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을 놓고 한의계가 내부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22일 대한한의사협회 산하 첩약건강보험 시범사업 TFT위원회가 발족된 바 있다. 지난 14일 열린 한의협 임시대의원 총회에서 참석대의원 127명 중 찬성 75명, 반대 54명으로 시범사업 참여가 결정된 것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대한한의사협회(회장 김필건)는 29일 ‘치료용 첩약의 건강보험 적용에 대한 한시적 시범사업(이하 첩약 한시적 시범사업)’에 대한 회원 의견을 수렴한 결과, 반대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밝혔다.
합의협은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한의사와 한약조제약사, 한약사가 참여하는 첩약 한시적 시범사업에 대한 찬반투표(한의사 회원 대상)를 실시했다.
투표 결과 총 투표인 5037명 중 찬성의견은 641명으로 전체 약 12.7%, 반대의견은 4396명으로 전체의 약 87.3%로 집계되어 첩약 한시적 시범사업에 참여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의협은 “협회 회무 추진방향은 회원들 다수의 뜻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당연한 조치”라며 “시범사업에 반대한다는 회원들의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은 만큼 이를 적극적으로 회무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 3월, 대한한의사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같은 내용을 가지고 실시한 대회원 설문조사에서도 설문 응답회원 72.4%가 첩약 한시적 시범사업에 참여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며 “한의협 최초로 회원 직접선거로 선출, 구성된 제41대 집행부는 이와 같은 다수의 회원들의 뜻을 전적으로 존중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 김필건 협회장 역시 지난 제41대 대한한의사협회장 선거에서 6명의 후보 중 유일하게 첩약 한시적 시범사업에 반대한다는 내용을 공약으로 밝혔다”고 강조했다.
한의협은 “이처럼 회원 대다수가 반대하는 첩약 한시적 시범사업을 일부에서 재논의하고 공론화 하려는 움직임은 한의계 내부를 불신과 분열로 몰고 가는 것으로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의협은 “정부도 첩약 한시적 시범사업에 대한 한의계의 반대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하며, 관련 사업을 강행하려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밝히고 “첩약 한시적 시범사업이 진행될 경우 지원예정인 총 6000억원의 예산을 국민건강증진과 삶의 질 향상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다른 분야의 한방 보장성 강화에 투입하는 방안을 적극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한의협은 8월중 김필건 협회장이 직접 참여하는 전국 권역별 ‘대한한의사협회 정책토론회’를 개최해 협회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분야별 주요사업을 설명하고, 첩약 한시적 시범사업에 대한 회원들의 목소리를 청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치료용 첩약의 건강보험 적용에 대한 한시적 시범사업’은 지난해 10월,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한의사와 한약조제약사, 한약사 등을 대상으로 2013년부터 3년간 총 6000억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하여 시범사업을 진행키로 의결한 것이다.
노인과 여성 등을 대상으로 근골격계 질환과 수족냉증 등 노인․여성 관련 대표상병에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한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