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기관/단체

치매국가책임제 영향? '인지중재치료학회' 출범

'국민건강 파트너'로 손 맞잡은 신경과 · 정신과, 밥그릇 싸움은 옛말

약물 기법 이외 회상요법, 토론, 음악치료, 미술치료 등 '인지 치료'를 원하는 치매 환자 · 보호자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지만, 정작 의료계 준비 부족으로 환자들이 바라는 서비스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는 실정이다. 

이에 대한치매학회와 대한노인정신의학회가 만나 인지중재치료학회를 창립하고, 17일 오후 3시 30분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본관 세미나룸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인지중재치료학회 박건우 초대 이사장(고대안암병원 신경과)은 "치매환자의 보호자들은 인터넷 찾아보고 여기저기 수소문하는 식으로 이미 인지치료를 알고 있다. 또한, 의료 현장에서 전문성을 갖춘 의사들에게 안전하게 치료받길 희망한다. 그런데 정작 의사 쪽이 준비가 안 된 곳이 많았다."라고 입을 열었다.

박건우 이사장은 "인지중재치료학회는 뇌 질환 및 정신질환 등에서 발생한 인지기능의 이상을 다양한 의료적 개입으로 치료하는 의사전문학술단체이다. 인지능력 개선을 위한 비약물학적 기법이 인지중재치료의 협의적 의미이며, 본 학회는 치매 어르신 대상으로 협의에서부터 시작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박 이사장은 "치매 진료는 정신건강의학과와 신경외과가 많이 하는데, 약 이외에 제도권 안에 들어와 있는 치료 방법이 없다. 그런데 의사는 약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라면서, "인지중재 기법들을 정당한 의학적 치료법으로 인정받게 할 모종의 전문 연구집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이유로 인지장애 개선 목적하에 과 경계 넘어서 신경과와 정신과가 같이 하게 됐다."고 학회 창립 취지를 설명했다.

박건우 이사장은 "과거에 항우울제 처방을 놓고 신경과와 정신건강의학과가 다투던 사건을 다 알고 있을 거다. 지금은 그 일과 상관 없이 국민이 원하는 치료를 개발하기 위해 합치게 됐다. 본 학회는 '국민건강 파트너'이자 '치매국가책임제 파트너'로서 본분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인지중재치료학회 김성윤 초대 회장(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은 "예전에 청력 수술 후 청각 트레이닝을 받았는데, 못 듣는 단어 중심으로 개인 맞춤형 재활치료를 꾸준히 받자 몇 달 후에 들리게 됐다. 이 경험으로 효과적으로 입증된 표준 트레이닝 방법도 중요하지만, 환자 특성에 알맞은 개별화된 훈련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김성윤 회장은 "또한, 청력 재활치료를 받으면서 재활 도와주시는 분이 '지난주와 비교해 이번 주에 이러한 점이 나아졌다'고 얘기해 줬을 때 속으로 굉장히 기뻤다. 이 경험을 통해 환자를 치료할 때 인지 저하되고 손상된 부분에 초점을 맞추는 것보다, 나아지고 있는 혹은 개선 가능한 능력 등에 초점을 맞추는 게 얼마나 중요한가를 느꼈다. 인지치료는 개별화의 중요성과 손상보다는 남아 있는 능력에 중점을 두고 연구 방향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한치매학회 이재홍 이사장(서울아산병원 신경과)은 "치매국가책임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현시점에서 인지중재치료는 약물 치료와 더불어 국가적 치매 예방 · 관리에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금년 7월에 인지중재치료가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으면서, 조만간 급여 논의를 구체화할 거다."라면서, "인지중재 치료는 인지도가 높지 않다. 향후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노인 인구가 급증하게 되면, 치매환자도 필연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그런데 급증하는 치매 환자 관리를 약물 치료나 시설 등에 기댄다는 건 다소 무리가 있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재홍 이사장은 "치매는 이제 전 연령층에 걸친 예방 · 관리 쪽으로 중심이 모이고 있다. 그러한 관점에서 본 학회와 인지중재치료가 치매 예방 프로그램을 제작 · 확산시키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인지중재치료학회는 17일 서울성모병원 성의회관 마리아홀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창립을 기념하는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본 학술대회에서는 인지중재치료 현황, 인지중재치료에 있어 각 과의 역할 등의 의견을 주고받는다. 인지중재치료학회는 앞으로 인지중재의 중요성을 전 국민에게 인식시키며, 건강한 노년층부터 질환의 전 단계 혹은 환자에게 적용 가능한 다양한 인지중재치료의 표준화된 컨텐츠 개발 · 공급, 다양한 연구 활동을 통해 국가적 과제인 치매 예방과 효과적 치료에 이바지할 예정임을 전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