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릿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 골든아워’가 연일 화제다. 한산이가 작가(이비인후과전문의 이낙준)는 초감각을 가진 주인공 백강혁의 능력 및 일부 장면 연출을 두고 중증외상센터가 ‘메디컬 판타지 드라마‘라고 못을 박았지만, 드라마를 통해 조명되는 응급의료가 처한 환경만큼은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백강혁을 보고 있자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한 인물이 있다. 대한민국중증외상센터의 현실을 온몸으로 마주했던 이국종 교수다. 생명을 살리기 위해 끊임없이 싸웠던 그의 모습은드라마 속 백강혁(주지훈 분)과 묘하게 겹쳐 보인다. 그리고 현실 속 의료진들은 여전히 그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중증외상센터는 중증 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최전선이지만, 의료진부족과 과중한 업무, 낮은 수가 보상 등으로 인해 운영이 쉽지 않다.정부에서 나름대로 지원한다고는 하지만 현장에서는 고통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중증외상 분야는 특성상 24시간 대응이 필수적이며, 의료진의 신속한 판단과 대응이 환자의 생사를 가른다. 그러나 현재의국내 의료환경에서는 이들의 헌신이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구조적인 문제는응급의학과, 외상외과 등 필수의료 분야 기피
2025-02-14 06:04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계엄령 선포로 나라가 혼돈에 빠진 가운데 약업계에서도 안타까운 갈등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한미사이언스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과 대한약사회 회장 선거의 네거티브 공방이 업계 신뢰를 약화시키며 국민건강이라는 본질적 가치를 훼손하고 있는 것이다. 한미사이언스는 한국 제약업계의 대표 기업인 ‘한미약품’의 지주사로, 연구개발과 탄탄한 파이프라인 지원으로 위상을 쌓아왔다. 그러나 올해 초 모녀측의 OCI 합병 추진 계획으로 촉발된 갈등은 주주와 업계의 우려를 증폭시켰다. 서로를 향한 날 선 보도자료들이 오가는 동안, 오너일가 간의 다툼은 단순히 가정사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신뢰와 운영 안정성에 직격탄을 날렸다. 한미사이언스는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대표 기업으로서 공적 책임을 인식하고, 신속히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 약사 사회를 대표하는 대한약사회 회장 선거 또한 실망을 안겼다. 미래 비전을 제시하며 공정한 경쟁을 해야 할 선거가 네거티브 공방으로 얼룩진 것. 후보자들은 상호 비방을 위한 보도자료를 연이어 내놓았고, 언론이 공정성과 진실성을 지키지 못 할 지경까지 이르자 대한약사회 출입기자단은 선관위에 선거 관리를 요구하는 입장
2024-12-07 06:33교육부가 대규모 재난이 발생해 의대 학사 운영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한 경우 등에 의평원이 불인증하기 전 의대에 1년 이상의 보완 기간을 부여하는 내용의 ‘고등교육기관의 평가·인증 등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을 11월 4일까지 입법 예고했다. 이번에 입법 예고된 개정안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인정기관 공백 시 기존 평가·인증 유효기간 연장 근거 마련 ▲의료과정 운영 학교의 평가·인증에 대한 특례 신설 ▲평가·인증 기준 등의 변경 및 평가·인증 업무 공백에 대한 사전 통보·심의 근거 명확화 ▲평가·인증 기준·절차·방법 변경 시 사전예고제 의무 규정 신설 등이 있다. 교육부의 이러한 행보는 대규모 의대 정원 증원으로 인해 부실교육이 일어나 최종적으로 서남의대 꼴이 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 및 최소화하고자 의평원의 평가에서 불인증을 받는 의대를 없게 만들거나 최소화해 혼란을 줄이기 위함으로 보인다. 문제는 의료계의 반응으로, 의료계는 현재 교육부의 발표에 대해 ‘제2의 의대정원 증원 사태’가 일어난 것처럼 맹렬하게 반대·비판하고 있다. 먼저 당사자인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은 ‘고등교육기관 평가·인증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이 헌법과 관련 상위 법률 규정을
