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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중증 천식은 ‘중증 질환’…정부·의료인 인식 개선해야

김상헌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진료지침이사

매년 5월 첫 번째 화요일은 ‘세계 천식의 날’이다. ‘세계 천식의 날’은 세계천식기구(GINA)에서 천식에 대한 인식 증진을 목적으로 기념하고 있다.

올해 2023년에는 5월 2일이 ‘세계 천식의 날’이 되었으며, 이를 기념해 최근 한국천식알레르기협회는 중증 천식 환자들이 경증의 천식 환자들보다 사망률이 높고, 의료기관 이용과 약제 비용 등을 몇 배나 지불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고통스러워 하고 있음을 호소했다.

특히, 중증 천식에는 생물학적 제제가 효과적이나, 비용이 너무 비싸 환자들이 투약하기에는 어려운 환경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메디포뉴스는 ‘세계 천식의 날’을 기념해 김상헌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진료지침이사(한양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을 만나 중증 천식이 어떤 질환이고, 현재 중증 천식 환자들이 처한 환경과 중증 천식 환자들을 위해 개선 등이 필요한 제도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중증 천식’에 대한 소개·설명을 부탁드립니다.

A. 경증 질환과 중증 질환이 있듯이 천식에도 경증 천식과 중증 천식이 있습니다. ‘병이 심하다’라는 의미에서 ‘중증 천식’은 심한 천식을 이야기를 하는데요. 

흔히 천식은 되게 흡입 스테로이드나 기관지 확장제 등의 약을 사용하게 되면 증상이 좋아지고 악화도 예방되는 효과를 보입니다.

그러나 이런 통상적인 치료, 특히 높은 용량의 흡입 스테로이드나 기관지 확장제를 환자가 열심히 썼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증상이 좋아지지 않거나 잦은 악화를 보여서 환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데, 저희들은 이러한 환자들을 ‘중증 천식 환자’라고 부릅니다.

Q. 현재 중증 천식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어떠한 상황에 처해있고, 어떤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나요?

A. 천식은 가장 힘든 것들이 환자 호흡기 증상으로 인한 고통인데요. 기침과 가래는 계속 나오고, 숨을 쉬기 힘든 증상들 때문에 일상생활을 수행하기가 어렵습니다. 

어떤 분들은 이제 직장에 나가기가 어렵고, 학교에 나가는 학생들은 학교의 정상적인 학업이 어려운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특히, 천식이 갑자기 심해지면 병원 또는 응급실을 찾아야 하거나 입원을 해야 되는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한 그런 상황에 빠질 수 있습니다.

애초에 환자가 그렇게 죽을 수도 있는 그런 고통을 이제 자주 경험을 한다는 것 자체가 환자의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초래하게 되며, 환자들이 이런 어려움을 겪다 보니까 또 다른 치료 방법 및 민간요법 등을 찾기도 합니다.

그리고 요새 이제 생물학적 제제들이 나오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습니다.

문제는 생물학적 제제 등의 약들이 고가의 약재이기 때문에 환자가 쉽게 약을 쓸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으로, 고가의 비용을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경제적인 부담 등이 환자들이 느끼는 어려움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Q. 현재 우리나라의 ‘중증 천식’에 대한 인식, 제도, 의료체계 등의 수준은 어떠한가요?

A. 저희가 보는 임상에서 천식 관리의 어려움 중에 하나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천식을 경증 질환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들이 많다는 것에 있습니다.

일반인들도 천식을 경증 질환으로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치료받지 않고 있거나, 천식 환자를 보는 일반 원장님들은 천식을 ‘약 주면 좋아지는 병’이라고 생각해 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증 천식 환자는 통상적인 약으로 조절이 되지 않으니까 2·3차 병원으로 환자를 보내야 하는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않아 중증 천식 환자들이 여전히 1차 기관에 많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제대로 된 환자의뢰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은 것 자체가 우리나라의 문제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생물학적 제제가 나오면서 이러한 약들이 환자한테 도움이 되고 있다는 임상 근거는 충분합니다. 임상 시험뿐만 아니라 실생활 연구 관련 자료들도 많은 쌓여 있습니다.

문제가 있다면 ‘천식 환자한테 비싼 약을 써야 돼?’라는 관계 당국의 약간 접근 자체가 “환자들의 현실을 외면하고 있는 것들이 아닌가?”라는 걱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환자에게 적절한 약을 잘 쓰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중증 천식에서 생물학적 제제는 모든 환자들에게 다 효과가 있지 않습니다. 때문에 환자들의 특성에 따라서 적절한 약제를 선택하고 사용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제 중증천식 환자들의 질병상태를 정확하게 분석해야 합니다. 이를 ‘환자의 표현형을 평가한다’라고 말하는데요.

