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두통환자에 대해 보호자의 관심이 요구되는 한편, 환자들의 ‘두통일기’ 작성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대한두통학회가 인식개선 캠페인의 일환으로 ‘제1회 대한두통학회 환자/대중 대상 지역 순회 온라인 강의’를 23일 진행했다.
이 날 강의에서는 △소아두통 진단과 치료 △편두통 특이 급성기 치료 △편두통 예방치료 △군발두통 최신 치료를 주제로 하는 강의가 진행됐다.
소아두통 진단과 치료
최윤주신경과의원 최윤주 원장
최윤주신경과의원 최윤주 원장은 “성인보다 적을 수 있으나 소아청소년에서도 두통은 많이 나타나며 나이가 올라갈수록 편두통의 유병률은 올라가고 있다”며 “성인과 달리 소아는 ‘확실한 편두통’ 같은 것들이 없는 경우가 흔하다. 성인 편두통이 4시간~3, 4일 정도 나타난다면, 소아는 1~2시간 내로 짧게 증상이 나타났다. 때문에 꾀병으로 오인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소아청소년은 면역력이 취약해 급성감염을 동반한 두통에 대해서는 무조건 감별해야 한다.”면서 “축농증, 부비동염 등으로도 두통이 많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간혹 뇌에 종양이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처음 두통이 발생했을 때 최소한 CT를 통해 확인해보는 것이 권장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소아두통의 경우 복통, 어지러움, 멀미, 기운없음, 이석증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복통 시에도 검사를 했을 때 이상이 없으면 편두통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두통의 변화가 극심하고 △의식소실, 경련, 마비 등이 있는 경우는 급히 병원에 방문해봐야 한다는 제언도 더해졌다. 다른 급성질환이나 종양 등을 감별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편두통으로 진단될 시 △생활습관 개선 △급성기 약물치료 △예방 약물치료 등의 방법이 있다면서 어릴 때 빠르게 치료를 하면, 성인이 됐을 때에도 치료를 통해 어렵지 않게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두통의 빈도가 많다면 꼭 예방치료를 해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도 더해졌다.
마지막으로 최 원장은 두통일기 작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최 원장은 “초등학생은 어렵겠지만 중학생의 경우 아픈 것을 기록해보는 것이 좋다. 두통이 있기 전후의 상황, 먹는 것, 수면시간, 그 날의 날씨 등을 앱으로 기록하게 하면 두통 치료에 대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아이들의 경우 두통 유발원인이 있는 경우가 꽤 있다. 차 탔을 때 멀미, 햇빛 등을 봤을 때 두통이 아픈 것, 특정 스트레스가 있거나 먹는 음식에 원인이 있는 등 확인을 해볼 수 있기 때문에 노트에 증상을 기록하는 등 아이들도 두통일기를 작성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고 했다.
최윤주 원장은 “아이들 두통의 경우 특히 가족력이 있어서 부모들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치료를 통해 원만한 삶을 영위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 삶의 질이 중요한만큼 가정에서부터 지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학폭 등 학교 문제와 연루돼 두통이 유발될 경우에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아이들이 사춘기에 접어들면 소통을 단절하는 경우가 있지만, 아이들에게 먼저 따뜻하게 다가갈 필요가 있다. 잔소리가 될 수 있지만 부드럽게 전달해 생활습관 개선 등에 대해 말씀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편두통 특이 급성기 치료
전남대병원 신경과 김재명 교수
김재명 교수는 편두통을 다양한 신경계 증상이 동반되는 심한 두통이 주기적으로 반복돼 나타나는 두뇌의 만성질환이라고 설명하면서, 편두통 환자는 일반인 대비 타고난 두통의 역치가 낮고, 편두통 유발 요인이 누적돼 역치를 넘을 때 두통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또 편두통 동반 증상으로는 △구역, 구토 △빛, 소리 공포증 △냄새에 과민 △목 통증 △안구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며, 편두통의 조짐으로는 시각적 증상을 가장 대표적인 증상으로 꼽았다. 시야가 일부 가려지거나, 섬광‧무지개처럼 보이는 부분이 있거나, 번개‧물결이 칠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 등이 해당된다는 설명이다. 또 이런 증상들이 5~60분 정도 지속된 후 편두통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도 더해졌다.
한편 김 교수에 따르면 편두통 치료는 △유발인자 파악 △생활습관 바꾸기 △급성기 치료 △예방치료 △동반질환 치료로 구분된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두통이 생기게 되면 일단 증상을 빨리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급성기 치료는 빨리 약을 복용해 증상을 조절하는 것으로, 일상생활을 방해하는 두통이 생기지 않도록 미리 예방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면서 “두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약물과용이나 우울, 불안 등도 함께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편두통 급성기 치료약물 중 편두통 비특이약물로는 일반진통제, 편두통 특이약물로는 트립탄, 에르고트, 게판트, 디탄 등이 있는데, 김 교수는 “편두통 치료 시 통증 조절을 위해 약을 몇 번 복용하는지가 중요하다. 일반진통제의 경우 15일 이상 복용하지 않고, 편두통 특이약(트립탄, 에르고트, 혼합 진통제)은 8일 이상 복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복용 횟수가 너무 늘어나면 약에만 의존하지 말고 전문가와 상담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를 파악하기 위해 두통일기를 작성하면 정확하게 기록해 횟수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습관화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 교수는 학회의 두통 인식개선 캠페인에 대해 소개했다.