2024-10-19 05:52동네의원을 비롯해 의료기관 종별과 상관없이 환자 본인이 복용·투여하는 의약품을 기억해내지 못한다면 환자가 어떤 의약품을 복용·투여하고 있는지를 알 길이 없어 의사들이 제각기 약을 처방하는 등의 ‘남용’으로부터 건강을 위협받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9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융합관 양윤선홀에서 개최된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주최하는 ‘의료개혁, 현장이 말하다’ 100분 토론회에 참석한 토론자들에게 병·의원이 환자 정보를 입력하면 방문 의료기관 이력 상관없이 환자가 받은 치료·약물을 한 눈에 확인함으로써 환자에게 적정한 진료를 펼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이 나왔다. 그러자 환자와 보건의료 관계자들은 보건의료 시스템 통합 구축 등을 통한 환자 정보 조회를 가능하게 하는 방식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우선 토론회에 참석한 환자 보호자는 1차의료기관부터 환자 본인의 정보가 정확하게 들어가고 쌓인다면 굳이 멀리까지 갈 필요가 없고, 정보 오류로 잘못된 진료를 받지 않는 등의 이익이 손해보다 더 클 것 같다는 견해를 내놨다. 또한, 평소에 자주 이용하던 병원이 아닌
2024-08-13 05:40지난 달 미루고 미뤄뒀던 자궁경부암 예방주사를 접종했다. 건강을 위해 사용하는 돈은 아깝지 않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접종을 미뤄두게 한 요인은 비용 문제였다. 최근 널리 사용되고 있는 자궁경부암 백신은 9가 백신으로, 3회에 걸쳐 접종하기 때문에 비교적 장기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1회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독감백신이나 Tdap 등 흔히 접종되는 타 백신들 대비 고가인데, 접종 횟수가 많은 만큼 비용도 세 배다. 고무적인 것은 2022년부터 만 13~17세 여자 청소년과 저소득 여성 만 18~26세를 대상으로 접종이 지원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더해 최근 질병관리청이 내년도 예산안 중 남자 청소년까지 백신 접종을 확대하는 내용을 포함해 기획재정부에 제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음 세대는 자궁경부암으로부터 한 발자국 더 멀어질 수 있게 하는 신호탄이 됐다. 미성년자 백신 접종 지원. 환영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한정된 예산 속 비용효과적인 결정이 이뤄지다보니 윤 대통령의 선거 공약 중 여성 9~45세, 남성 9~26세를 대상 접종비용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성인들은 지원 대상에서 소외돼있다. 최근 HPV 관련 남성암을 예방하기 위해
2024-06-11 05:40충남의대/충남대병원/세종충남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번 주부터 금요일 휴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2달간의 전공의 사직 사태 등을 겪으면서 교수들의 정신적·신체적 피로도가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으로, 응급·중환자 진료와 수술은 지속하되, 금요일 휴진이 어렵다면 다른 평일에 휴진하거나 24시간 근무 후 다음날에는 12시간 이상 휴진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충북대학교의과대학·충북대학교병원 교수회 비상대책위원회도 지난 4월 5일부터 교수들의 적정한 휴식을 보장하기 위해 금요일 외래 진료를 휴진에 들어감으로써 사실상 충청권의 3차병원 역할을 하는 대학병원들이 일제히 금요일에는 진료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지게 됐다. 이뿐만 아니라 서울대 의과대학·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도 23일 총회를 열고 '주 1회 전원 휴진'을 논의할 예정으로, 대학병원의 금요일 휴진이 서울로 확대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사태의 원인은 전공의 사직 사태의 공백을 메꿔온 의대교수들의 체력이 점점 고갈되고 있기 때문으로,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않는 날이 길어질수록 이번 금요일 휴진과 같이 앞으로 금요일 또는 평일 중 특정 1일을 휴진하는 대학병원들이 계속 생겨날 것으로 우려되는 상
2024-04-23 05:30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4년도 신규 편입되는 공중보건의사는 716명으로 집계됐다. 공중보건의사 신규 편입생 수가 1000명대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올해 3년차 복무만료자 1018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당장 작년 대비 공중보건의사의 의존도가 높은 무의촌을 중심으로 한 지역의료를 받쳐줄 공중보건의사가 302명이 부족한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특히, 올해 신규 편입된 공중보건의사 분야별 인원 중 의과는 255명으로, 복무만료자 471명 대비 충원율은 54.1%에 불과해 당장 216명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에서는 의료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중보건의사 인력을 농어촌 의료취약지 중심으로 배치하고, 보건지소 순회진료 등을 확대하도록 안내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러한 대책들이 과연 현재 공중보건의사 부족 해소에 도움이 되는 방안인지는 의문이다. 그 이유는 해당 대책들은 꼭 올해가 아니어도 매년 나오던 대책들이며, 공중보건의사들이 이미 복수의 보건지소를 순회하며 진료하고 있고, 농어촌 의료취약지 중심으로 배치가 이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중보건의사 인력 자체가 줄어들고 있어 공중보건의사 부족 문제 해결에 진전이
