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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초점] 국회서 가열된 수술실 CCTV 찬반 공방, 핵심 쟁점은?

불안 해소 및 알 권리 충족 vs 방어 진료와 영상 유출 야기

발의된 지 불과 하루 만에 폐기돼 논란이 일었던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의 '수술실 CCTV 설치법'이 다시금 등장했다. 이에 힘입어 30일 오전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개최된 '수술실 CCTV, 국회는 응답하라!' 토론회에서는 수술실 CCTV 설치에 대한 시민단체와 의료계의 열띤 찬반 공방이 벌어졌다. / 발제에 나선 정일용 경기도의료원장은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의 수술실 CCTV 시범운영이 도민의 높은 호응을 이끌어낸 점을 언급하며, 수술실 CCTV 설치의 제도화를 주장했다. 반면, 이세라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기획이사는 수술실 CCTV가 의사의 방어 수술과 영상 유출, 환자와 의사 간 불신 등을 야기한다고 주장했다. / 메디포뉴스는 앞서 소개한 두 발제자를 비롯해 이날 토론에 참여한 찬반양론의 입장을 각각 정리했다. [편집자 주]



◆ CCTV 영상유출 예방 위한 관리 규정, 의료법에 신설해야!

정일용 경기도의료원장 지난해 9월 만 19세 이상 경기도민 1천 명 대상으로 실시한 수술실 CCTV 도입 여론조사 결과, 무려 91%가 CCTV 설치에 찬성했으며 87%는 수술을 받는 경우 촬영에 동의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수술실 CCTV는 의료사고와 성희롱, 대리수술 등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의료진의 경각심을 고취하며 환자의 알 권리를 충족하는 면이 있다. 의료분쟁에서 수술실 CCTV 영상은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객관적인 자료가 될 수 있고, 오히려 의사의 방어막이 될 수 있다.

이 같은 이유로 국 · 공립병원을 시작으로 전체적인 수술실 CCTV 도입이 필요하지만, 인권 침해가 발생할 소지도 있기 때문에 의료법에 '수술실 내 영상정보처리기기 설치 등' 조항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 병원급 이상은 수술실 CCTV 설치를 의무화하고, 정보주체 동의 하에 촬영하여 의사와 환자 간 불신을 막았으면 한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 CCTV가 의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한다는 주장에 대해 반박하자면, CCTV가 설치된 장소에서 근무하는 사람 대부분이 범죄 예방이나 인권 보호를 위해 이를 용인한다. 또, 수술실을 의사의 사생활 공간으로 보기도 힘들다. CCTV 때문에 수술에 집중할 수 없다는 주장도 타당하지 않다. 의학 방송에 출연한 의사들은 정밀 카메라 몇 대가 설치된 공간에서도 수술에 잘 집중한다.

물론 CCTV로 의료과실 여부를 밝힐 수는 없다. 그러나 집도의사가 바뀌었는지, 채혈 · 검사 · 산소공급 · 수혈이 잘 이뤄졌는지는 확인할 수 있다. 방어진료와 관련해서는 최선의 수술을 했다면 사회상규상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또, CCTV 영상을 통해 고위험 수술에 대한 불필요한 의료분쟁 · 소송을 오히려 대폭 줄일 수 있다.  

사실상 영상 유출로 인한 의료인 · 환자의 프라이버시 침해를 어떻게 예방할지가 논의의 핵심이다. 이는 개인정보보호법에 규정된 CCTV 설치 · 운영 원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더욱 엄격한 관리 · 보호 규정을 의료법에 신설하는 방향으로 해결해야 한다.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 CCTV 설치 목적은 의료인 감시나 의료행위 제한, 인권 침해가 아닌, 환자의 안전 및 예방과 알 권리의 충족이다. 사실 설치보다도 어떤 목적에서 설치하고 그게 어떻게 활용될 것인지가 더 중요한 논점이다. 앞서 발제자가 외과계의 어려움과 개인정보 유출 등의 문제를 거론했다. 이는 국민과 고민하고 공감해 함께 맞춰나갈 부분이다. 

수술실 CCTV 설치 문제는 환자의 알 권리와 인권 차원에서 고민해야 한다. 사실 환자는 의료인을 신뢰한다. 그러나 환자는 수술실에 혼자 들어가기 때문에 생명과 신체를 맡긴 상태에서 불안해할 수밖에 없다. 이 상황에서 환자는 CCTV 영상을 통해 자기에게 행해진 치료에 대한 알 권리를 충족시킬 수 있다.

