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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커뮤니티 케어, '아카데믹 메디슨' 차원에서 접근해야

지역사회 의료서비스 제공 체계 구축 위한 대학병원 내 연구 시급

아카데믹 메디슨(Academic Medicine, 학문적 의학) 차원의 접근은 진료에만 매몰된 국내 의료뿐만 아니라 커뮤니티 케어 · 홈케어 구축에도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연계를 골자로 하는 커뮤니티 케어의 성패가 대학병원 주도의 교육 · 연구 · 진료에 걸려있는 셈이다. 

20일 오전 10시 30분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대강당에서 열린 '제1차 서울 임상공중보건 컨퍼런스'에서 서울대병원 권용진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이하 권 단장)이 '의료와 복지의 연계 속에서의 대학병원의 역할: 공공과 민간의 구분을 넘어서' 주제로 발제했다. 



커뮤니티 케어(Community Care)는 케어가 필요한 주인이 자기 집 · 그룹홈에 거주하면서 개개인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누리고 자아실현 ·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서비스 체계이다. 케어는 좁은 의미의 돌봄뿐 아니라 주거 · 복지 · 보건의료 서비스를 포괄한다. 

현 사회보장 서비스는 크게 보건 · 복지 · 의료 · 요양 분야로 구분되며 △보건 · 복지는 발굴 · 신청주의 △의료는 전 국민의 선택 △요양은 신청주의로 서비스 제공이 이뤄진다. 의료의 경우 전국 인프라를 구축하여 언제 어디에서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지만, 보건 · 복지 · 요양은 본인이 서비스를 받겠다고 신청하지 않으면 받을 수 없게 돼 있다. 

커뮤니티 케어의 핵심은 이 모든 사회보험 · 사회서비스를 집에서 수급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병원의 주거지화 △장기요양시설의 의료 서비스 미충족 △복지 서비스가 제공하는 의료 · 주거서비스의 중복 등의 문제가 존재한다.

권 단장은 "요양병원은 주거 · 복지를 일부 포함한 주거형 의료시설인데 흔히 의료형 주거시설로 오해하여 퇴원 문제 등이 불거지고 있으며, 장기요양시설에서는 충분한 의료서비스가 제공되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가 제공하는 의료 · 주거 등의 서비스는 광역 · 기초자치단체가 제공하는 서비스와 상당히 중복된다."고 지적했다. 

커뮤니티 케어의 기본 방향은 사회보험과 사회서비스의 연계, 탈시설화 · 탈병원화로 요약할 수 있다. 권 단장은 집이 아닌 곳에서 통합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구조를 지적하며, 지역사회 내에서 병원 · 요양시설 · 집으로 자유롭게 오가는 선순환 구조의 구축을 주문했다. 권 단장은 "핵심은 병원의 주거서비스를 탈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커뮤니티 케어 도입에 앞서 한국적 맥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복합 만성질환을 앓는 가난한 노인 문제가 극심한 상태로, 이들을 어떻게 집으로 돌려보낼 것인지가 주요 과제이다. 이 가운데 소득 · 자산 · 주거 · 건강 · 사회참여 등을 지표로 하는 다차원 빈곤 개념이 등장했다. 즉, 빈곤은 단순히 소득만으로 해소할 수 없고, 비화폐적 범주까지 고려해야 한다. 권 단장은 이 같은 맥락에서 서양의 커뮤니티 케어 모델을 우리나라에 그대로 도입할 수 없다고 했다. 

권 단장은 "과부담 의료비가 빈곤 문제에서 가장 크다. 재난적 의료비 지원이 이뤄지고 있지만, 소득 · 근로 능력 · 질환 등에 제한이 있어 의료보장 사각지대는 계속 존재한다. 과부담 의료비는 몇천만 원의 문제가 아니다. 폐지를 줍는 할머니의 경우 의료비 10만 원이 과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역사회 내에는 1만 원이 없어서 병원을 못 가는 이들이 존재한다. 과부담 의료비는 의료보장 사각지대 문제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라고 강조했다.

