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사들에게 타각적 굴절검사 등 안광학 검사를 허용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 ‘안경사 단독법’ 입법 움직임에 안과의사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대한안경사협회와 노영민, 김성주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이명수 의원(새누리당)은 ‘안경사법 왜 필요한가’라는 주제의 정책토론회를 18일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했다.
안경사협회가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서 안경사협회 관계자들은 시대변화에 따라 안경사 단독법을 하루 빨리 제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정배 대한안경사협회장은 “안경사는 정확하고 편안한 안경을 국민들에게 제공할 의무가 있지만 시대를 따르지 못하는 의료기사법 때문에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안경사법 단독 입법을 주장했다.
이어 “안경사들은 국민에게 정확하고 편안한 안경을 제공하기 위해 시력검사에 필요한 안광학적기기 사용법을 대학에서 연간 200시간이 넘게 3~4년씩 배우고 면허증을 취득했지만 정작 안경원에서는 검사를 할 수 없다”면서 “하루 빨리 잘못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도 '아이필 안경원' 원장은 “현재의 '의료기사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은 지난 28년간 단 한번도 개정되지 않아 국민들이 정확한 시정교정에 의해 안경을 착용할 권리를 박탈당했다”며 “국민편의를 위해 선진국과 같이 안경사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우리나라 안경사들이 타각적 굴절검사 등 안과검사를 할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재도 원장은 “현재 우리나라에는 9개의 대학원 석·박사 과정, 4년제 대학 안경광학과 15개, 3년제 29개, 2년제 2개 등이 설치돼있고 유학 중인 안경사들도 있다”면서 “안경착용은 안경사법 개정을 통해 안경사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를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 여야 국회의원들도 안경사법 입법이 필요하다고 안경사들의 사기를 치켜세워줬다.
특히 안경사협회와 이번 행사를 주최하고 지난 4월 18일 안경사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한 노영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민의 50%가 안경을 착용하는 현실에 안경사의 업무가 규제를 받고 있어 이에 대한 서비스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안경사들에게 타각적 굴절검사 등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해 토론장을 가득 메운 청중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안경사들이 받는 교육과 안과전문의들이 받는 교육 비교 불가"
대한안경사협회와 협회를 지지하는 국회의원들이 개최한 이날 토론회에서 안경사 단독법 입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크게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안과의사를 대표해 토론에 참석한 김영진 대한안과학회 검안이사는 안경사법 입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안경사들이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 안과계 관계자가 참석하는 것은 당초 예정에 없던 일이었지만 뒤늦게 토론회 개최 소식을 접한 안과계가 참석의사를 타진해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진 이사는 “안과에서 진단을 받고 안경을 사기 위해서는 안경원을 가는 것이 당연하다”는 논리를 펼쳤다.
그는 “안과에서 하는 시력검사는 진단을 하기 위한 검사의 시작점이다. 안경원에서 안경을 맞추기 위해 하는 시력검사와는 개념 자체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또한 “타각적 굴절검사 등 안광학 검사를 안경사들에게 허용하는 것은 안정성 측면에서 매우 우려스럽다”면서 “기존과 같이 안과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고 필요하다면 안경원에서 안경을 구입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김영진 검안이사는 특히 “안경사들이 광학적검사를 위한 교육을 대학에서 충분히 받았다고 주장하지만 안과의사들이 전문의가 되기 위해 의과대학과 병원에서 받는 수련교육과정과 비교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