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의료원(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김영훈)이 국내에 체류 중인 피난 고려인들에 대한 본격적인 의료지원에 나섰다.
고려대의료원은 지난 19일 우크라이나 전쟁을 피해 국내로 입국한 고려인들이 머물고 있는 광주광역시 월곡동 고려인마을을 찾아 의료지원활동을 펼쳤다고 밝혔다.
의료원은 피난 생활과 트라우마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고려인들의 건강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혈액검사, X-ray, CT 등의 검사와 전문의료진 상담을 진행했으며 환자 개개인 질환에 맞는 처방 및 투약을 시행했다.
이번 지원에는 의료원 사회공헌사업본부 박건우 본부장(안암병원 신경과 교수)를 단장으로 의과대학 의학교육학교실 이영미 교수, 안암병원 산부인과 홍순철 교수, 가정의학과 신고은 교수, 치과 이동환 전공의 등 27명의 안암병원 소속 의료진들을 주축으로, CT와 X-ray촬영이 가능한 이동진료버스 2대도 운영됐다. 또한, 원활한 진행을 위해 10여 명의 고려인 청소년들이 통역 봉사를 자원해 그 의미를 더했다.
약 1,200명으로 추산되는 국내 입국 피난 고려인 동포 대다수는 광주와 인천, 경기도 안산 등지에 고려인 밀집 거주지역에 체류하고 있으며, 광주 고려인마을에는 이중 약 450명이 머물고 있다.
진료를 받은 한 환자는 “대형병원에 가려면 최소 40분 이상 이동해야하는데, 이렇게 의료봉사를 찾아와줘서 고대의료원과 고려인 교회, 광산구청 관계자 여러분께 너무나 감사하다”면서 “우크라이나 이외에도 타국에 흩어져있는 동포들에게 큰 희망이 될 것 같고 진료를 받아 건강을 지킬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안암병원 산부인과 홍순철 교수는 “이들 고려인 난민은 우리나라에 아직 잘 적응하지 못하고 있고 수술비용 문제로 제대로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고려대학교의 한 구성원으로서 같이 참여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사회공헌사업본부 박건우 본부장은 “우리와 식생활이 달라 짜고 기름진 음식으로 인해 심장이나 뇌혈관 질환이 있으신 분이 꽤 많았다”면서 “고려인 난민과 같이 어디에 마음 둘 곳이 없는 분들을 돕는 일에 조금이라도 일조를 할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영훈 의무부총장은 “소련의 강제 이주로 인해 아픈 역사를 겪은 고려인들이 이번 전쟁으로 다시 한번 이런 고통을 받고 있어 그저 안타까운 마음이다. 고려인 동포분들께 최대한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고려대의료원은 지난 3월 국내 의료기관 최초로 우크라이나 현지에 의료봉사단을 파견한 바 있으며, 이번 활동에만 그치지 않고 고려인들이 머물고 있는 ‘경기도 안산 땟골마을’과 ‘인천 함박마을’에도 의료지원단을 파견할 계획이다. 의료원은 2차 진료 및 시술 등이 필요한 피난민의 경우 고려대병원으로 전원하여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해 사회적 의료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