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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위암 치료 새 희망 ‘엔허투‘…“위암·유방암 동시 급여에 총력”

라선영 교수 “대조군 대비 사망 위험 41% 감소시켜”

한국다이이찌산쿄와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가 또 하나의 적응증 획득에 성공했다. 

지난 해 9월 엔허투가 이전에 항 HER2 치료를 포함해 두 개 이상의 요법을 투여받은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HER2 양성 위 또는 위식도접합부 선암종의 치료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이에 한국다이이찌산쿄와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2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엔허투 적응증 확대의 바탕이 된 DESTINY-Gastric01 연구 결과와 엔허투의 임상적 의의 등에 대해 살펴봤다.


간담회에서는 라선영 세브란스병원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가 이전에 2회 이상의 치료 경험이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HER2 양성 위 또는 위식도접합부 선암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2상 연구인 DESTINY-Gastric01에 대해 강의했다.

라선영 교수는 “엔허투군의 객관적 반응률은 51%로 대조군의 14%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또한 엔허투군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12.5개월로, 대조군의 8.4개월 대비 사망 위험을 41% 감소시켰다. 그 외,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에서도 개선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에 대해 라 교수는 “엔허투가 위암 치료 형태에 대해 큰 전환점을 제시했다.”고 평했다.

그간 위암에 대한 표적치료 연구는 다양하게 진행돼왔지만 그 성과가 미약했기 때문이다. 특히 복잡한 발병기전, 종양내 이질성, 환자들 사이에서의 이질성이라는 특성이 표적치료제 개발의 발목을 잡았다. 

반대로 위암이라는 질환의 예후는 좋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암 중 하나로 손꼽히는 질환이면서 암으로 인해 사망하는 순위는 네 번째다. 특히 글로벌 상황과 비교해보더라도 우리나라는 10만명당 발병률이 미국의 10배에 달할 정도로 위암 발병률이 높은 나라다.

또한 암이 국한된 조기 상태에서 진단될 경우 5년 생존율은 97%로 높지만, 국소 진행성은 62.1%, 원격 전이 상태는 6.4%로 매우 좋지 않은 예후를 보인다.

라 교수는 “2010년 전이성 위암에서 트라스투주맙이 1차 치료제로 허가된 이후, 다른 HER2 표적 제제의 연구들은 위암에서 임상적 유의성을 증명하지 못했다.”며 “엔허투는 트라스트주맙 치료 후 진행된 위암에서, 1년이 넘는 전체 생존기간을 증명한 최초이자 유일한 HER2 표적치료제”라고 했다.

이어 “바이스탠더 효과를 포함한 ADC 기전을 바탕으로 DESTINY-Gastric 01 연구를 통해 전이성∙진행성 HER2 양성 위암 환자들의 오랜 기간의 미충족 의료적 요구를 충족했다”고 밝혔다.

환자들에 대한 당부도 이어졌다. 라 교수는 “조직 검사를 여러차례 하면 환자들이 불신을 갖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암을 특성을 제대로 알고 그에 맞는 약으로 치료하기 위해서 의사들이 노력하는 과정이니 협조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임상시험의 경우 거부감을 갖는 환자들이 많은데, 환자·보호자 다음으로 환자의 최적의 치료를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사람은 주치의라고 생각한다.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보다는 주치의와 잘 상의해서 주치의의 치료 방법에 대해 믿고 따라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주목할 점은 급여 부분이다. 현재 허가받은 적응증인 유방암과 위암 모두 급여가 요구되는 상황이지만 각 암종의 환경이 다른만큼 두 적응증 모두에 대한 성공적인 급여 승인을 위해서는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라 교수는 “상대적으로 환자 수가 많은 유방암 대비 △위암 4기 △3차 이상 치료 △HER2 양성의 조건에 해당하는 환자수는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허투가 환자들에게 굉장히 큰 베네핏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하고 싶다.”며 “한번 쓰기 시작하면 더 길게 사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라 교수뿐만 아니라 엔허투를 맡고 있는 두 회사 역시 두 적응증에 대한 급여 승인을 위해 의지를 다졌다.

강보성 다이이찌산쿄 항암제사업부 마케팅 부장은 “지난해 12월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엔허투가 허가받은 적응증인 유방암과 위암 모두에 대해 동시에 보험급여 신청서를 제출했다. 현재는 심평원의 검토와 이후 절차들이 어떻게 진행될지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박은경 다이이찌산쿄 항암제사업부 전무는 “구체적인 전략을 말씀드리기에는 아직 좀 이르다.”면서도 “같은 가격으로 두 가지 적응에 대한 급여를 동시에 적용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브미션 후 1달 정도 지나서 아직 리뷰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정부 입장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유방암 대비 위암 환자 수가 차이가 많이 나지만 글로벌 상황에 비해 암 발생 비율에 대한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국내 위암 환자들을 위해 2개 동시에 급여받는 것을 전략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미선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항암사업부 전무는 “크게 보면 유방암과 위암 두 가지의 질환이 서로 달라보이지만, 환자 개별로 보면 위중한 정도 등에 대한 비교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적응증이 2개여도 어떤 한 적응증의 희생으로 보험 급여를 적용받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유방암은 환자가 많아 목소리를 잘 전달해줄 수 있을 것이고, 위암은 미충족수요가 굉장히 높아 급여의 필요성 어필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김정태 다이이찌산쿄 부사장은 “엔허투는 실패를 거듭해 온 HER2 표적 위암 분야에서 트라스투주맙 이후 전이성 위암 치료에 10여년만에 등장한 HER2 표적 ADC로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위암 정복으로 한 걸음 나아가게 한 항암제다.”라고 했다.

이어 “한국다이이찌산쿄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다이이찌산쿄 그룹이 보유한 과학 기술을 토대로 통합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계속 확보해 나갈 것이다. 또한 국내 암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를 파악하고 환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치료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라고 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김상표 사장은 “오랜 시간 동안 혁신적인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던 진행성 전이성 위암 환자들에게 엔허투 공급을 통해 치료 희망을 드릴 수 있어 다행”이라며 “앞으로도 한국다이이찌산쿄와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혁신적인 치료제 개발에 힘쓰는 한편, 국내 암 환자들이 보다 나은 치료 환경에서 치료받으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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