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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의료일원화 해법… 21일 국회토론 눈길

보사연측, 대승적 차원 단계적 통합으로 기능적 협진 제안

양방과 한방을 통합해 현재 일원화된 의료체계를 갖고 있는 중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양방과 한방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며 우리나라에서도 의료일원화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과거에 이미 양 의료체계를 통합한 경험이 있는 중국의 사례를 본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윤강재 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중국 중서의결합 운영현황에 대한 보고서’에서 중국의 중의(中醫)와 서의(西醫)가 서비스통합 → 교육 및 면허통합 → 의학통합으로 이어지는 단계적 과정을 거쳐 통합했듯이 우리나라도 협진모형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질병치료의 전 과정에 의과와 한의과가 동일하게 개입하는 협진형태보다는 서로가 강점을 가지는 영역을 구분한 후 협진모형을 도출하는 기능적 협진형태로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일차의료는 의과에서 주도적으로 수행하되, 통증 완화와 면역 강화 등 변증적 영역에는 한의과가 참여한 후 그 결과를 양측이 공동으로 논의해 전체적인 치료효과와 환자의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현재 중의사와 서의사 면허가 따로 존재하지만 통합에 따라 현재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범위에 면허에 따른 구별이 없어 서의사가 중의사 시술을 할 수도, 중의사가 서의사 시술을 할 수도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양 면허 간 장벽만 허문 것이 아니라 두 의학체계의 협력진료 활성화와 통합적 서비스 제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일정 등급 이상의 의료기관에 의무적으로 중의과를 설치하도록 하거나 각 전문과목별로도 중의진료부서를 병행 운영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의 의료기관에서는 내과와 중의내과가 동시에 운영되고 있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중서의학결합은 지난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당시부터 제도화한 것으로 지난 1980년에는 중서의결합병원 설립 및 중의약대학 내 전공과정 개설, 별도의 면허제도 창설 등을 통해 본격화됐다.

현재 중국정부는 이를 더욱 장려하고 있는 추세로 중의약법을 제정중이며 지난 2006년부터는 중의학과 서의학의 장점을 상호보완·융합하는 중장기계획인 ‘중의약 혁신 발전계획 개요’를 마련해 오는 2020년까지 새로운 의약학 구축기반 마련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보고서는 세계 각국의 전통의학 및 보완대체의학의 중요성이 인구고령화와 만성질환으로 질병구조가 변화함에 따라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중국 뿐만 미국, EU 등도 보완대체의학에 대한 투자를 증가시키고 있고, WHO 역시 전통의학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이용을 촉진하고 있다. 전통의학을 국가보건체계에 포함시키는 게 세계적인 추세이다.

윤강재 연구원은 현재 양방과 한방간 상호인정이 되지 않고 불신과 반목만 거듭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이원화된 의료면허체계에서 중국의 통합과정은 적지 않은 시사점을 준다고 밝혔다.

또 우리나라는 공식적인 국가의료체계에 전통의학을 포함하고 있는데도 여전히 한방과 양방의 직역간 갈등이 존재하고 사회적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며 전통의학 수용에 있어 중국 등 해외국가의 사례를 지속적으로 연구해 보다 효과적인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개원의협의회 김일중 회장은 지난 12일 열린 춘계학술대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의사와 한의사들의 싸움에 대해 “우수한 인재들이 소모적 논쟁으로 세월을 낭비하고 있어 안타깝다”라고 심정을 밝혔다.

또 현재 우리나라 의사들 사이에서도 의료일원화를 위한 방안으로 한의사들에게 소정의 교육과정을 이수하게 해 의사면허를 주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오는 21일에는 의료일원화에 대한 방안을 모색하는 국회토론회가 문정림 국회의원의 주최로 국회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국회토론회에는 양방과 한방의사 면허를 모두 가진 의사들의 모임인 복수면허의사협회 나도균 회장이 주제발표를 할 예정이며 패널 토론자로는 이재호 대한의사협회 의무이사, 김철중 조선일보 의학전문기자, 이창준 보건복지부 과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현재 한의사 두 명도 토론자로 초청한 상태이지만 실제 참석할 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김일중 대개협 회장은 “대승적 차원에서 양측이 마음을 열고 공통분모를 찾을 방법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현재 논의되고 있는 의료일원화에 대해서도 한 단계씩 이루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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