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드림산업단지에 터전을 잡은 의약품 공동물류센터 ‘피코이노베이션’이 지난 3월 닻을 올렸다.
피코이노베이션이 주목되는 점은 그저 단순히 제약사들이 함께 뜻을 모아 설립하고 운영하는 공동물류센터뿐만 아니라 자동화 창고와 피킹시스템, 냉장·냉동창고 구비는 물론 의약품의 반품이나 회수까지 모두 담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메디포뉴스가 피코이노베이션 조용준 대표이사를 만나 그가 그리는 ‘큰 그림’을 함께 살펴봤다. 조용준 대표이사는 현재 동구바이오제약 부회장이자 한국제약협동조합 이사장을 맡고 있다.
Q. 피코이노베이션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피코이노베이션(이하 피코)은 중견∙중소 제약사들이 물류센터와 온라인몰을 공동으로 운영, 관리하는 회사로 규모의 경제와 비용 절감을 도모하기위해 설립됐습니다.
26개 제약사들이 모인 피코는 평택에 1만 6000평의 부지를 마련해, 현재 5200평의 부지와 1만 2500평의 건평으로 올해 3월 공동물류센터가 준공됐습니다. 1월부터 순차적으로 제약회사들이 공동물류센터에 입점을 시작했으며, 올해 15개 제약사가 들어올 예정입니다.
Q. 공동 물류센터 구축을 추진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한국제약협동조합(이하 조합)의 회원사 중에서 동구바이오제약뿐만 아니라 많은 제약사들이 창고가 부족하여 외부 창고를 이용하거나, 창고 증축을 검토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동구바이오제약에서 자동화창고 제안을 검토하게 되면서, ‘그렇다면 우리가 공동으로 물류센터를 구축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5개 회사가 뜻을 모아 시작하게 됐고, 현재는 26개 제약사가 함께 하게 됐습니다.
또한 제약사들의 물류기능을 피코로 이전하게 되면 남아있는 기존 창고 공간을 잘 활용해서 거기에 제약사들의 연구시설과 제조시설을 마련해 공간부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대형 제약사들이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플랫폼도 중견∙중소 제약사들이 단독으로 구축/운영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는데, 공동 운영을 통해 규모의 경제, 비용 절감을 이룰 수 있게 되고, 물류와 온라인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미래 비즈니스 영역에 대한 개척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Q. 기존 의약품 유통 시스템 대비 피코이노베이션의 장점을 소개해 주세요.
기존의 의약품 창고들이 규모는 커졌지만 의약품 분야에서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부분은 많지 않습니다. 피코는 그 동안 약 1000억원의 투자를 통해 자동화창고와 피킹시스템을 장착한 첨단 자동화 물류센터를 구축했습니다. 자동화를 통한 비용절감뿐만 아니라 첨단의 풀필먼트 시스템으로 의약품 물류와 유통의 혁신을 리드해 나갈 것입니다.
그 동안 제약사가 물류를 각각 독립적으로 운영을 하다보니 점차 고정비나 운영 비용이 증가하게돼 ‘효율’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또한 창고부족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측면에서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피코의 장점은 결국 한 회사가 아니라 26개 이상 많은 제약사들이 공동으로 운영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효율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온라인몰은 기존에도 한미약품의 HMP몰, 대웅제약의 더샵 등이 운영되고 있는데, 이들이 한미약품이나 대웅제약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면, 피코의 온라인몰은 26개 제약사가 공동으로 운영하게 됩니다. 현재는 26개사가 참여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45개 이상의 제약사로 확대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며, 또한 운영의 효율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이 피코의 장점입니다.
Q. 피코이노베이션의 올해 운영계획과 목표는 무엇인가요?
2023년도에는 15개 제약사들이 순차적으로 물류센터에 입점하게 돼 공동물류시스템의 안정화를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수십개 제약사의 전산시스템을 피코와 연결해 원활한 물류 시스템을 선보임으로써 제약사들이 안심하고 물류를 맡길 수 있는 환경을 갖출 계획이며, 이로써 각각 제약사들이 단독으로 할 때보다 공동으로 운영해 효율이 발생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자합니다. 또 온라인몰 입점을 함께 진행해 각 제약사들의 영업에도 효율을 높이고자 합니다.
각각의 회사들은 경험이 있지만 26개사가 함께했을 때 어떤 효율을 만들어 낼 것인가에 대해서 사실 굉장히 준비를 많이 해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우리가 생각한 목표를 결과물로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Q. 피코이노베이션의 장기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향후 1차 공동물류센터의 CAPA가 모두 채워지면, 이미 확보해놓은 1만평의 부지에 제2의 의약품 물류창고를 구축할 예정이며, 의약품 뿐만 아니라 의료기기, 의료 소모품 등으로 분야를 확장해 피코이노베이션 물류센터를 헬스케어 복합 물류단지로 성장시키고자 합니다.
그리고 피코이노베이션은 앞으로 의약품 업계의 ‘아마존’이 되고자 하는 목표가 있습니다. 피코의 효율과 장점을 보고 앞으로 26개사가 아닌 더 많은 제약사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제약사가 피코 물류센터를 이용하게 되면 공동사업으로 인한 효율이 더욱 증대될 것입니다. 또 물류와 온라인몰을 결합해 새로운 효율도 만들어 나아갈 것입니다.
장기적으로는 한국의 앞선 물류 시스템과 온라인몰에 대한 노하우로 해외에 진출해서 아시아 국가나 CIS 국가들의 물류와 유통을 혁신하고자 하는 비전도 가지고 있습니다.
Q. 피코이노베이션이 제약업계에 어떤 기업으로 자리잡길 바라시나요?
피코는 의약품 물류와 유통의 전 과정에 걸쳐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될 것입니다. 단순한 물류기업이 아니라 첨단 IT기술을 활용해 공동사업에 참여하는 제약사들과 함께 새로운 프로세스와 비즈니스를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Q. 정부에 바라는 점이나 지원 등 필요한 부분이 있으신가요?
향후 해외 진출에 있어서 민간 기업 단독으로 어려움이 많으므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KOTRA, 보건산업진흥원 등의 기관들이 힘이 돼 준다면 해외 진출에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중소∙중견 제약사들의 효율을 위해 공동 R&D 센터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R&D 센터는 지역적 조건이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데, 수도권 내 좋은 입지 조건을 갖춘 지역에서 여러 제약회사들이 함께 모여서 공동으로 연구할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이러한 부분에서 정부가 장을 열어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Q. 기타 하시고 싶으신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국의 앞서 있는 헬스케어 시스템, 제약바이오 시스템을 해외로 좀 더 성장,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 중 하나입니다.
제약바이오는 미래 성장 사업이고 첨단산업이나 현실적으로 제약업계는 약가 인하 이슈 등 여러 가지 요인들로 인해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이로 인해 제조 원가를 낮추려는 관점에서, 해외생산거점을 통해 원가를 절감할 수 있고 해외에 글로벌 CMO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도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또 피코를 통해 결제 시스템과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첨단의 IT 기술들을 접목해서 마케팅 등 여러 분야에 활용하고, 제약사들이 공동으로 R&D와 생산 등의 부분에서 새로운 융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