지역사회 내 의료서비스는 △만성질환을 관리하는 일차의료기관 △입원이 가능한 지역거점병원의 연계로 제공되는데,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이 연계망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 권 단장은 "지역거점병원에서 치료를 완결할 수 없으면 상급종합병원으로 환자를 보내는 일이 불가피하다. 병원 간 연계를 위해 별도의 재원과 접점,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이 구조가 조직화 · 체계화되지 않으면 한국적 맥락의 한계로 치료가 완결로 이어지지 못한다."라고 지적했다.  

권 단장은 협력기관 역할을 강조하며 ▲만성질환 증가에 따른 지속적 관리 · 예방을 위해 △주치의 · 보건소 · 지역거점병원이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주치의는 동네의원 의사가 아닌, 만성질환자가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의사를 뜻한다. ▲고령화에 따른 복합질환자 · 정신건강 문제 · 독거 인구 증가 및 존엄한 죽음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주치의 · 지역거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 자살예방센터 △의료 · 복지 서비스 △사전의료의향서 · 호스피스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양극화에 따른 경제적 의료취약계층 및 가난 · 질병방지 · 고용상실 악순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복지 · 의료 서비스 △사회복지팀 · 상급종합병원 연계가 필요하다.

결국은 '연계'가 커뮤니티 케어의 핵심 키워드인 셈이다. 2013년 서울특별시 북부병원에서 처음 시행된 301 네트워크 사업은 건강복지 연계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301은 보건 · 의료 · 복지 세 가지 영역을 하나로 묶는다는 의미로, 의사 · 간호사 · 사회복지사 등이 팀을 이뤄 의료 취약층을 발굴해 치료 · 사회 복귀를 돕는다.

권 단장은 "우리나라 복지망은 다학제 연계 체계가 미비하다. 연계 체계를 좀 더 쉽고 간편하게 만들지 않으면 지역사회 · 병원 연계는 어렵다. 환자를 지역사회로 돌려보내는 건 병원 혼자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며, 협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협력의 장을 마련하고 협력을 주관 · 지원하는 일은 지역거점병원이 할 수 있다. 지역사회 내 다학제팀을 갖고 다학제 협력 사업을 조직할 기관은 아직 병원뿐이다."라면서, "계속 입원만 할 수는 없다. 방문의료 · 간호 · 약료 개념을 모두 포함하는 홈케어도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금년도 일본의 경우 지역사회 · 병원 연계를 위해 △장기요양 △급성기의료 · 장기요양 △급성기의료 등 3개 영역으로 수가 구조를 개편하여, 병동 입원 환자 대상으로 회복기 재활병동 입원료 · 지역포괄관리병동 입원료를 지급한다. 지역포괄관리병동은 △간호 직원은 13:1 배치 △재택 복귀 관련 직원 · 재활 관련 직원 배치 의무화 △재택복귀율 등급에 따른 수가 지급을 기본으로 한다. 

권 단장은 "일본에서는 급성기가 아닌 잠시 입원했다가 돌아갈 사람을 병동에 입원시켜서 집으로 돌려보내는 제도를 만들었고, 이를 체크해 돈을 지급한다. 이러한 지역포괄병동을 우리나라에 도입한다면 지역거점병원 형편이 좋아지며, 대학병원에서 급성기 치료를 받아야 할 사람이 훨씬 더 빨리 치료받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대학병원의 과제로는 △지역사회 의료서비스 제공 체계 연구 △보건 · 의료 · 복지 연계 플랫폼 개발 △4차 안전망 구축을 제시했다. 지역사회 의료서비스 제공 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상급종합병원 · 지역거점병원 · 동네의원 · 홈케어 간 역할 분담 및 연계 체계, 지역거점병원 모델 개발 · 평가 · 활성화 방안, 홈케어 제공 주체별 의료행위 범주 및 표준진료 가이드라인 개발 등의 연구가 필요하다.

진료에만 치중된 국내 의료 문제를 해소하고자 제시된 아카데믹 메디슨은 의학 교육 · 연구 · 진료 모두를 중요시하는 개념으로, 권 단장은 커뮤니티 케어 역시 아카데믹 메디슨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커뮤니티 케어에서 대학병원은 △교육과정 · 교재 개발 △지역사회 연구자 그룹 운영 △최종 치료 등의 역할을 해야 한다. 

