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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비만=질병’ 인식 갖고 비만 상담·교정 제도 개선해야 ②

박철영 대한비만학회 이사장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5년(2017년~2021) 간 비만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소아·청소년이 2.3배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소아·청소년 비만을 막기 위해서는 비만을 주요 만성질환으로 바라보고 정책을 마련·집행해야 하며, 청소년 시기에 비만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과 다각적인 환경 개선 등 국가적·범부처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메디포뉴스는 박철영 대한비만학회 이사장(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를 만나 현재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비만이 얼마나 어떻게 증가 추세와 의료현장에서 마주하는 어려움 및 문제점을 비롯해 비만 관련 정책 및 접근법에 어떠한 문제점이 있고, 올바르게 비만 문제를 대처하려면 어떠한 방향으로 펼쳐져야 하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Q. 비만 환자와 비만 관련 합병증의 추세는 어떻고, 특히 소아청소년은 어떠한 상황인가요?

A. 옛날에는 부유한 사람들에서 비만이 발생했다면 지금은 젊은 사람, 소득수준이 낮은 사람들에서 비만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저희 대한비만학회는 1992년도에 설립됐습니다. 이제 올해로 31년째가 되는데요. 처음 비만학회가 설립된 1992년 당시에는 설립자께서 많은 분들에게 조롱을 받았고, ‘우리나라에서 비만학회라는 게 필요해 비만한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있겠어?’ 등을 포함한 여러 의문과 함께 ‘비만학회가 반드시 필요한가?’에 대한 어떤 문제 제기를 많이 받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대한비만학회가 다른 어떤 학회보다도 가장 필요하고 가장 많은 일을 하고 있는 중추적인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비만 관련 환자와 합병증이 급증한 상황입니다.

이중 비만 증가세가 높은 대상층으로는 여성보다 남성의 증가 폭이 굉장히 높은 상황으로, 이제는 성인 남성의 약 절반에 육박하는 대상자들이 비만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소아청소년과 청년들의 비만도도 급증하고 있는데요. 중요한 점은 비만율만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고도 비만’이라고 이야기하는 2~3단계 비만율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70~80대 노인 인구의 비만도도 같이 끌어올리는 것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외에도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계층들의 비만도가 훨씬 더 높고, 소아청소년들·여성이 더 많은 영향을 받게 됩니다.

따라서 이제는 우리 모두 비만에 대해 생각할 때가 됐으며, 문제점에 대해 진지하게 고찰하고, 이를 어떻게 개선해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Q. 비만에 대해 현재 정부의 인식 및 정책 방향에 대해 평가한다면 문제점은 무엇이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시나요?

A. 가장 중요한 점은 비만을 질병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비만을 질병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매우 커다란 오류를 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만의 정의에 대해 살펴보면 과도한 지방 축적에 의해서 건강상의 유해를 미치는 상태를 ‘비만’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비만으로 인해서 질병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사망 위험이 BMI 30 이상부터 증가한다면 비만에 의한 만성질환들은 초기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BMI 25 이상부터 빠른 속도로 증가하게 됩니다.

대표적으로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이 있으며, 최근 많이 늘어나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암들도 비만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질환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국민들에게 각자가 가지고 있는 체질량 지수에서는 어떤 위험도를 갖는지와 어떤 노력을 해야 되는지 등에 대해 알려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이러한 사실들을 인지하게 만드는 환경 자체가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나라에서 무책임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전 국민 의료보험을 통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매 2년마다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건강검진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체질량 지수가 ‘비만’에 해당하는 25 이상이 나오고,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을 비롯한 만성질환에 대한 위험도 엄청 높음에도 불구하고 ‘별거 아니구나’라고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는 것에 있습니다. 

건강검진의 목적은 질병의 조기 발견과 예방 및 관리임을 잊지 않는다면 이것은 올바르지 않은 일입니다.

또, 비만 여부를 체질량 지수 30 이상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시는 일부 전문가분들이 계시는데, 이러한 기준은 사망률을 주요 지표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만약 체질량 지수가 25인데 건강검진에서 아무 질병이 없는 것으로 나온다면 현재 체질량 지수를 유지해도 건강에 문제가 없다고 오해할 수 있습니다. 

체질량 지수 25 이상인 사람들에게 여러 질병들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이를 고려하면 체질량 지수 25 이상인 사람들이 체중을 줄여야겠다는 생각을 인지시켜줘야 합니다.

따라서 건강보험을 통한 치료 지원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비만이 어떤 건강상의 위험이 있는지에 대해 올바른 정보 전달부터 시작해야 하므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에 대한 기준표를 변경하는 것이 우선시돼야 합니다.


