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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 先 통과 後 법안 마련?…국회 직무유기①

김종민 이사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무시한 채로 입법과정 이뤄져”
이찬진 위원 “국회의원들, 실손의료보험 청구 전산시스템 필요성에 대한 의문 표출 없어”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안이 제대로 된 절차를 거쳐서 올라온 것이 아닌 선 통과 후 법안을 제정하는 형식으로 졸속으로 이뤄지고 있는 바, 결코 통과돼서는 안 된다는 보험업법 개정안 반대 목소리가 쏟아졌다.

‘보험업법 개정안 논란’ 긴급 토론회가 25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청구 간소화인가? 의료정보보호 해제인가?”를 주제로 개최됐다.

이날 전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무상의료운동본부 집행위원은 “이번 토론회에서조차 참석자들은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다는 ‘대안’을 놓고 토론하지 못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법안심사소위에서 성문화된 법안도 없이 의결을 했고, 지금 금융위가 그 법안을 만들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법안을 만들어 통과를 시킨 게 아니라 통과를 시킨 뒤 법안을 만들고 있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 위원은 “법안심사 후 지금에 와서야 금융위가 만들었다는 ‘대안’을 놓고 의원들마다 법안심사 논의의 취지에 맞다 또는 맞지 않는다는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라면서 “국회가 법안을 성안하지 않고 이를 정부에 위임했다는 것은 국회의 직무유기이자 졸속심사이고 재심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따라서 법안심사소위를 다시 열어서 보험업법 개정안을 심사해야 하며, 다시 열릴 법안심사소위에서는 민간보험사, 각종 전송 업체들, 의료공급자의 이해에 휘둘리면서 단순히 전송방식을 둘러싼 논쟁에 국한하지 말고 시민들의 정보를 보험사로부터 보호하고 진정으로 의료접근권을 향상시킬 방법이 무엇인지를 토론할 것을 국회의원들을 향해 요구했다.

김종민 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도 ‘실손보험 청구간소화’ 보험업법 개정안은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의 방안 마련 과정을 무시한 입법 과정을 통해 올라온 법안이라고 지적했다.

김 이사는 “정부, 의료계, 금융위, 보험협회로 구성된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에서 11차례 회의를 거쳐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에서 성급하게 보험업법 개정안 입법이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자료의 집적 금지 ▲이해단체와 무관한 공적 기능 수행기관 선정 ▲중계기관으로의 자율적인 전송방법 보장 ▲중계기관 모니터링 등 운영 전반에 관여하는(의료계-보험사) 동수로 구성된 전담기구 설치 등 안전장치를 위한 필요조건과 세부사항까지 마련한 상황이었다면서 이번 보험업법 개정안은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를 무시한 채로 입법 과정 등이 이뤄진 악법이라고 꼬집었다.

이어서 김 이사는 “보험업법 개정을 통해 ‘전송대행기관’ 지정이 불가피하게 된 바, 의료계와 보험업계 위원이 동수로 참여하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관련 공동 위원회를 구성해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운영 및 관리에 관한 사항을 합리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기전 마련 필요하다”라고 현 상황에 대한 대책을 밝혔다.

이와 함께 정보 전송과 관련된 국민과 의료기관 등 이해당사자들이 주도적 시스템 구축을 담당하고, 정보를 전송받는 민간보험사는 협조하는 방식의 청구 간소화 추진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또, 자료 전송을 위해 전송대행기관이라는 중간단계를 구성하는 것이 청구 간소화 방향에 적절한지 의문이며, 오히려 정보 유출 위험이 커지는 것이기에 의료기관의 자율적인 전송방법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음을 덧붙였다.

이찬진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실행위원도 보험사들을 위해 국회의원들이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와 관련해 어떠한 의문도 품지 않은 채로 입법이 이뤄진 것에 대해 꼬집었다.

이 위원은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의 보험업법 개정안을 심의한 2차례의 소위 회의 속기록을 살펴보면, 어떠한 의원들도 왜 민간보험사들에게 실손형 의료보험 청구 전산시스템이 필요한 지에 관해 심의를 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20여개의 민간보험사가 있고, 9만8000여개의 의료기관이 있으니 200만개 정도의 노드를 개발해야 하는데, 중계대행기관 또는 전송대행기관이 있으면 민간보험사들 숫자의 노드만 개발하면 된다”라거나 “자동차보험의 사례를 보면 70억원 정도면 되는데 민간보험사들과 의료기관을 직접 연결하면 수 백억원이 들거다”라는 등의 논의만 이뤄졌던 것에 질타했다. 

또한, 이 위원은 지난 16일에 있었던 법안소위에서 중계대행기관 또는 전송대행기관이 필요없다는 복수의 의원들의 의견 개진이 있었음에도 금융위원회 당국자는 민간보험사들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전송대행기관에 위탁하거나 대행할 수 있다 정도로 대안을 준비하겠다는 동문서답을 하고 소위는 논의를 종결한 바 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는 심히 우려되는 상황으로, 필요 최소한 범위 내의 정보 제공을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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