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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면역억제제 급여·질병코드 개선해 만성두드러기 치료 접근성 높여야

3~5년의 치료가 필요한 만성두드러기 환자, 치료에 대한 경제적 부담 높아

“삶의 질을 위협하는 만성두드러기 치료 접근성 개선이 필요합니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가 10월 1일 ‘세계 두드러기의 날(World Urticaria Day)’을 기념해 국내 만성두드러기 현황과 임상 현장의 미충족 수요를 짚어보고, 치료 환경 개선을 5일 촉구했다.

10월 1일 ‘세계 두드러기의 날’은 질환 인식 제고 및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2014년 제정됐으며, 올해 주제는 ‘치료 접근성 개선(Access to Care)’으로 보다 많은 환자가 적절한 시기에 알맞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치료 환경 개선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이날 예영민 아주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만성두드러기 질환 심각성 및 환자들의 사회적·정신적·경제적 부담’을 주제로 발표했다.

먼저 예 교수는 만성두드러기에 대해 “가려움을 동반한 팽진과 혈관부종이 특징인 만성두드러기는 두드러기가 6주 이상 거의 매일 ▲피부 접촉 ▲체온 상승 ▲운동 ▲햇빛 노출 등 일상적인 자극만으로도 유발·악화되는 질환으로, 평균 3~5년간 지속되며 2주 정도 약물치료를 실시해도 증세가 호전돼 치료를 중단하면 다시 증세가 심해지는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성두드러기 유병률은 전세계적으로 전체 인구의 1% 정도로 보고되고 있는데,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유병율이 3% 내외로 유럽·북미 지역 대비 높고, 약 150만명의 환자가 만성두드러기로 고통받고 있음은 물론,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소아 연령층과 노인 연령층에서 유병률이 더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음을 덧붙였다.

무엇보다 예 교수는 다양한 병인 기전이 관여하는 만성두드러기는 난치성인 경우가 많고, ▲자가면역질환 ▲알레르기질환 ▲불안·우울 등 정신질환을 동반할 수 있고, 악화와 호전을 오랫동안 반복하기 때문에 일상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쳐 개인의 삶의 질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심각하게 바라봐야 하는 질환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만성두드러기 환자의 삶의 질은 중등도 이상의 ▲건선 및 아토피피부염 환자 ▲혈액투석 중인 만성 콩팥병 환자 ▲인슐린 투여가 필요한 당뇨 환자만큼 낮은 것으로 분석됐으며, 특히 수면장애가 심한 경우가 많고 전반적인 업무 수행의 어려움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증도가 높은 만성두드러기 환자의 삶의 질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중증 아토피 피부염 환자와 비슷한 0.7점에 그쳤으며, 중증 건선과 비교 분석한 연구 결과에서도 중증 만성두드러기 환자의 ▲불안 ▲우울 ▲수면장애 지수는 중증 건선 환자보다 모두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외에도 만성두드러기 치료 기간은 50% 정도가 4.3년 정도 소요되며, 증세가 심각한 경우에는 9.4년 정도 치료받는 것을 나타나 중증도에 따라 치료기간에도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 현재 만성두드러기를 치료하는 환자 중 70% 정도는 학회에서 강조하고 있는 표준치료제 2세대 항히스타민제로 치료를 받고 있으나, 현재는 부작용 등의 문제로 권고하지 않는 1세대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로 치료하고 있는 환자들도 많은 점을 지적하며, 해당 환자들에게 안전하면서도 두드러기를 조절할 수 있는 치료제가 요구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따라서 예 교수는 개인 및 가족의 질병 부담과 사회적 부담에 대한 특별 관리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장윤석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총무이사는 만성두드러기 치료 환경 개선에 대해 제언했다. 

먼저 장 이사는 “만성두드러기는 중증도에 따른 치료제 투여가 필수적으로, 고용량 항히스타민제로도 충분한 임상적 효과를 보지 못해 사이클로스포린 등 면역억제제 사용이 필요한 환자에게 생물학적제제를 효과적인 치료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지만, 급여가 되지 않아 중증도에 맞는 적절한 치료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지난 2022년 발표된 국내 리얼 월드(real-world) 연구에 따르면 6개월 이상 항히스타민제 치료로 조절이 되지 않는 중등도 및 중증 두드러기 환자 중 55.8%가 항히스타민 치료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적인 부담 등을 이유로 효과가 떨어지는 치료제를 계속 사용해야 하는 국내 치료 환경으로, 항히스타민제로 치료되지 않는 만성두드러기 환자를 대상으로 생물학적제제 급여가 적용되고 있는 영국과 호주, 중국 등 다른 나라와 대조적인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장 이사는 “치료지침에 따르면 1차적으로 항히스타민제 표준용량으로 치료한 뒤, 증세가 호전되지 않으면 표준용량에서 2배·4배 순으로 순차적으로 용량을 늘리게 되는데, 이마저도 효용이 없을 경우 면역억제제를 통해 치료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만성두드러기에 효능이 있는 항IgE 면역억제제의 경우 유럽 등의 가이드라인에서는 주사를 맞을 때에 2개씩 맞도록 되어 있는데, 가격이 많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1개당 30만원 수준으로 환자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치료 접근성 차원에서 권고 등급 A로 최우선 권고되는 의약품이자 부작용도 거의 없는 1개당 30만원인 항IGE 생물학적제제에 대한 급여화가 시급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더불어 졸리지 않는 항히스타민제도 있는데, 항히스타민제는 원래 졸린 약이라고 당연하게 생각하며 1세대 항히스타민제를 처방·복용하는 행태로 인해 일상생활이 힘듦은 물론 운전 중에 갑작스런 졸음으로 교통사고가 날뻔했던 사례 등을 고려하면 만성두드러기 치료 약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증 만성두드러기에 대한 별도의 질병 코드 신설 등 중증도에 따라 적절한 치료가 가능한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제기됐다.

장 이사는 “현재 만성두드러기의 경우 중증도를 가리지 않고 모두 하나의 질병코드로 분류되고 있지만, 중증 건선이나 중증 아토피 피부염처럼 장기적이고 적극적인 치료가 필수적인 질환인 만큼 별도의 질병코드를 신설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환자들이 종합병원을 많이 찾는 경증질환 중 10위로 만성두드러기가 등극할 정도로 1시간씩 대기 후 외래진료를 받고 있는 현실을 이야기하며, 장기적으로는 중증 질환으로 분류되어 환자의 경제적인 부담을 경감해주는 제도를 통해 적절한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끝으로 지영구 이사장은 “만성두드러기는 정책적인 아젠다에서 소외돼 있어 환자들이 신체적·정신적·경제적 고통을 오롯이 감내해야 하며, 특히 중증 만성두드러기의 중증 질환 분류를 통해 환자가 경제적인 부담 없이 중증도에 따라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장기적인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는 만성두드러기 환자가 필요한 시기에 최적의 치료를 통해 건강한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치료 환경을 개선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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