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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일차의료 의사 양성 위한 ‘모델클리닉’ 대한 고민 필요합니다 ②

강재헌 대한가정의학회 이사장

대한가정의학회가 정부의 상급종합병원의 경증질환 진료 패널티 강화 방침과 관련해 취지 등은 동의하지만, 일차의료를 맡을 의사를 키우려면 지원이 필요하며, 지원이 어렵다면 최소한 수련 기반이 축소·위축되는 일이 없도록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현재 수련체계의 경우에는 일차의료 의사 양성에 부족한 부분이 있음을 지적하며, ‘모델클리닉’을 만들어서 수련 기간에는 일정 기간 동안 ‘모델클리닉’에서 일차의료 환경에서 진료하는 법을 배우도록 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메디포뉴스에서는 대한가정의학회 강재헌 이사장(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을 만나 학회에서 구상 중인 ‘모델클리닉’이 어떤 것이며, 필요한 이유는 무엇이고, 이상적인 모델클리닉과 현실적인 모델클리닉은 각각 어떤 것이 있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일차의료 강화를 위해 추진하려는 ‘모델 클리닉’은 무엇이고, 왜 필요한가요?

A. ‘모델클리닉’은 2·3차병원에서 받는 수련만으로는 일차의료에 필요한 의사로서의 소양·수련 충족이 불충분하다는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하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수련병원은 2·3차병원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2·3차병원의 경우에는 접근성 문제 때문에 급성질환자는 응급상황이 아니라면 거의 오지 못하며, 1차의료기관을 방문하는 환자들과 2·3차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은 패턴과 요구가 달라 일차의료 의사 양성과 관련해 의원급에서의 수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저희 대한가정의학회에서는 일차의료 의사 양성에 필요한 경험과 능력 함양을 위해 몇 달 동안은 1차 의료기관에 파견을 보내 의원급에서 수련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동문·선배·후배 의사들에게 수련을 부탁해 가급적 많은 의사들이 수련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현재 수련병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2·3차 병원들은 진료 기능과 수련 기능을 비롯해 교육·수련을 위한 컨퍼런스룸이나 강당 및 에듀케이터 등 관련 인프라에 필요한 인력·행정 관리도 같이 하고 있는데, 이러한 인프라는 일차의료기관에도 필요합니다.

그래서 향후 정부의 지원을 받아 모델클리닉을 만들어서 수련 기간에는 일정기간 모델클리닉을 통해 의사들이 일차의료 환경에서 진료하는 법을 배우도록 하는 계획을 세우고자 합니다.


Q. 국내·외에서 추진된 여러 사업·모형 중 모델클리닉과 유사한 것이 있을까요? 있다면 어떤 이유로 생겨났으며,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요?

A. 외국에서는 일차의료를 담당하고 있는 ▲가정의학과 ▲내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의 진료과들은 수련·실습의 상당 부분을 일차의료 환경에서 환자를 보는 법을 배우고 진료하는 등의 수련을 마친 다음 의사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국내의 경우에는 ‘지역기반 환자중심의 일차의료 모형(1~4형)’이 ‘모델클리닉’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역기반 환자중심의 일차의료 모형(1~4형)’은 질병 중심이 아닌 환자 중심의 일차의료 정립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2022년 연구용역을 통해 개발된 모형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사업에 필요한 돈을 지원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서 수행하는 형태의 모형입니다.

해당 모형은 총 4가지 형태로 ▲1형 단독개원 ▲2형 그룹개원 ▲3형 다학제팀 관리 ▲4형 일차의료지원센터 등으로 나누어지며, 각 모형에 맞게 공급자가 주치의로서 참여에 동의하는 환자를 등록해 건강관리부터 방문 진료와 비대면 관리·교육 상담 및 지역사회 보건의료자원 연계까지 제공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저희 학회에서는 해당 모형을 통해 그동안 느껴왔던 일차의료 의사 양성에 필요한 수련과 관련해 ▲공간 문제 ▲재정 문제 ▲법적 문제 등 다양한 한계 등이 해결될 수 있다면 2·3차병원에서 의사들을 수련시킬 때에 일차의료 수련에 부족한 부분들을 파견을 통해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각각의 모형이 생겼을 때, 각각의 모형마다 양질의 일차의료를 만들 수 있는 수련 기능이 들어가고, 정부 지원이 있어야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Q. 이상적인 모델클리닉과 현실적인 모델클리닉 방안은?

A. 가장 이상적인 방안은 일차의료에서 헌신하는 의사들이 번아웃에 빠지지 않을 수 있도록 2~3인 형태의 그룹개원이 가장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환자들은 병·의원이 운영하는 낮 시간에만 발생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오후 6시 이후에는 대부분의 병·의원들이 문을 닫기 때문에 비응급 환자임에도 갈 병원이 없어 응급실로 가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외국에서는 의사 3명이 힘을 합쳐 의원급 의료기관 1곳을 개원한 뒤, 1명당 8시간씩 근무하는 방식 등의 그룹개원 형태로 지역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일차의료 수준을 충족시키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비교적 유연한 근무를 통해 워라벨이 보장되고, 개원 시 시설·장비·인력 마련·유지비용도 분담하면 돼 개원·경영요소 중 비용에 대한 부담이 비교적 덜하며, 환자를 진료하다가 어려움을 맞닥뜨리게 되면 다른 동료로부터 조언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장점 등이 있습니다.

다만, 모델클리닉은 각 지역의 특성이나 여러 사정에 따라서 달라져야 합니다. 가장 이상적인 방안은 그룹개원이지만, 농·어촌과 의료취약지 등 인구가 부족한 곳에서는 그룹개원 형태로 이뤄진다면 의료수요가 부족해 병·의원 경영이 어려워지게 됩니다.

따라서 의료 수요가 적은 곳은 ‘단독 개원’ 형태를 선택해야 하고, 의료 수요가 많은 도시형의 경우에는 ‘그룹 개원’ 형태로 운영하는 식으로 모델클리닉을 선택·마련·운영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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