즉, 환자 알 권리가 의료인 행위 감시가 아닌 환자 정보 제공 측면에서 고려됐으면 한다. 수술실 CCTV 설치는 의료분쟁, 유령수술, 감시 문제보다는 환자 안전과 관련해 논의돼야 한다. 환자가 안심할 수 있고, 환자가 원할 때 확인 가능한 정도로 긍정적인 논의를 끌고 가야 한다.

◆ 환자는 CCTV가 아닌 의사를 신뢰할 때만 안심할 수 있어!

이세라 의협 기획이사 CCTV로 의사를 감시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신뢰를 바탕으로 환자와 의사 간 오래 얘기해야만 오해가 해소된다. 만일 CCTV 때문에 의사가 소극적인 진료를 한다면? 또, CCTV로 정보가 누출되면 누가 책임지는지? 비용은 누가 부담하고 정보 관리는 어떻게 할 것인지?

수술실 CCTV를 잘못 운영하면 환자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 이 경우 정보는 영원히 남는다. 이런 걸 원하는지? 또, 의사들은 약아빠지지 못했다. 소처럼 열심히 일한다. 그런데도 5천만 명이나 되는 국민이 10만 명밖에 안 되는 의사를 못 믿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물론 일부 잘못된 의사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이유로 소를 전부 잡는 일은 하지 말자.

최근에는 수술절벽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의료사고가 많은 외과의 경우 많은 압박과 상대적인 박탈감에 시달린다. 만일 수술이 잘못되면 감옥에 가거나 100배를 물어줘야 한다. 이 때문에 젊은 의대생들 누구도 외과를 선택하지 않는다. 의료사고 규명의 어려움은 의사들도 공감한다. 하지만 의사도 잘 모르는 영역이 있다. 바로 신의 영역인 생명의 영역이다. 이를 이해해야 한다. 의사는 완벽하지 않다. 

박홍준 서울특별시의사회장 수술을 앞둔 환자는 상당히 불안해한다. 수술이 잘 될지, 아플지, 수술 후 어떻게 될지 등을 떠올린다. 이 같은 상태에 놓인 환자가 CCTV 촬영 동의서를 작성하면 과연 안심할까? 나라면 단 1분이라도 시간을 내서 환자에게 현 상태와 수술 방법 · 과정을 설명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할 것이다. 이게 훨씬 더 환자를 위하는 길이 아닌가 싶다.

환자는 수술실 CCTV 설치에 안심하는 게 아니다. 자기 수술을 담당하는 의사를 신뢰할 때만 안심할 수 있다. 의사보다 CCTV를 의지하는 것은 정상 진료현장을 완전히 왜곡시키는 어처구니 없는 논리다. 수술실은 생명을 다루는 장소여서 단 한 순간도 긴장을 풀 수 없다. 그러한 곳에 CCTV를 설치해 감시하면 최선의 수술이 불가능해지는 문제가 유발될 수 있다.

또, 의료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한다면 과연 어떤 의사가 사명감을 가지고 환자를 치료할 수 있을까? 의사가 의심받아 위축되면 그 피해는 결국 환자와 보호자에게 돌아간다. 이는 수술실 문화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다. 변화된 제도는 누가 책임질 건지? 금일 참석한 토론자 중 단 한 명도 책임질 것 같지 않다.

박종혁 의협 홍보이사 수술실 CCTV 설치를 법으로 강제할 때 의료문화가 어떻게 변할지, 환자가 최선의 수술을 받을 환경에 CCTV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가장 중요한 논점이다.

만일 5~10분 뒤 사망할 환자가 있다고 가정하면 소송을 생각해서 보수적인 판단이 내려지는 순간 그 환자는 사망한다. 이 경우 의료사고는 일어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다른 거 다 필요없다. 수술실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 수술이 일단 잘 돼야 한다. 그거 외에 뭐가 있을까 싶다. 

앞서 수술실 CCTV 도입 여론조사에서는 91%가 CCTV 설치를 찬성했는데 나는 왜 이것밖에 안 나왔는지 의문이다. 수술실 내 불법행위 근절은 모든 이의 바람이다. 그런데 이 불법행위가 왜 선진국에는 없는지? 선진국에는 더 합리적인 방안이 있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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