Q. 비만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확대가 필요할 것 같은데, 만약 건강보험이 비만과 관련해 확대된다면 어떤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A. 비만도가 증가하고 있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사회에서 ▲저소득층 ▲소아청소년 ▲청년 ▲남성들인데, 이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가야 될 세대들이 건강에 대한 여러 문제점과 위험도를 가지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만약에 비만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건강보험을 모두에게 적용하기 어렵다면 ▲저소득층 ▲소아청소년 ▲청년 등부터 실시돼야 하며, 특히 소아청소년 중 비만도가 높은 이들 대부분이 저소득층의 자녀들부터 혜택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더불어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비만대사수술에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좀 더 비만대사 수술에 대한 효용성과 효과 등에 대한 판단이 이뤄져야겠지만, 치료 후에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비만대사수술 시작 전·후로 관리가 이뤄져야 하는데, 전후 관리에 대해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우리가 비만대사수술에 많은 돈과 지원을 투입하는 이유는 비만대사수술이 필요한 사람들이 수술을 통해 체중을 조절하고, 조절한 체중이 유지되기를 바라는 것이 목적임을 생각하면 비만대사수술 전후의 관리 부분에 대해서도 충분한 지원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단계별 적용을 통해 비만대사수술 전후 관리가 적극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반영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의료현장에서 느끼는 비만 정책 관련 어려움은 무엇이 있으며, 어떻게 개선이 되시기를 희망하시나요?

A. 비만을 치료·관리하려면 상담과 생활습관 등의 교정에 필요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들의 마련·시행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비만과 관련된 상담·교육에 대한 수가가 반영되지 않고 있어 약물 및 수술치료 위주의 관점에서 환자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대부분의 환자분들이 의사의 권고를 받고 수술로 넘어가는 경우보다 블로그 등을 살펴보고 각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의사를 찾아가 비만대사수술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경우 해당 환자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습니다. 추적 관찰을 해도 중간에 사라지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이는 환자들이 생각하기에도 바쁜 진료 속에서 효율적이지 않다고 느껴지는 진료시스템에서 관리를 받거나 배울 부분이 없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이 많아 적극적으로 진료에 참여하지 않으시는 경향을 보여준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소아청소년의 경우 사용할 수 있는 약제가 제한돼 있고, 그보다 더 적은 연령대에서는 약을 쓰지 못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생활습관 교정을 위한 여러 노력들을 해야 되는데, 심층 상담을 시행하면 진료 시간은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보건의료제도의 경우 환자에게 진료시간으로 15분을 투자해도 빠르게 환자 1명당 3분 진료를 보는 것과 같은 수가를 지급하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소아청소년을 비롯해 나이가 어린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는 구조와 환경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구조는 현재 대두되고 있는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적어 발생하고 있는 필수의료 문제 형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더욱이 소아청소년과 의사들 중에서 소아비만을 진료할 수 있는 의사들은 더욱 적어 사실상 소아비만을 볼 수 있는 좋은 소아청소년과 의사는 우리나라에 몇 사람 되지 않는 상황으로, 반드시 보건의료 제도의 개선이 동반돼야 합니다.


Q. 향후 학회 계획 및 행사·일정은 어떻게 되시나요? 

A. 대한비만학회에서는 환자분들에게 알 권리를 올바른 지식·정보들을 중심으로 충분히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학회 자체에서 유튜브를 비롯한 SNS를 통해 여러 올바른 내용의 콘텐츠를 만들어 제공하고 있고, 생활습관 개선을 위한 어플을 개발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직 시작한 지가 얼마 되지 않아 콘텐츠의 양은 적은 상황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쌓여가면 향후 몇 년 안에는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툴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세계 비만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를 올해 처음으로 했는데, 내년에는 봄에 개최할 생각이며, ‘세계 비만의 날’을 기념해 진행한 걷기 대회에서 1000여명 정도가 모인 것을 고려해 내년에는 1000여명보다 훨씬 많은 분들과 함께 걷기 대회를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려 합니다.

이와함께 올해 2023년부터 유럽비만학회랑 조인트 심포지엄을 이제 열었고, 이번 10월달에 미국비만학회와도 조인트 심포지엄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부분으로 ‘낙인’이 있습니다. 비만인 사람들은 게으르고 개인적인 여러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낙인을 찍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개선하고 최소화할 수 있도록 미디어에서 비만과 낙인 관련해 언급할 때에 특정 단어는 사용하지 않도록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려고 합니다.

이외에도 전 세계 비만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환자단체들이 있다면 우리나라에 초청해 국내의 비만 환자들과의 미팅도 주선해 비만 환자단체 등과 같은 모임을 만들어 비만환자들이 더 이상 숨지않고 본인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틀을 만들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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