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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중증 천식 환자 맞춤형 치료 위한 ‘생물학적 제제’ 급여화 필요

김태범 교수 “환자들, 비용 탓에 부작용 감수하고 스테로이드 선택중”

염증 매개체가 다른 중증 천식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약이 통하지 않아 부작용을 감수하고 경구용 스테로이드에 의존해야 하는 중증 천식 환자들을 위해 생물학적 제제 보험 급여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천식알레르기협회가 4월 27일 세계 천식의 날을 맞아 ‘숨 막히는 고통, 중증천식을 말하다’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세계 천식의 날’은 세계천식기구(GINA)에서 천식에 대한 인식 증진을 목적으로 만든 날로, 매년 5월 첫 번째 화요일로 지정돼 있다.

이날 김태범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중증 천식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천식 환자들보다 사망률이 높고, 의료기관 이용과 약제 비용 등이 수 배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음을 발표했다.

김 교수는 “건강보험자료 공유서비스(NHISS)를 통해 분석한 통계에 따르면, 천식 유병률은 2006년 1.62%에서 2015년 4.74%로 증가세에 있고, 천식 관련 사망률 또한 2003년 대비 2015년에 약 2.9배 이상 증가했다”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건강보험 청구자료로 분석한 연구에서는 중증 천식 유병률은 6.1~10%로 보고되고 있는데, 이는 세계천식기구에서 제시하는 6.1% 이상의 높은 수치에 해당함을 강조했으며, 현재 중증 천식 환자는 7만명 이상으로 추정되고,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한, 천식 연간 사망률의 경우 2003년에는 10만명당 16명 정도에서 2015년도에는 28명까지 2배 가까이 증가했고, 천식 기여 사망률은 10만명당 사망률은 ‘4.8명 → 13.8명’까지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중증 천식은 10만명당 연간 사망률이 ‘1900건 → 2600건’으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에 있음을 전했다.

이어서 김 교수는 중증 천식의 외래방문 횟수는 비중증 천식에 비해 약 3배에 달하고, 연간 입원횟수는 약 2배에 달하며, 외래 비용 또한 비중증 천식의 약 3배 및 환자당 약제 비용은 9~10배에 달하는 점을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급성 악화와 관련된 비용도 중증도가 높을수록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라면서 “경증 천식 환자는 천식으로 악화가 됐을 때 악화로 인한 천식의 비용이 약 15%를 차지하는 반면에 중증 환자는 급성 악화와 관련된 비용이 약 40%를 차지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1인당 소요되는 입원 비용이 중증 천식 환자의 경우 약 330만원으로 경증 환자(170만원) 대비 2배 가까이 들어가고 있었으며, 경구 스테로이드를 많이 먹음으로써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부작용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중증 천식의 심각성을 주지시켰다.

이러한 중증 천식에는 생물학적 제제가 효과적이나, 비용이 너무 비싸 환자들이 투약하기에는 어려운 환경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 교수는 “생물학적 제제는 ‘스테로이드’로 인한 부작용이 없으며, 효과도 좋은 의약품이지만, 약값이 월 100~300만원에 달해 환자들의 입장에서는 ‘그림의 떡’이어서 부작용이 있음을 알고 있음에도 경구형 ‘스테로이드’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다른 선진국에서는 최근에 나온 천식 관련 생물학 제제 4개의 의약품에 대해 보험 적용이 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해당 4개 의약품에 대해 보험이 적용되지 않고 있는 것을 꼬집으면서 천식 관련 생물학적 제제가 보험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중원 이사장은 “중증 천식은 표현형이 매우 다양하고 이질적인데, 이러한 다양한 표현형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세계천식기구나 국내 진료지침 등에서도 표현형에 맞는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미 여러 다양한 천식의 표현형별로 적절한 치료법이 국내 허가돼 보험 급여를 신청한 상태”라고 전했으며, 국내에서는 천식 표현형 중 일부인 알레르기 천식에만 사용할 수 있는 오말리주맙만이 급여권에 진입해 있어 치료가 제한적인 실정인 것에 대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재원 인제의대 일산백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환자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있고, 사회적 요구가 많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관련 부처에서도 활발하게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보험 급여 과정에 대해 아쉬운 부분을 드러냈는데, 정 교수는 “새로운 약재가 나오면 임상적 효과나 유용성 판단을 기존 약재와 비교해 판단하는 경향이 있는데, 기존의 ‘오말리주맙’이 허가받기 위해 비교됐던 기존 약재가 효과는 비슷하나 가격이 너무나 저렴했던 경구용 스테로이드였던 탓에 급여화가 지지부진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약제들이 보험 급여를 받으려면 ‘오말리주맙’ 값과 가격 비교를 해야하는데, 다른 나라에 비해서 ‘오말리주맙’이 낮은 가격으로 보험 급여를 받음으로써 후발주자들이 ‘오말리주맙’ 대비 비용과 효과가 유효해야 하는 불합리함을 지적했다.

특히, 정 교수는 중증 천식은 우리가 볼 때는 하나에 불과하지만, 염증 매개체들이 각각 다 다르다면서 정부에서 볼 때는 똑같은 중증 천식이라서 똑같은 약을 쓸 것 같지만, 임상 의사 입장에서는 생물학 표지자에 따라서 목표를 골라 잡을 수 있도록 무기가 달라져야 하기 때문에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무작정 저렴한 약을 골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이나 생물학 표지자에 따라서 약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안수 순천향의대  부천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또한 주요 국가 대비 우리나라의 중증천식 생물학적 제제 보험 급여 환경이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과 일본, 호주, 캐나다 및 여러 유럽국가들이 다양한 중증천식 생물학적 제제에 보험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점을 꼬집으면서 우리나라만 유독 다른 나라에 비해 보험 급여가 상당히 제한적인 상황인 것에 대해 비판했다.

이어 장 교수는 “천식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들은 부작용 위험성이 높은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할 수 밖에 없지만, 경구 스테로이드제를 장기적으로 사용할 경우 당뇨나 고혈압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 우려가 높으며, 스테로이드제 의존성 천식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천식에 비해 사망률도 더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의료현장에서는 비싼 가격 때문에 의사가 환자에게 좋은 약이 있다는 말을 꺼내는 것이 조심스럽고, 환자도 정기적으로 약을 투약해야 하는 상황에서 월 100만원 이상의 높은 비용을 감당치 못해 시선을 돌리는 일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 비판하면서 경구 스테로이드제 사용을 줄일 수 있는 생물학적 제제에 대한 접근성 확대가 더욱 시급한 상황임을 호소했다.

끝으로 장 교수는 “중증 천식과 관련해 바라고 있는 것은 중증 천식이 희귀난치성 질환에 포함돼 투석 환자가 투석을 받으면 혜택을 받는 것처럼 중증 천식 환자는 일반 천식으로 다루지 말고, 난치성 질환으로 다루어서 생물학적 제제를 쓰더라도 훨씬 경제적 부담을 덜게 하고, 매월 또는 정기적으로 잘 맞을 수 있도록 혜택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지영구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이사장(단국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 내과 교수)은 “통계에 따르면 국내 천식으로 인한 입원율이 OECD 평균보다 약 2배에 달하고, 천식으로 인한 연령 표준화 사망자 수는 미국이나 일본보다 약 3~4배 높은 것으로 확인돼 국내 천식 치료환경은 매우 열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처럼 국내 중증천식 치료 환경 개선이 시급한 만큼, 환자들의 질병 부담과 생물학적 제제 비용효과성을 충분히 고려해 조속한 급여 논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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