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용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 즉각 시행을 촉구하며 단식투쟁에 돌입한 첩약건보 TFT에 대해 대한한의사협회 집행부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투쟁을 위해서는 협회 로비만을 사용해야 한다며, 그 외 공간 사용은 무단점거로 간주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TFT는 2일 서울 가양동에 위치한 한의협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약사를 배제한 첩약 시범사업 즉각 실시를 요구하며 단식투쟁에 돌입했다.
하지만 한의협 집행부는 다른 입장을 보였다. 한의협 회관 로비 외 공간사용은 무단점거로 간주할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김필건 협회장 명의의 공문을 2일 임장신 TFT 위원장에게 보내며 TFT의 투쟁활동에 브레이크를 건 것이다.
당초 우려했던 대로 첩약건보 시범실시와 관련, 한의협 집행부와 TFT가 입장차를 나타내며 양측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내부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 산하 첩약건강보험 시범사업 TFT는 지난 7월 14일 한의협 임시대의원 총회의 의결을 거쳐 지난 22일 정식으로 발족했다.
하지만 김필건 한의협 회장 집행부는 임총을 거쳐 첩약건강보험 시범사업 TFT 발족이 결정되자마자 대회원 서신문을 통해 시범사업 참여 결정의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김 회장은 서신문에서 “120여명의 대의원들이 30분 만에 첩약 시범사업 참여를 결정한 것은 정당성을 잃은 불법적인 과정”이라며 “결정을 무효화하는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곧 이어 지난달 29일에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투표결과, 반대의견이 전체의 약 87.3%로 집계될 정도로 압도적으로 많았다며 절대다수 회원들의 뜻을 회무에 반영할 것이라고 TFT의 활동을 압박하고 나섰다.
한의협 집행부가 임총을 거쳐 정식으로 발족한 첩약건보 시범사업 TFT의 활동에 이토록 부정적 입장을 나타내며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이유는 김필건 회장의 당선 배경에서 비롯된다.
지난 3월 14일, 55.59%의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된 김필건 회장은 주요공약 중 하나로 전임 김정곤 회장 집행부 시절인 지난해 10월 25일 건강보험정책심의회에서 의결된 첩약 급여화 사업 불참을 내세웠다.
천연물신약과 첩약건강보험 사업 등에 반발해 민초회원들로 조직된 한의사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수석부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첩약건보사업에 대해 강경한 대정부활동을 벌여오다 회장직에 출마해 당선된 것이다.
한의협 집행부는 현재 단식 농성중인 TFT에서 부착한 첩약 건보 실행에 관한 현수막과 유인물에 대해서도 “대한한의사협회 명의가 들어간 현수막은 오해의 소지가 있으니 철거하라”고 요청했다.
TFT는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은 지난해 10월 25일 건강보험정책심의회에서 의결돼 올해 10월까지 구체안이 마련될 예정이었지만, 한약사도 시범사업에 참여한다는 이유로 지난해 11월 열린 한의사협회 임시총회에서 부결되며 논의가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올해 다시 여론을 수렴해 지난 7월 14일 소집한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시범사업 협의에 참여하기로 의결됐고, 협상 등 모든 실행권한이 TFT에 위임됐다”며 현재 강경하게 투쟁을 펼치고 있는 TFT의 지위와 활동이 절차적으로 정당성을 확보한 것이라고 은연 중에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