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구당 활동 간호사 수의 지역별 격차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도권과 대도시로 간호 인력이 쏠리면서 지역 간의 의료서비스 격차가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유휴 간호사와 해외 취업 희망자까지 급증하면서 숙련간호사 유출도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미화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연도별/광역시·도별 인구 1000명당 활동 간호사 수’를 보면, 2024년 기준 세종특별자치시, 충청남도, 충청북도, 경기도는 인구 1000명당 활동 간호사 수가 2.77명, 3.69명, 4.04명, 4.21명이다.
이는 5년 전인, 2020년 전국 평균(4.35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2024년을 기준으로 간호사가 가장 많은 광주광역시와 세종특별자치시를 비교하면 두 지역 간 격차는 2.97배에 달했다.
복지부는 의료비 부담을 낮추고 질 높은 간호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상 수를 확대하고 있지만, 전문 간호인력 확보의 한계로 지역별 편중이 심각하다. 2024년 기준, 5개 지역(경기·서울·부산·인천·대구)에 전체 병상 수의 67.3%, 기관 수의 63.3%가 몰려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20년에 비교해도, 약 4.4%, 2.7%밖에 줄이지 못했다. 병상 수가 많은 자치단체별로는 ▲경기 1만 9640개, ▲서울 1만 5120개, ▲부산 1만 1247개, ▲인천 7031개, ▲대구 5630개 순이다.
특히 제주특별자치도와 세종특별자치시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상 수가 오히려 후퇴하거나 증가세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020년 230개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상 수가 있었으나, 2023년 34석이 줄어든 197석을 유지하고 있고, 같은 기간 세종특별자치시도 41석에서 77석으로 늘어난 이후, 다시 늘어나지 못하고 있다.
해외 거주를 희망하는 간호사들은 점점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통 간호사는 ▲해외 취업 ▲학업(유학) ▲해외시험응시를 위해 영문 증명서를 발급하는데, 최근 발급신청 건수가 급증했다. 간호사 자격 영문증명서 발급신청 건수는 2020년 871건에서 2024년 1만 2468건으로 14.5배나 급증했다. 이 중 미국 간호사 시험(NCLEX) 신청 건수는 2020년 1209건에서 2024년 4028건으로 3.3배나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복지부는 늘어나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활성화하고 지역 간 의료서비스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신규 간호사 수를 늘려왔다. 실제로 2020년 간호사 면허 신규취득자는 2만 1568명에서 2024년 2만 3450명으로 약 2000명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유휴간호사도 21만명에서 24.4만명으로 늘어나, 인력공급 확대가 간호서비스 질 향상과 전문성 제고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서미화 의원은 “전체 간호인력의 증가가 겉으로는 인력난 해소로 보이지만, 지역 간 불균형과 숙련간호사의 유휴·해외유출이 동반되면 의료현장의 공백만 커진다”며 “지역에 머물 수 있는 근무환경 개선과 숙련간호사 재진입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