김 교수는 “(캠페인 로고에 나타난) 숫자 8은 만성두통 위험을 알리는 한 달 중 편두통의 경험 횟수로, 두통이 한 달 중 절반 이상 나타나는 만성편두통 단계까지 가면 치료가 어렵다. 따라서 주에 2번 이상 두통이 생겨서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만성편두통으로 가지 않도록 적절한 치료와 상담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편두통 예방치료
이세영신경과의원 이세영 원장
이세영 원장은 “급성기 치료에도 불구하고 편두통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경우, 한달에 4번 이상 편두통 빈도가 자주 발생하는 경우 등에는 ‘편두통 예방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예방치료 시작 시 현실적인 목표 설정이 중요하다. 완전 관해가 아닌 두통의 빈도나 강도를 50% 이상 줄이는 것을 목표해야 한다. 수개월 이상 예방치료 지속한 후 서서히 감량을 해야 하고, 치료반응에 따라 치료 기간이 다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예방치료 종류로는 △경구치료제 △보툴리눔 톡신 주사 △항CGRP단클론항체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먼저 이 원장은 경구약제 중에서는 △베타차단제 △칼슘통로차단제 △항뇌전증제 △항우울제 등이 있음을 소개하며 환자가 갖고 있는 타 질환, 복용 약물, 금기증, 임신계획(가능성), 나이 등을 고려해 환자에 맞게 개별적으로 약제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구약예방약물은 복약순응도에 따라 효과가 좌우된다. 매일 같은 시간에 열심히 꾸준히 복용을 해야 하고, 효과는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최소 2개월 이상 사용한 후 효과를 평가해야 한다.”고 전했다.
두 번째로 국내에서 처방 가능한 항CGRP 단클론항체주사로는 갈카네주맙(제품명 엠겔러티), 프레마네주맙(제품명 아조비)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치료제들은 미국, 유럽의 학회에서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치료효과가 있을 경우 12~18개월을 유지하고 그 이후에는 필요 시 치료를 계속 유지하도록 안내하고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비교적 급여 문턱이 높다는 점도 함께 안내됐다.
이 원장은 세 번째로는 보톨리눔 톡신 주사(제품명 보톡스) 치료에 대해 소개하며 치료 시작 후 2~3주면 효과가 시작되고, 효과 지속 기간은 약 3개월, 경구 약제들과의 상호작용이 없다는 특징 등을 소개했다.
네 번째로는 최근 국내에 도입된 편두통 예방 치료제인 아토제판트(제품명 아큅타)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다.
아큅타는 연구를 통해 치료 12주차에 기저치 대비 삽화성편두통 환자의 월 평균 두통 일수를 53.8%, 만성편두통 환자의 월평균 두통 일수를 35.9% 감소시켰으며, 특히 삽화성편두통 환자애서 치료 1주차에 편두통 미발생 환자가 87.7%였음이 나타났다.
군발두통 최신 치료
원광대병원 신경과 정진성 교수
정진성 교수는 “군발두통은 여러 두통의 종류 중에서도 두통의 정도가 매우 심하다. 때문에 진단과 치료를 정확하고 빠르게 받아야 한다. 편두통이 양쪽 또는 머리 전반적으로 나타난다면 군발두통은 항상 한 쪽에만 나타나며 15분~3시간 정도로 비교적 짧게 지속되고 하루에 수차례 발생할 수도 있다. 통증 강도를 1~10회로 나눴을 때 군발두통 환자는 8~9점 이상을 말할 만큼 증상이 심하고, 안전부절 못하거나 초조한 느낌, 충혈, 눈물, 증상부위 땀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진단 및 치료 과정으로는 첫 군발두통 발작 시 △MRI △산소치료/급성기 약물치료 △이행치료/예방치료를, 재발성 시 △산소치료 △약물치료 △예방치료를 꼽았으며, 일부 사례의 경우 입원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정 교수는 급성기 치료에 대해 응급실에 내원해 산소치료를 15분 시행해도 반응이 전혀 없는 경우 경구용 졸미트립탄, 케토로락 정맥주사 등의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다음으로 이행치료에 대해서는 효과가 나타나는 데에 1주일 이상 걸린다며 경구/정맥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거나 후두하 스테로이드 주사를 사용하는 방안을 안내했고, 예방치료에 대해서는 14~21일 이후 치료 효과가 나타나는 베라파밀을 언급하며 처음에 심전도에 대해 확인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리튬, 토피라메이트, 발프로익산, 멜라토닌, 프로바트립탄, 항CGRP 항체 등이 예방치료 방안으로 꼽혔다.
또 정 교수는 “군발두통은 오래 앓을 경우 우울증, 불안증 등이 동반되며 증상이 심할 때는 극단적 선택에 대한 충동을 느끼는 경우가 흔하다. 이 밖에도 위궤양, 비만, 수면무호흡증 등도 많이 동반된다.”면서 “특히 음주를 하면 군발두통은 무조건 악화된다. 흡연도 계속 할 경우 군발두통에 대한 예후가 안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 날 좌장을 맡은 대한두통학회 주민경 회장은 “두통은 매우 고통스러운 질병이지만, 제대로 된 진단과 치료가 잘 이뤄지지 않아 힘들다. 따라서 환자와 가족들이 질병을 알고, 적절히 대응하고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다행히 최근에 개발된 새 약물들은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이번 강의를 통해 두통 환자와 가족들의 두통에 대한 이해가 늘고, 보다 좋은 치료 결과를 얻길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