가 있는 태도라고 할 수 있을까? 애초에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보건의료 부문에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무엇보다도 이제는 소아의료체계가 개선해야 하는 수준이 아니라 개선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상황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는 것을 상대적으로 가볍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지 않는 것일까?
본 기자는 기자 등등을 다 떠나서 한 명의 시민으로서 이렇게 말하고 싶다.
“탁상공론, 보여주기식 행동 등 말고, 생존이 걸린 소아의료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이를 개선하려는 모습과 성과를 보여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