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폐암검진은 저위험군의 불필요한 검진이 많고 고위험군에서는 덜 이뤄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역 의료 법칙’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검진영역에서의 일차의료 조정기능이 이뤄지도록 하는 보건의료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가톨릭의대 이재호 교수는 15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8회 한국의료패널 학술대회에 이 같은 내용의 ‘국내 폐암 건강검진 실태와 그 적정성’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교수는 2012년 한국의료패널 부가조사에 참여한 만 18세 이상의 성인 1만 1946명을 연구대상으로 해 2012년~2014년 3년 동안 폐암 건강검진을 한 번 이상 받은 군과 받지 않은 군을 구분해 분석했다.
연구에 따르면 전체 폐암 검진 수검자 중 4.8%(남성 6.9% 여성 0.0%)만이 학술적 검진 근거에 부합하는 폐암 발생 고위험군이었으며, 검진 대상 연령군인 55~79세 수검자에서는 13.3%만이 적합한 검진이었다.
특히 흡연 경험이 없는 저위험군 폐암 검진 수검률은 무려 46.6%에 달했다.
또 상용치료원 보유는 폐암검진 수검과 연관성이 없었지만 의원급 의료기관 보유는 연관이 있었다. 아울러 폐암검진은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고령일수록, 민간보험을 보유한 경우일수록 더 많이 받았다.
이 교수는 “국내 폐암검진 수검은 시장의 영향력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어 ‘역 의료 법칙’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며 “사회적 취약계층일수록 폐암검진 고위험군이 많았지만 폐암검진이 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검진에 이용하는 고가첨단장비인 LDCT를 주로 규모가 큰 의료기관들이 보유하는 현실에서, 의원을 상용치료기관으로 보유한 군의 폐암 검진 적정성이 높았던 점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일차의료 제공자들은 암 예방으로부터 암 선별검사 상담과 제공, 빈틈없는 진단, 암과 동반질환 치료기관 동안과 치료 후의 돌봄 제공, 생의 마지지막에 완화의료 제공 등 암의 전 분야에 걸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며 “암 선별검사 수검률은 일차의료 기관의 중재에 의해 향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이 교수는 한국 사회에서 건강검진이 지나치게 활성화돼 있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국가 차원에서 이렇게 많은 건강검진이 행해지는 경우는 찾기 힘들다”며 “결론적으로 국내 건강검진 영역에서 일차의료의 조정기능이 부실해 폐암 검진이 매우 부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다. 건강검진 영역에서 시장의 영향력을 최소화하고 근거에 바탕을 둔 일차의료 조정기능이 이뤄지도록 하는 보건의료 개혁이 절실한 상황이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