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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중환자 의학, 정부 관심 밖에 있어…전담 부서 있어야” ②

서지영 회장 "필수의료 대책 중 중환자 대한 구체적인 계획 없다"

의대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등 정부의 의료개혁과 관련해서 의료계와의 갈등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전공의 사직에 이어 교수들 사이에서도 사직 움직임이 일고 있어 인력 공백이 한층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현재 위기에 봉착한 중환자실 의료공백 해결을 위한 보건복지부 내 전담부서 설치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중환자의학회가 4월 26일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제44회 국제학술대회(KSCCM-ACCC 2024)’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홍석경 대한중환자의학회 기획이사는 “이번 사태가 아무리 좋게 끝나더라도 전공의들이 100% 복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의대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등이 필수의료를 붕괴시키는 직격탄이 됐다는 비판과 함께 한 달 후에 이번 사태가 해결되더라도 근무 여건은 좋아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을 내놨다.

우리나라 보건의료 환경 개선 등을 위해 출범한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 대해서는 지금 이렇게 갈등이 고조된 상태에서 관련 논의가 제대로 되는 것 자체가 불가하는 견해를 밝혔다.

박치민 대한중환자의학회 총무이사는 “매년 중환자 세부 전문의를 연간 80~90명 정도를 수련하고 배출하고 있는데, 과연 내년에 수련자가 얼마나 있을지 우려스럽다”면서 “중환자를 보는 선생님들이 더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고, 장기적으로 중환자 진료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에 중환자 분야가 처한 위기를 해결하려면 보건복지부 내 중환자를 전담하는 부서가 마련돼야 한다는 요구도 제기됐다.

서지영 대한중환자의학회 회장은 “현재 우리나라에는 한방을 전담하는 부서가 있고, 공무원 여러 명이 한방의 발전을 위해 고민을 하고 있으나, 중환자를 위해 고민하는 공무원은 전혀 없다”면서 “중환자 의학이 전문과목이 아니어서 중요성 대비 정부의 관심 밖에 나가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탄했다.

특히 “중환자 분야가 필수의료라고 생각하지만, 필수의료패키지 등 필수의료 대책을 다루는 문서 어느 부분에서도 중환자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면서 “중환자를 전담하는 부서가 있어야 병원에서 가장 위급한 중환자들을 제대로 관리·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해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고 견해를 밝혔다.

또한, 정부가 필수의료 의사인력난 해결책으로 대두되고 있는 전담간호사(PA)를 양성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공의 수준의 실력을 보장할 수 있는 충분한 교육시스템이 마련된다면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는 나름 긍정적인 의견이 제기됐다.

서지영 대한중환자의학회 회장은 “전담간호사(PA) 관련 제도가 없기 때문에 학회에서 공식적으로 의견을 정리한 것은 없다”면서도 “전문의 수준의 일을 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한 것은 맞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에서는 간호사들을 추가 교육하거나 4년제 대학을 나온 사람들을 대상으로 3년 정도 훈련을 시켜서 전공의 수준의 역할을 병원에서 할 수 있는 직군을 만들어 운용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제대로 된 교육 시스템을 만들어서 시행한다면 전담간호사(PA)를 통해 의사인력을 일부 대체하는 옵션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개인적인 사견을 밝혔다.

의료사고 분쟁에 대해 의료진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홍석경 대한중환자의학회 기획이사는 “의료사고에 대한 분쟁에 대한 조정과 관련해 교통사고처럼 특례법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환자가 스스로 자기 몸을 보호할 수 없기 때문에 누가 의도하지 않더라도 중환자실 자체가 안전사고가 빈발할 수 밖에 없는 부서”라면서 “여기에 대한 대책도 실질적으로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조재화 대한중환자의학회 차기회장도 거들었다.

조 회장은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는 갑자기 저절로 상태가 악화된 것인지 어떤 처치로 인해서 상태가 나빠진 것인지에 대한 인과관계가 불분명할 수 밖에 없어 환자의 컨디션 등 세세하게 이해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결과만 보고 판단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다른 의사들이 봐도 문제가 없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의견·판결이 내려지거나 많아졌을 때에 굉장히 자괴감이 들게 되며, 현재 의사들이 악마로 몰리고 있는 상황은 젊은의사들에게 ‘내가 이걸 왜 해야하지?’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고 있다면서 혹여 젊은 의사들이 이탈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걱정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