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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②] 실내 마스크와 코로나 전망

염호기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 대책 전문위원회 위원장 · 인제의대 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코로나19 감염 대유행의 끝이 보인다. 코로나19 감염 초기에 수백 명의 환자가 발생해도 심각한 상황이었다. 지금은 하루 3만에서 5만 명의 환자가 생겨도 아무도 놀라지 않는다. 정부도 더 이상 매일 하루 환자 발생 수를 발표하지 않는다. 궁금하면 정부 홈페이지에서 찾아보라고 한다. 코로나19 감염력은 높지만, 중증도는 현저히 낮아졌기 때문이다. 대부분 가볍게 앓고 지나가고 중환자 발생이 줄어 의료기관에서도 여유가 생겼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여 정부는 실외 마스크를 해제하였다. 처음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효과에 의문이 있었다. 하지만 재 확산 방지를 위하여 실내 마스크 해제를 미루고 있다. 내년 3월이면 실내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고 한다. 어떤 근거인지 분명하지 않지만, 일견 타당한 것처럼 보인다. 겨울철에는 호흡기 감염이 잘 생기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아니어도 우리나라에서 겨울철에는 미세먼지로 인하여 공기 질이 나빠진다. 사람의 호흡기는 겨울철 건조하고 찬바람과 바이러스에도 취약해져 호흡기 질환 예방에 마스크는 도움이 된다. 하지만 겨울철에 조심한다고 해도 또 내년 봄이면 코로나19 상황이 다시 나빠질 가능성도 있다. 봄에는 사회 활동이 증가하고 여전히 환절기 날씨는 호흡기에 불리한 상황이다. 

지금 실내 마스크를 고집하는 것은 상황 변화를 수용하지 않고 코로나19 제로 정책을 고수하는 중국의 정책처럼 과도한 측면이 있다. 마스크에 대한 국제 기준과도 사뭇 다르다. 과학방역 원칙을 지키자고 하면서 식당이나 커피숍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대화하다가 식사나 차가 나오면 마스크를 벗는다. 그리고 식사를 마치면 다시 마스크를 착용한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목욕장에 들어가서 마스크를 벗고 샤워하고 사우나를 이용한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의 기준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과학적 사고로도 이해되지 않는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식사할 때 감염이 안 되면 모를까 의미 없는 실내 마스크 착용이다. 

실내 마스크를 해제하여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하게 되면 지게 될 책임을 두려워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간다. 누군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 주기를 기다리는 것 같기도 하다. 지금까지 코로나19 감염병 사태가 준 정보를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이해하고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 천재적인 아이디어보다 희귀한 것이 용기라는 말이 있다. 감염관리에서 용기는 무모하게 보일 수 있다. 완전히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실내 마스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실내 마스크 해제는 의견이 분분하다. 실내 마스크 해제를 주장하는 전문가는 논리적으로 설득하려고 하지만, 해제에 반대하는 전문가는 사람의 감정을 건드린다. 논리(logos)가 감정(pathos)을 이기지 못한다. 실내 마스크 해제를 반대하는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다시 창궐하여 중환자가 증가하고, 어린 생명을 잃는 기사가 나기라도 하면 그 책임을 어떻게 지겠냐고 반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실외는 물론이고 실내에서 더 이상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이 비과학적이고 무모해서 그런 것 같지 않다. 해외 학회에 참가하여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 없이 활동하다가 국내에 들어오면 착용한다. 우리에게도 과학적 용기가 필요하다. 

용기를 가지려면 코로나19 감염을 과학적이고 냉정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감염이 무서운 이유는 초기에 높은 치명률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코로나19 사망자는 80세 이상의 고령자에게 집중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의 약 60%가 80세 이상이다. 70세 이상이 약 20%를 차지한다. 고령자에게 사망이 집중되어 있다. 우리나라 80세 이상의 치명률은 2.2%, 70대에서는 0.5%, 60대에서 0.1%이다. 50대에서는 0.037%이다. 50대 이하에서는 독감(2001년 0.6%)보다 중증도가 낮다. 독감이 유행하였다고 실내 마스크를 의무화하지는 않는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말처럼 우리는 코로나19에 놀란 상태이기 때문에 과학적 자료를 보지 못하고 있다.

실내 마스크를 의무화하는 것은 분명 감염병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코로나19 초기처럼 꼭 필요한 상황이라면 이해가 된다. 우리는 이미 대유행을 경험하였다. 만일 다시 유행이 올 조짐이 보인다면 그때 실내 마스크 착용과 방역을 강화하면 된다. 재유행이 오는 것이 두려워 어설픈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책임회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19 방역 완화 조치의 하나로 실내 마스크 해제에 대하여 일정한 기준을 세우기 어렵다. 

실내 마스크 착용의 해제 기준은 실외 마스크처럼 분명한 근거가 없다. 상황 변화에 따라 새로운 기준으로 이미 입증된 감염률과 중증도를 고려하여야 한다. 코로나19 감염 중증도와 사망률을 보면 의외의 기준이 보인다. 고령자와 고위험군 위주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코로나19 감염은 60세 미만에게 독감보다 중증도가 낮다. 의료기관과 요양원 등 고령자와 고위험자를 제외한 모든 곳에서 마스크 착용은 이제 국민 자율에 맡길 때가 왔다. 

실내 마스크 착용에 대하여 완전한 완화가 어렵다면 실내 마스크를 국민 자율에 맡기자. 실외 마스크를 해제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민들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하여 여전히 실외 마스크를 착용한다. 마찬가지로 실내 마스크를 해제하여도 필요에 따라 의료기관을 방문할 때나, 호흡기환자, 기저질환자, 고령자들은 스스로 마스크를 착용할 것이다. 국가가 실내 마스크 해제를 권고했을 때에도 전면적인 해제가 아니라 마스크 착용자에 대한 권리도 보장이 되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에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다. 코로나19 대유행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무엇이 잘 되었고 무엇이 부족하였는지 철저하고 종합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코로나19 유사 감염병에 대한 대책도 세워야 하고 감염병 전문 병원 수립과 감염병에 대처가 가능한 의료전달체계와 건강보험정책도 수정 보완해야 한다. 실내 마스크 논쟁보다 더 중요한 일들이 산적해 있다. 

* 외부 컬럼과 기고는 메디포뉴스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