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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건보공단 국감, ‘쌀 직불금’ 문제로 결국 파행

여야의원, 감사원 명단 열람 두고 종일 ‘고성’


건보공단 국정감사가 결국, 이봉화 복지부 차관의 쌀 직불금 문제로 결국 파행으로 끝났다.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는 20일 국민건강보험공단 국정감사를 오전 10시부터 시작했다. 건보공단 국정감사는 시작과 함께 쌀 직불금 문제가 붉어지기 시작했다.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은 건보공단 감사원으로부터 받은 쌀 직불금 수령자 명단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과는 달리 여당인 한나라당은 지난 노무현 정부 시절, 감사원이 감사한 결과를 폐기했다며 전 정부를 물로 늘어졌다. 뿐만 아니라 여당은 쌀 직불금 문제는 건보공단 국정감사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가 불가능하다면 열람이라도 해야 한다며 정형근 이사장을 압박했다. 정형근 이사장은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이를 거부해 다시 한번 국감장이 술렁였다. 이에 변웅전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위원장이 나서 “자료를 공개할 수 없다면 열람하는 것으로 이일을 마무리하자”면서, “과거 마을에 위험이 닥쳤을 때 봉화를 피워 위험을 알렸는데, 우리 복지위에도 이봉화 차관으로 인해 화목하던 분위기가 점점 이상해지고 있다”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야당 “쌀 직불금 명단 열람하도록 해야한다”

오전 내내 쌀 직불금 명단 공개를 두고 여야간 설왕설래를 거듭했다. 정형근 이사장은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이를 거부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하라고 다그치는 상황이 이어졌다.

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개인정보를 보호하려는 정형근 이사장의 사명감은 좋다. 개인적으로 개인의 건강정보를 보호하는데 관심이 많으며, 철저히 지켜져야 한다고 본다”면서, “그렇지만 지켜야하는 것은 법과 원칙이다. 공단이 보유한 개인정보 공개와 관련해서는 공공기관의 공개법률에 따른다. 우리는 공공기관의 법률을 따져 봐야한다”고 말했다.

전의원은 “감사원이 공개한 정보는 비록 비공개이지만 국회는 법령이 정한대로 열람할 수 있다. 국회의 서류제출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누구든지 국회의 요구에 응해야 한다”면서 “서류제출이 비밀에 속한다고 거부할 수는 없다. 만약 이를 거부할 경우 장관의 소명이 있어야하며, 제출에 응하지 않을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돼있다”고 법률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설명했다.

정형근 이사장이 명단 공개를 거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개인정보보호’와 관련한다. 하지만 민주당측은 사생활보호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전현희 의원은 “정이사장은 사생활보호에 관한법률 8조에 의해서 응할 수 없다는데, 사생활 보호는 공개의 문제”라며 “민주당은 사생활침해의 목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법률의 규정에 의해 요구하기 때문에 자료제출에 응해야 한다”며 명확한 답변을 요구했다.


野 “정형근 이사장, 국회 우롱하고 무시하나?”

오후 3시 다시 시작된 건보공단 국정감사는 오전과 마찬가지로 ‘쌀 직불금’문제로 시작됐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의 야당의원들은 하나같이 “오전에 열람할 수 있도록 한다던 정형근 이사장이 현장에서 말을 바꿨다”면서, “이는 피감기관장이 국회를 무시하지 않는다면 그같은 행동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은 “자료공개는 불가능하다는 의견에 따라 열람을 위해 내려갔다. 그런데 정작 정형근 이사장이 열람을 할 수 없다며 말을 바꿨다”면서, “국정원에 보낸자료를 열람을 하겠다는 것이 국감과 무관하지 않다. 그런데 갑자기 그 자리에서 안 되겠다고 말하는 것은 국회의원을 우롱하고 무시한 것”이라고 정이사장을 비판했다.

그는 또,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국감을 진행할 것인가? 피감기관이 요구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일인지 의문이다. 피감기관의 입맛에 맞춰서 따라가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송영길 의원 역시 “자료열람은 합의한 사항이다. 그런데 피감기관에서 거부한 것은 국회의원 생활하면서 처음 겪는 일”이라면서 “국회의원들이 개인사생활에 무슨 관심이 있겠는가. 열람에 불과한 것이다. 기본적인 자료를 안준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 우리가 보고자 했던 것은 자료의 실존과 그 내용이다. 어떤 공무원들이 허위경작확인서를 통해 편취했는지 밝히는 것이 우리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라며 정형근 이사장을 질책했다.

그렇지만 여당인 한나라당 의원들의 의견은 달랐다. 여당 의원들은 쌀 직불금 문제와 관련한 논의를 중단하고 국정감사를 진행할 것을 의사진행을 통해 변웅전 위원장에게 전달했다.

여당인 한나라당 신상진 의원은 “복지위가 국민의 건강을 총괄하는 기관인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감사를 오전 내내 명단공개문제로 단 한명의 의원이 질의라지 못하고 여기까지 온 것은 국정감사의 내용을 벗어난 행위”라며 “양당이 국정조사를 합의한다면 민주당 뜻이 반영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국감진행을 이어가자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원래하기로 한 국정감사를 진행하자. 위원장님의 원활한 진행이 있었으면 한다. 그리고 지난 정부에 전 건보공단 이사장이었던 이재용 이사장이 감사원장에 제출했다면 증인으로 불러, 감사원에 준 것이 정당치 않음을 따져 물으면 된다”며 속개할 것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여야간의 의견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야당 간사인 백원우 의원은 정형근 이사장 및 임직원을 상대로 명단이 없다고 거짓말은 한 사람은 누구이며, 누가 지시한 것인지 밝히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순간 정형근 이사장과 백원우 의원 간의 고성이 오고갔고, 변웅전 위원장이 이를 만류했지만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백원우 의원은 “3선의원 출신인 정형근 이사장이 언제부터 그렇게 비겁했나?”라며 “적어도 예전 3선 국회의원이었던 정형근 이사장이 국감장에서 이렇게 비겁하지는 않았다”며 정이사장을 몰아세웠다. 정형근 이사장 역시 이에 물러서지 않았다. 그렇지만 정형근 이사장이 한 말이라곤 “제 말좀 들어보세요”가 전부.

결국, 제18대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국민건강보험공단 국정감사는 저녁 6시 30분 속개됐지만 양당간의 의견을 일치하지 못한 채 19시 종료됐다. 건보공단에 대한 국정감사는 오는 29일 오후2시 국회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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