2024-04-09 05:42의대정원 증원과 관련해서 의료계와 정부 사이의 다툼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이번 사안은 의대정원 증원의 필요성과 증원한다면 얼마나 증원할 것인지가 가장 핵심적인 쟁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문제는 정부에서 추진하는 2000여명 증원이라는 수치에 대해 의학교육 관련 전문가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어 해당 수치에 대한 의구심이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한의학회는 의대 증원의 근거로 삼은 보고서와 자료를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의학교육 전문가들의 견해를 존중해 먼저 의학교육의 질이 훼손되지 않는 방안을 마련하고, 이공계 교육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미래를 파괴시키지 않는 방안을 마련한 후 의대 증원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한내과의사회를 비롯한 여러 의사회들도 각 나라의 지역적·의료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단순 통계 수치의 비교를 통해 도출한 결과를 인용하면서 정책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비판하고 있으며, 당장 내년부터 현 의과대학 정원의 약 70%나 되는 인원을 한꺼번에 늘릴 정도로 준비가 완벽하게 되어 있는지에 대해서도 반문하고 있다. 더불어 의학교육을 책임지는 실무자라고 할 수 있는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
2024-02-28 05:40‘소아과 오픈런, 산부인과 줄폐업’이라는 말이 낯설지가 않다. 바닥을 향해가는 출산율을 잡기 위해 정부가 대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기존 인프라마저 무너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부산 기장군에 있는 한 종합병원이 분만과 관련된 산과 진료를 폐업한다고 선언했다. 2월 8일까지만 분만 관련 진료를 운영하고, 고령화 시대에 맞게 정형외과 진료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병원 경영 측면에서는 지극히 합리적인 결정일 수 있으나, 종료까지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내원객들에게 통보했다는 점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 병원의 갑작스러운 분만 진료 중단으로 인한 주민들의 불편도 문제로 남았다. 병원이 제시한 진료 중단의 이유는 가임연령의 결혼관 변화, 저출산 문제 심각성 및 24시간 응급진료가 필수인 산과(분만) 의료진 수급의 어려움이다. 산부인과 진료는 계속하지만, 분만은 받지 않겠다는 것에 주목할만 하다. 산부인과의사회에서도 기자회견을 통해 여러차례 분만병원의 운영 어려움에 대해 강조했다. 분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가피한 의료사고에 대해 의사에게 과도한 책임을 묻다 보니, 의료진의 이탈과 함께 분만병원 감소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했다. 분만 수가도 의료소송
2024-01-25 05:40지난 1월 2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부산광역시에 위치한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방문해 기자회견 등을 질의한 이후 이동하는 과정에서 흉기를 든 괴한에게 피습을 당했다. 피습을 당한 이재명 대표는 현장에서 쓰러졌고, 이후 응급조치를 먼저 받은 뒤, 부산대병원을 거쳐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응급의료체계 위기가 2가지가 드러나게 되는데, 하나는 119구급대 출동 과정이고, 다른 하나는 현행 응급의료체계의 대국민 신뢰성이다. 먼저 119구급대 출동 과정을 살펴보면,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가 피습을 당한 이후 신고부터 구급차의 현장 도착까지 20여분이 소요됐다. 골든타임은 각 질환별·상황별로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1시간 내에 치료가 가능한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받아야만 사망 및 후유증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을 고려한다면 구급차의 출동시간은 한 사람의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을 정도로 충분히 긴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부산소방재난본부 측은 가덕도에는 소방안전센터가 없어 출동할 119구급대가 없었고, 인근의 다른 안전센터 등에서도 119구급차들도 모두 출동한 상황이어서 그나마 20여분 떨어진
