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소아청소년과, 외과, 산부인과, 가정의학과 등 비정신과 의사들과 일반의들이 항우울제를 60일 이상 처방하지 못하게 하는 항우울제 처방 규제가 12월 1일 자로 20년 만에 해제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정신건강의학과에 가야만 우울증 치료를 받을 수 있었으나 이제부터는 가정의학과, 내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신경과, 일반의 등 어떤 의사를 방문해도 우울증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대한우울자살예방학회는 5일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우울증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이 과거보다 20배 이상 좋아질 것으로 기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이진수 진료심사평가위원장의 원만하고 합리적인 회의 운영이 항우울제 규제 해제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보건복지부의 긍정적인 검토와 동의가 있어서 역사적인 해결을 이끌어 냈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학회는 이제 일반의를 포함한 모든 의사들이 우울증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게 교육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자살 사망자의 75%가 자살 1개월 전까지도 여러 가지 신체 증상으로 병·의원을 찾는 만큼, 모든 의사들은 미국과 같이 ‘진료 전 설문지’를 이용해 병·의원을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우울감과 자살 생각을 물어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 같은 방식을 통해 의사가 우울증을 조기에 치료하고, 자살 생각이 있는 사람을 적극적으로 발견해서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연결해 주면 자살을 예방하고 생명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학회는 우울감이나 자살 생각이 날 때에는 전문과에 상관없이 집 근처 1차 의료기관을 방문하도록 국민에게 권장해야 하며, 부정적이고 절망적인 생각과 행동을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생각과 행동으로 바꾸는 인지행동 요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자살예방법에 대한 KBS의 TV 공익방송이 필요함을 강조하면서 KBS가 최근에 심폐소생술 공익방송을 하듯이 우울증과 자살 예방도 KBS 공익방송으로 국민들에게 알려야 하며, 지금 우리나라는 우울증과 자살의 비상 상황에 처해있으므로 이에 대한 비상조치와 범의료대책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홍승봉 대한우울자살예방학회 회장은 “이제 국가 정부와 10만 의사들이 힘을 모아서 한국의 우울증 치료율을 OECD 최저에서 평균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자살 위험이 높은 사람을 적극적으로 발견하는 자살예방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라며 “이것이 한국의 자살률을 낮추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모든 의사들은 자살 생각도 우울증과 같이 치료가 필요한 상태로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으며, youtube에 ‘대한우울자살예방학회’를 검색하면 우울증과 자살예방 교육심포지엄을 누구나 들을 수 있음을 안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