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크 공급받은 병-의원 “잘 모르는 일”

식약청 실태조사, 언제쯤 끝낼 수 있을까?

탈크원료를 공급받은 의료기관 명단이 공개됐다. 하지만 해당 병ㆍ의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반면, 이번에도 식약청의 늑장대응은 도마위에 올랐다.

국회 보건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은 13일, 덕산약품의 석면 탈크가 공급된 344개 국내 판매업소를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명단에서는 서울대병원, 경희의료원, 강남세브란스병원 등을 포함한 내노라하는 의료기관도 적지 않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청은 탈크원료가 공급된 344개 업소의 명단을 파악하고 있었음에도 의약품 회수에 대한 부분만을 지나치게 강조해 이를 간과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됐다.윤여표 식약청장 역시 13일 열린 석면 탈크 관련 보건복지가족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이부문과 관련한 질의에 “실태조사를 완료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현재까지 알려진바에 따르면 석면 탈크원료를 공급받은 요양기관이 수술용장갑, 그리고 한의원에서는 열을 내리는데 사용했다는 정도이다. 이와관련해 식약청 의약품관리과 관계자는 “아직 정확하게 파악이 된 것은 아니다. 그리고 곽정숙 의원이 발표한 명단이 모두 원료를 사용했는지 여부는 파악이 끝나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도 조사를 진행 중에 있으며 명단에 포함된 기관에서 원료를 들여놓지 않은 기관도 있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사용했는지 여부가 판단되고 있지 않은 상황으로 앞으로 진행을 더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식약청은 이미 지난 2일 덕산약품에 대해서는 공급을 금지했으며, 덕산약품은 그후 사후조치로 업체에 통보 및 회수를 진행했다. 이어 지난 6일에는 덕산약품으로부터 원료를 공급받는 업소에 대한 사용금지조치가 내려진 상태이다.

정작 문제는 원료를 공급 받았다는 요양기관에서 원료의 사용처를 잘 알지 못한다는데 있다. 요양기관 대부분은 의약품에 관한 조치를 취하고 있을 뿐 원료를 공급받은 부분에 대해서는 파악하지 못했거나 공급받지 않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서울대병원의 경우는 “수술용 장갑을 재활용하는 일은 없다”며 강하게 부정했다. 서울대병원 역시 탈크원료를 공급받았는지 여부는 아직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었다.

다만 의약품에 대해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아직까지 회수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현재는 대체가능의약품이 있는지 유무를 분류하고 있다”면서, “내부적으로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그리고 식약청의 조치가 왔다 갔다하는 상황이어서 분류작업이 완료된 후에 회수조치가 있을 것 같다”며 관계당국의 사후조치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이외에도 강남세브란스병원은 공급을 받았는지, 그리고 어디에 사용했는지 잘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강북삼성병원 역시 “지난해 초 원료를 공급 받은바 있지만 어떻게 사용했는지는 잘 모르겠다”는 모습을 보였고, 이대목동병원은 “탈크원료를 공급 받은바 없다”고 밝혔다. 중대용산병원은 사용처를 파악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곽정숙 의원에 의해 발표된 명단이 정확할 가능성도 정확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식약청이 여전히 비난받는 것은 국민들을 위한다며 발 빠른 발표를 했음에도 후속조치가 매우 더뎠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관심이 높은만큼 식약청의 대응 역시 빨라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를 빠르게 처리하지 못할 경우 비난을 피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