2024-01-08 05:42최근(1월 3일) 대한요양병원협회 주관으로 ‘요양병원 간병급여화 시범사업 본사업 조기 실시’를 논의하는 토론회가 있었는데, 본사업에 앞서 반드시 요양병원의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정부의 다소 냉랭한 시선을 볼 수 있었다. 정부가 요양병원을 문제로 보는 이유는 장기입원 문제 때문이다. 정부는 한정된 재원에서 의료비 누수를 줄여야 하는데, 요양병원의 수가 지금도 너무 많고, 입원이 필요없는 환자들을 받아두고 건강보험 재정을 소모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요양병원 장기입원 문제가 고착화된 것이 요양병원의 잘못만은 아니다. 대한요양병원협회에서도 문제 상황에 공감하며 중증 환자 위주 진료 및 의료 질관리 등 개선에 나서겠다고는 했지만, 한편으로 요양병원 입장에서 머무르겠다는 환자를 내보낼 수는 없는 상황이다. 요양병원에 경증 환자가 몰리는 이유는 특별한 사례를 제외하고는 노인장기요양등급 1,2등급을 받아야만 입소할 수 있는 요양시설(요양원)과 달리 요양병원은 모든 환자군이 입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원래는 요양시설에서 수용해야 할 경증 환자를 반대로 지금 요양병원이 하고 있으니, 정책의 실패라고도 할 수 있겠다. 정부는 올해 7월부터 시행되는 요양병원 간병급여
2024-01-05 05:40산업 활성화를 위해 개인의 의료정보를 활용하는 법을 통과시키기 이전에, 그 한계를 정해 안전성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단일 보험체계로, 개인의 의료 청구 데이터를 공공기관인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국민건강보험심평원 등에서 축적해 빅데이터로 관리하게 된다. 세계에 자랑할만한 한국의 의료 서비스 자원에는 우수한 인적 자원과 의료기술뿐만 아니라, 수많은 국민들에 의해 생성된 보건의료 빅데이터도 포함된다. 의료정보 빅데이터를 통해서 질환의 경과나 치료행위의 효과 등에 대한 다양한 연구 및 분석이 가능하고, 이는 의료 질 향상이나 신기술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 해외에는 이와 유사한 전국민 빅데이터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그 가치는 더욱 상승한다. 현재는 연구 목적 외에는 기업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 않지만, 산업 활성화 측면에서 개인 의료정보 공유를 활성화하자는 것이 ‘디지털헬스케어법’이다. 하지만 의료정보는 민감한 개인정보로서, 오용될 경우 심각한 불이익을 당하게 될 수 있다. 개인이 어떤 질환을 앓고 어떤 치료를 받았는지를 사적인 기업이 획득한다면, 취업이나 보험 가입 등에 제한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특히 기업의 목적은 이윤 추구인 만큼, 기업 입장에서
2023-12-15 05:40정부가 의료취약지역과 휴일·야간 비대면진료 예외적 허용 범위 확대하는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보완 방안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지역응급의료센터로 30분 이내 도달 불가능 또는 권역응급의료센터로 1시간 이내 도달 불가능한 인구의 지역 내 분율가 30% 이상인 시·군·구(98개) 및 휴일‧야간 시간대에 비대면진료 예외적 허용 기준을 현행 18세 미만 소아에서 전체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의약계는 한뜻으로 반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한의사협회에서는 이번 방안은 비대면진료와 관련해 기본적인 대원칙들을 무시하는 방안이자 환자의 건강권 보호가 아닌 편의성만을 유일한 근거로 삼은 책임과 의무를 등한시한 결과물 그 자체라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특히, 응급환자는 대면진료를 통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이뤄져야 하고, 응급의료 접근성 개선은 비대면진료가 아니라 응급의료 환경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비대면진료가 이뤄져도 환자들이 즉각 약을 수령할 수 없는 환경이 유지된다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반문하고 있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비대면 진료는 의료적 측면만 따진다면 우리나라 실정에서 필요성보다는 특수한 일부 상황을 제외하고는 오히려 근절해야 한다고
