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호 교수 사과와 넥시아 검증은 별개

의협, 구명 서명운동 이어 다양한 지원 방안 논의 중

의료계는 △충북대학교병원 한정호 교수의 단국대학교 최원철 교수에 대한 사과와 △한방 항암제로 알려진 ‘넥시아(NEXIA)’의 효능 검증은 ‘별개의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충북대병원 한정호 교수가 한방 항암제로 알려진 ‘넥시아(NEXIA)’의 효능에 의문을 제기해 개발자인 단국대 최원철 교수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다. 청주지방법원에서 재판이 진행 중인데 지난 13일 검찰로부터 징역 2년의 구형을 받았고, 2016년 1월 6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한정호 교수는 다음날인 14일 자신의 한겨레 신문 인터넷판 블로그인 ‘내과의사 한정호의 의료와 사회’ 메인 페이지 공지사항에 ‘사과와 감사의 인사’라는 포스트를 게재했다.

포스트에서 한정호 교수는 “그간 제 블로그 등의 글을 통하여 너무 많은 분께 상처를 드렸다는 것을 지난 1년 동안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계기가 된 것은 어느 분의 명예훼손/모욕죄에 대한 고발입니다. 지난 몇 년간 이 고발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냈고, 원망도 많이 했지만, 결론적으로 저에게는 너무도 소중하고 큰 교훈이 되었습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한 교수는 “제 블로그의 댓글을 제가 제대로 읽지 않다보니, 괜히 저로 인하여 타인의 명에훼손 등으로 휘말릴 소지의 글도 발견하였습니다. 그래서 부득불 타인의 댓글이지만 그 글까지 차단을 하는 것이 그 분을 위한 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해하여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모두들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일이 만발하시기를 기원합니다.”라며 글을 맺고 있다.

이와 관련 대한의사협회 김주현 대변인은 “한정호 교수의 개인 명예훼손에 대한 사과이다. 사과가 넥시아의 효능 검증 요구에 대한 포기는 아니다. 넥시아에 대한 검증 요구는 계속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방대책특별위원회 관계자도 “항암제로써 쓰이고 있는 넥시아는 그 효능효과에 대해서는 현대 의학적 방법으로 검증된 바 없다.”고 지적했다.

넥시아는 의약품 허가 주무관청인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품 허가를 받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는 등 객관적인 근거자료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환자단체도 넥시아의 항암 효과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지난 11월4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관철동 엠스퀘어에서 ‘한방 암치료제 넥시아 관련 환자단체 활동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보건복지부가 ‘넥시아검증위원회’ 구성하여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해 줄 것을 요구했다.

◆ 의협, “한정호 교수 구하기 계속 이어 질 것”

한편 대한의사협회는 한정호 교수 구하기도 지속할 방침이다.

김주현 대변인은 “지난 9월 충북의사회와 함께 ‘한정호 교수 구명 서명운동’을 전개하여 5800여명의 서명지를 10월에 전달한 바 있다. 앞으로도 여러 가지 다양한 방안을 통해 한정호 교수 구하기에 나설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한정호 교수 구명운동은 자기 식구 감싸기도 있지만, 국민 건강을 위해 자기의 소신을 밝힌 한정호 교수가 의료계에서 버려질 경우 앞으로는 이러한 소신을 가진 의사들이 나오지 않을 것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정호 교수는 검찰로부터 징역 2년을 구형 받았고, 재판부가 내년 1월6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한 교수는 국립 충북대병원 교수인 공무원 신분이어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 받으면 타격이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