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튜브가 대중화되며 검색창구의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가 유튜브 암 정보 콘텐츠의 신뢰성 문제에 대해 지적하며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대한종양내과학회가 제7회 항암치료의 날을 맞아 2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유튜브 암 관련 콘텐츠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발표는 대한종양내과학회 홍보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는 국립암센터 혈액종양내과 최원영 교수가 맡았다.
최원영 교수는 ”특히 몇 년 전 팬데믹 시절부터 잘못된 정보들이 유통되며 암 환자들에게 큰 혼란을 줬고, 유튜브에서의 정보의 신뢰성 문제가 더욱 심각해졌다”며 유튜브 암 관련 콘텐츠의 신뢰성 분석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암 관련 정보를 찾는 데 주로 사용되는 키워드를 환자들에게 설문조사해 도출했다. 그 결과 10개의 주요 키워드로는 ‘재활’, ‘통합’, ‘치료’, ‘완치’, 관리’, ‘증상’, ‘이유’, ‘예방’, ‘항암제’, ‘효과’ 등이 선정됐다.
이들 키워드를 중심으로 연구팀은 상위 노출되는 유튜브 영상 491개를 분석했다. 영상 길이와 반복적으로 검색되는 키워드에 따라 석해 총 9900여개의 시퀀스로 나눴고 이를 전문가들이 수동으로 재분류해 1944개의 시퀀스로 분석을 진행했다.
또 최 교수는 유튜브 채널 운영자에 따라 정보 효용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유튜브 영상의 주요 변수로 채널 운영자의 ‘구독자 수’를 기준으로 분류했다고 설명했다. 구독자 수에 따라 마이크로 인플루언서, 매크로 인플루언서, 메가 인플루언서로 분류한 결과 ‘마이크로 인플루언서’에서 가장 암 관련 영상 빈도가 높았고, 매크로 인플루언서와 메가 인플루언서로 순서를 이었다.
채널 출연자 소속도 분석됐다. 최 교수는 “대형 종합병원 및 국립암센터 등 같은 암 전문 기관의 영상이 전체의 50.1%를 차지했다. 개인 병원이나 의사보다 보건의료 전문가들이 출연한 영상이 많았고, 한방 병원이나 요양병원에서 제작된 영상은 생각보다 적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 교수는 영상의 내용 구성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부분은 치료 및 처방과 관련된 내용으로 36.8%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 다음으로는 관리, 진단 및 증상, 예방 등의 내용이 포함된 영상이 많았다. 또한, 암의 현황 및 통계 자료를 제시하는 영상이 34.7%를 차지하며, 암 진단과 관련된 소재가 많이 사용됐다. 특히 치료법을 제시하는 영상에서는 31.5%가 처방과 관련된 내용이었으며, 직접적인 처방을 언급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병원 홍보와 광고성 콘텐츠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그 결과 병원 소속이 불분명하거나 비전문가들이 제작한 영상에서는 병원 홍보의 비중이 높았으며 특히, 개인 병원이나 중소병원에서 제작한 영상은 85.7%~89.9%가 병원 홍보에 해당했다는 설명이다. 반면, 대형 병원 및 공인된 보건의료 전문가들이 제작한 영상에서는 병원 홍보가 적게 나타났다.
병원 홍보 콘텐츠는 주로 병원명이나 로고를 영상 내에 간단히 노출하는 것부터, 병원에 대한 직접적인 홍보 내용이 포함된 영상까지 다양했다고 소개했다. 최 교수는 이러한 병원 홍보가 포함된 영상들은 정보의 신뢰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병원 소개는 문제가 아니지만, 병원 홍보가 과도하게 포함된 영상은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튜브에서는 ‘보건 정보 패널’ 인증을 받은 채널들이 있다. 이는 의료 전문가나 공인된 의료 기관에서 제작한 콘텐츠에 부여되는 인증 마크로, 보건 정보 패널이 포함된 영상들은 평균적으로 더 높은 품질 점수를 기록했다.
최 교수는 “보건 정보 패널이 포함된 영상의 평균 점수는 4.33점으로, 인증이 없는 영상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이는 보건 정보 패널이 신뢰성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영상의 구독자 수에 따라 검색되는 키워드와 콘텐츠의 내용이 달라지기도 했다. 최 교수는 마이크로 인플루언서의 영상은 ‘재활’이나 ‘통합 관리’ 등의 키워드가 주로 포함됐으며, 매크로 인플루언서들은 ‘증상 극복’이나 ‘예방’을 다룬 영상이 많았으며, 메가 인플루언서들은 ‘항암제 효과’나 ‘이유’ 등 같은 키워드로 영상 콘텐츠를 제작했다고 했다.
최원영 교수는 발표를 마치며 “암 관련 정보를 찾을 때, 그 정보의 출처와 신뢰성을 철저히 검토해야 한다”며 “암 전문가나 공인된 의료 기관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를 우선적으로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영상의 출연자 소속과 콘텐츠 내용은 신뢰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또한, “보건 정보 패널이 부여된 채널에서 제공되는 정보는 신뢰할 수 있는 경향이 높지만, 반드시 다른 요소들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끝으로 정확한 암 정보를 제공하는 유튜브 채널로 국가암정보센터, 한국혈액암협회 등 공인된 의료 기관들의 채널을 추천하며 “이들 채널은 신뢰성 높은 정보를 제공하며, 암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종양내과학회 이상철 홍보위원장은 내년 창립 20주년을 맞는 대한종양내과학회의 성과에 대해 발표했다.
대한종양내과학회는 2019년부터 매년 KSMO 국제 학술대회를 개최해 전 세계 종양학의 최신 연구 및 치료 트렌드를 논의하고 세계 유수의 연구자들과 네트워킹할 수 있는 글로벌 종양학 전문가들의 학술교류의 장을 만들어왔다.
더불어 2017년부터 매년 11월 네 번째 주 수요일을 항암치료의 날로 지정해 항암치료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고자 다양한 행사를 진행해 왔다. 또한 유튜브 채널 ‘그 암이 알고 싶다’에서 다양한 암 정보를 전달하고 있으며, 이 같은 성과는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아 내년 초에 ASCO 홈페이지에서도 소개될 예정이다.
대한종양내과학회 박준오 이사장은 “이번 유튜브 암 콘텐츠 분석은 암 환자분들에게 적정한 정보가 전달되고 있는지, 어떻게 하면 적정한 정보를 찾을 수 있을지 살펴볼 수 있는 의미 있는 기회였다. 환자분들이 잘못된 정보를 접하는 것은 치료 결과나 본인의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중대한 문제다.”라며, “앞으로도 대한종양내과학회는 암 환자분들에게 적절한 치료와 정보를 제공해 건강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일조하기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