2023-12-05 05:21의료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되는 R&D 사업을 응원한다.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질병이 있을까? 꼭 질병이 아니더라도 갑작스러운 사고로 외상을 당하는 경우도 많다. 지금까지 약 7,000개의 희귀질환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알지 못하는 것과 앞으로 발생하게 될 것까지 포함하면 개수는 더 많아질 것이다. 많은 사람이 앓고 있는 질병은 개선과 지원 요구에 대한 목소리를 비교적 내기 쉽지만, 20,000명 이하가 앓는 희귀질환은 그 중 10% 정도만 치료제가 개발돼 있을 만큼 열악한 상황이다. 소아암과 소아질환은 더 심하다. 성인에 비해 소아청소년은 약자이고, 소아청소년 질환을 연구하고 진료하는 의사는 늘 부족하다. 인구 수가 점차 감소하고 있고, 진료는 어려운데 보상은 적다는 이유로 전공의 지원도 감소하고 있다. 전체 자원이 한정돼 있으니 많은 사람에게 이익을 주는 효율적인 관점에서 볼 때면 정책에서 우선 순위가 밀리는 질환들이다. 소수가 앓는, 해결된다는 확신도 없는 중증 질환을 위해 확실하게 돈을 쓰면 나아지는 다수의 경증 질환을 무시할 수는 없기도 하다. 그것이 그동안의 어쩔 수 없는 경제적 관점이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의료의 미충족
2023-11-16 07:27보건복지부가 지난 11월 1일 소아의료체계 강화를 위해 올해 2월과 9월 발표한 대책에 대한 정책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정책설명회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소아진료 정책가산 신설 등 건강보험 지원과제가 확정됨에 따라, 대책 내용과 추진계획을 설명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 이행에 필요한 현장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했다는 것이 보건복지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정작 해당 설명회를 다녀왔거나 관련 소식을 들은 의료계에서는 소아의료 개선을 위해 정부가 첫 발자국을 옮긴 것에 대해 감사하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일각에서는 ‘정부가 그동안 자신들이 해왔던 노고에 대한 자랑’ 또는 ‘조삼모사’ 등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도대체 해당 설명회에서 논의된 내용 및 진행과정에 어떤 문제가 있었던 것일까? 우선 정부에서는 이번 설명회를 통해 의료계에 소아의료 대책 이행을 위한 국가 예산 및 건강보험 재정 지원에 대한 3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자금 투입계획과 현재 추진 중인 영유아검진에 대한 보상 강화 등 소아 일차의료 강화 및 지역협력체계 구축 시범사업 추진에 대한 이행계획 등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은 한 달에 30~4
2023-11-08 05:25오는 11월 20일 의료계에서 통칭 ‘면허박탈법’이라고 불리는 의료법 개정안이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최근 국민의힘 최재형 의원이 서울특별시의사회와 함께 통칭 ‘면허박탈법’으로 불리는 의료법에 대한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번에 발의된 개정안은 의료인 면허 취소 사유를 모든 범죄의 금고 이상의 형에서 특정강력범죄과 성폭력 및 아동·청소년 성범죄로 완화하고, 금고 이상의 선고유예 조항 삭제하며, 면허 재교부 제한 기간 10년에서 5년으로 축소 및 면허재교부 후 자격정지 처분으로 면허 취소되는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직 법이 시행조차 되지 않았음에도 곧 시행 예정인 의료법 개정안은 문제가 많으니 지금 당장 개정이 필요하다는 모양새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에 대해 본 기자가 든 생각은 ‘면허박탈법’이라고 불리는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한 의료계의 극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국 강행처리를 했다가 의료계의 반발 및 현재 무너지고 있는 필수의료의 붕괴가 가속화될 것을 걱정해 의사들을 달래기 위해서 부랴부랴 수정안을 만들어 추진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의료인 면허 결격사유를 강화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의 필요성과
2023-10-26 05:36심장의 기능이 쇠약해져 혈액 공급이 불안정해지는 병을 ‘심부전’이라 일컫는다. 한자로는 心不全. 말 그대로 심장이 온전하지 않은 상태다. 이처럼 쉬운 뜻풀이와는 다르게, 일반인들이 단순히 ‘심부전’이라는 단어를 듣게 된다면 무슨 병인지 짐작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대표적인 중증 질병인 ‘암’을 진단받게 되면 대게는 두려워하는 반응을 보이곤 하지만, 암만큼이나 위험한 ‘심부전’을 진단받게 되면 낯설게 느끼는 환자가 많다는 의사들의 이야기도 쏟아져 나온다. 환자나 보호자에게 병이 쉽게 와닿지 않는다는 것은 환자의 예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한심부전학회가 지난 해 발표한 팩트시트에 따르면, 2002년에서 2020년까지 변화를 보았을 때10만 명당 심부전 발생률은 482명에서 609명,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은 21명에서 74명, 심부전으로 인한 사망은 3명에서 15.6명으로 늘어났다. 