약물과 사용해서는 특정 약이 효과가 있는 타입인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환자에게 알레르기가 있는지, 염증적인 측면에서 호산구성 염증이 강한지 등을 정확히 알아야 쓸 수 있는 약재의 선택이 달라지고, 약을 썼을 때 효과 여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판단을 정확하게 하려면 이제 1·2차 병원은 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중증 천식 클리닉을 갖춘 병원에서 생물학적 제제를 쓸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모든 상급종합병원이 중증 천식 클리닉 등을 다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는 천식을 전문적으로 보는 교수들을 비롯해 ▲동반 질환을 평가할 수 있는 이비인후과나 영상의학과 등의 진료과들에 대한 협진체계 ▲환자의 표현력을 평가할 수 있는 혈액검사나 알레르기 피부 시험 ▲환자의 염증 정도를 평가할 수 있는 호기산화질소나 유도 객담에서의 평가들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희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에서도 중증천식 클리닉이 갖춰야 되는 필수 요건에 대해서도 강조하고, 중증 천식 환자를 보려면 최소 갖춰야 하는 것에 대해서 의견을 드리고 있습니다.



Q. ‘중증 천식’ 환자들을 위해서 단기적 또는 중·장기적으로 어떤 개선이 필요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A. 전체적으로는 중증 천식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인 부담에 대한 인식들이 좀 더 개선돼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중증 천식을 여전히 경증이라고 생각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겉으로 눈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피부에서 염증이 보이거나 X-ray를 찍을 때 커다란 혹 등이 보이지 않는 질환이니까 가시적으로 질병 부담이 낮게 평가되는 측면들이 있는 것 같아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또, 대부분의 환자들이 고령이시고, 환자들의 어려움을 전달할 수 있는 통로를 가지고 있지 못해 환자들의 고통이 제대로 보건 당국이나 정책 입안자들한테 충분히 전달되지 못함이 있어서 환우회나 환자의 입장을 반영할 수 있는 한국천식알레르기협회와 같은 단체들의 활동이 좀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진료 체계와 관련해서는 우리나라 의료체계에서 어떻게 중증 천식 환자들을 위해 정착해 나갈 것인가 하는 여러 어려움이 있습니다. 다만, 단기적으로 생각해보면 환자 교육 등이 필요하며, 천식 관련 환자들의 만성질환 건강상담 등에 대한 수가 책정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약물 사용과 관련해서는 ‘생물학적 제제’의 경우 중증 천식을 진료할 수 있는 전문 센터에서 처방이 가능하고, 급여 기준 등을 조금 더 완화해준다면 좀 더 많은 환자들의 관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Q. 중증 천식과 관련해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의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A. 중증 천식과 관련해 학회에서 과학적인 근거들을 만들어내고 보급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학회에서 논문도 내지만, 진료 지침 또는 권고안 등을 많이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또, 예전에 학회에서 중증 천식과 관련된 전문가 의견서를 낸 바 있습니다. 다만, 의견서가 영문으로 나와 보급에 조금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아 이제는 국문으로 된 그런 메시지가 간결한 그런 지침과 권고안을 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특히, 약물을 높은 단계로 써도 조절이 되지 않는 환자 또는 경구 스테로이드를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하는 스테로이드 의존성 환자는 ‘중증 천식 환자’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주고, 해당 환자를 빨리 중증천식 클리닉으로 전원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려 합니다.

이외에도 경구 스테로이드와 관련된 환자 부담을 어떻게 하면 낮출 것인가에 대한 의견 제시와 환자들에게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는 것이 전체적으로 국민보건 향상에 기여한다는 근거들을 만들어내는 것들이 학회에서 하는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Q. 그밖에 정부나 의료계, 국민들을 향해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A. 중증 질환에 대해서 환자의 관리가 중요하고, 이 환자들이 우리나라 보건 체계에서 좀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이루어졌으며, 現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과도 일치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중증 질환이 암 등의 질환뿐만이 아니라 중증 천식도 굉장히 환자에게 큰 고통을 주는 질환이기 때문에 관계 당국에서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생물학적 제제와 관련된 급여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여러 전문가들이 목소리를 모아서 전달하고 있는 만큼, 이번 기회에 이런 것들이 잘 이루어진다면 환자들한테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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