갈수록 그 중증도가 높아지는 만큼, 병의 심각성에 대해 인지라도 한다면 제때 치료를 받아 조금이라도 나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심부전이라는 병명을 심장기능상실, 말기심장병 등 직관적으로 그 의미를 알 수 있게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2023-10-25 05:33사람을 구하기 위해 세워진 병원이 역설적으로 사람을 못 구하고 있다. 환자는 넘쳐나는데, 환자를 치료할 사람을 고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보건의료기본법에 의하면, 보건의료란 국민의 건강을 보호·증진하기 위해 국가·지방자치단체·보건의료기관 또는 보건의료인 등이 행하는 모든 활동을 말한다. 우리나라 보건의료는 국민건강보험이라는 공적 의료보장체계 안에서 양적·질적으로 발달해 왔으며, 선도적인 의료기술 연구가 뒷받침되며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수준에 이르렀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늘도 있는 법, 우리나라 의료제도가 높은 성장을 이루기는 했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문제가 많다. 병원은 국민의 건강을 위한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운영을 위해 사업과 경영을 신경써야 한다. 더 많은 환자를 받기 위해 ‘3분 진료’를 진행해야만 했고, 값싼 전공의와 보건의료인력의 수고가 갈아넣어져야 했다. 10월 11일 서울대병원·경북대병원 노조가 의료 현장의 묵은 문제를 지적하며 각각 파업을 시작했다. 경북대병원은 13일 잠정 합의를 체결했지만, 서울대병원은 주말을 넘긴 16일까지도 파업 진행 중에 있다. 서울대병원 노조와 시민사회단체들은 ▲의사 성과급제 폐기, ▲인력 충원 약속
2023-10-17 05:40“병·의원이 돈을 많이 버는 것 같죠? 실상은 월급날만 되면 대표원장과 병원장, 의료재단의 이사장들은 밤에 잠을 못자요” 지난해 서울아산병원에서 간호사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필수의료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관련해 새로운 정책 등이 추진되거나 정책 개선방향 등이 발표·추진될 때마다 만나는 병·의원의 병원장들마다 하는 말이다. 특히, 학회나 의사회 등 의료계 관련 협·단체들을 만날 때마다 이야기는 기·승·전 이후 ‘수가’에 대한 이야기로, ‘수가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경우가 거의 대다수라고 할 수 있다. 처음에는 병·의원을 갈 때마다 환자가 붐비고, 연봉도 1억원이 넘어가는 것 같음에도 불구하고 왜 병·의원을 경영하고 있는 의사들이 수가를 올려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에 대해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비싸기만 한 ‘비급여’ 진료 등을 고려하면 의사들의 욕심이 너무 과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하지만 병·의원을 경영하는 의사들을 만날수록, 의사들의 경영·개원을 위해 마련된 행사를 취재하기 위해 드나들수록 의사들이 돈을 많이 벌어들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음은 물론, 왜 의사들이 본인이 배운 필수의료 관련
2023-09-12 05:40제도의 변화에는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이후 결과를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 의료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신의료기술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신의료기술 평가 제도’의 변화를 살펴봤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신의료기술 선진입-후평가 제도개선 공청회’를 8월 30일 개최했다. 실제 제도 개선에 앞서 규제 완화쪽으로 개선 방향을 밝힌 행사였다. 앞으로 해당 제도를 통해 의료계에 새롭고 유용한 의료기술이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이를 통해 환자에게 실제적인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언제든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도 주의해야 한다. 보건의료산업은 대표적인 규제 산업이다. 신약 또는 신의료기기의 도입은 국민의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니 반드시 관련 기관의 심사와 평가를 거치도록 돼 있다. 신의료기술 평가는 이전에 등록되지 않은 의료행위가 안전성·유효성이 있는지 체계적 문헌 고찰 등으로 평가하는 제도다. 하지만 식약처 허가와 이어지면서 현장 도입이 늦어지는 문제와 말 그대로 혁신적인 신의료기술의 경우 증거 문헌을 마련하기가 어렵다는 문제 등이 계속 지적돼 왔다. 이에 이번 제도 개편은 산업계의 의견을 반영해 신의료기술이 현장에서 이전보다 쉽게
2023-09-05 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