권 단장은 "연구는 대학병원이 혼자 할 수 없다. 공공병원 현장 근로자와 대학이 연구자 그룹을 만들어서 연구를 시작해야만 커뮤니티 케어에 대한 애비던스를 만들 수 있다. 진료 영역에서 대학병원은 최종 치료의 책임을 지는 것이다."라면서, "홈케어 · 지역거점병원 모형 개발, 공공의료센터 구축, 진료협력센터 · 지역사회 연계 창구 확대에 정부 지원이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권 단장은 "서울대병원에서는 내년부터 연계 창구 · 연계 접점을 센터 형태로 설치 · 운영할 계획이다."라면서, "이것이 단순한 제도 논의가 아닌 아카데믹 메디슨 차원에서 커뮤니티 케어 · 홈케어가 논의될 기회였으면 한다."라고 기대했다.

발제 후 이어진 토론에서 복지부 공공의료과 김성철 사무관은 "금년 10월 1일 공공보건의료 발전 종합대책을 발표했고, 11월에 커뮤니티 케어 대책이 나왔다. △종합대책에는 권역 · 지역 책임의료기관 지정과 보건소 · 병의원 · 퇴원환자 연계 관리 △커뮤니티 케어 대책에는 전국 2천 개 병원에 지역연계실을 설치하여 사회복지사 중심으로 연계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면서, "국립대병원 기준으로 전체 퇴원 환자의 2%만이 복지 · 의료 서비스와 연계돼 있다. 연계 실적이 낮은 이유는 수요 부족이 아닌 제도적 기반이 아직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종합대책 · 커뮤니티 대책을 어떻게 이행하느냐에 따라서 지역사회에서 연계 · 관리될 환자가 보다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 연계를 위한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 역할 △보건 · 의료기관 간 연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사무관은 "지자체 · 의료기관 간 연계가 필요하다. 공공보건의료 지원단이 시 · 도에 자체적으로 설치 · 운영되는데, 이번에 공공보건의료 지원단 관련 신규 예산이 편성돼, 국비 지원이 이뤄질 예정이다. 지방비 · 국비를 합쳐서 약 15억 원 정도가 지원되는데, 기존에 설치한 시 · 도 공공보건의료 지원단과 새로 신청되는 지원단 모두 국비가 지원될 예정이다. 전국 시 · 도에 공공보건의료 지원단이 설치돼야 지자체 · 보건의료기관 간 연결고리가 생길 수 있다."라고 말했다.

보건 · 의료기관 간 연계와 관련해서는 "국립대병원의 경우 일부 지방의료원 · 병의원과 협력사업을 하고 있으나 보건소 · 일차의료기관 간 연계가 미흡하다. 지방의료원 · 일차의료기관 · 보건소 간 연계도 제도적으로 부족하다. 보건 · 의료기관 간 연계를 위해 복지부에서는 국립대병원 대상으로 31억 원 예산을 편성하여 2019년도 신규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퇴원 환자에 대한 지역 연계를 사업의 주 내용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301 네트워크 사업도 제도화된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연계 활동을 구체적으로 진행할 사업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 퇴원환자 관리 외에도 국립대병원 · 지방의료원 · 병의원 · 보건소가 모여서 각 지역 특성에 맞는 협력 활동을 연구 · 관리할 보건 · 의료기관 협의체 운영을 이번 신규사업 지원 내용으로 고려 중이다."라고 언급했다.

병원 내부 협력체계도 강조했다. 김 사무관은 "퇴원 환자의 건강 연계 부분은 공공의료사업단 · 개별부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진료협력 부분이 분명히 발생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병원 내 관련 센터 · 공공의료사업단 · 의료사업팀 등이 연결되는 조직체계가 필요하다. 연계를 위해서는 재정 지원뿐만 아니라 건강보험 수가와 같은 보상체계도 마련해야 한다. 퇴원환자 지역 연계에 대해서는 보험부서와 함께 병원에 수가를 제공하는 부분을 계속 논의 중이다. 내년도에 시범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구체적 범위 · 내용을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재정 지원 · 수가 · 협의체 활동에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여 커뮤니티 케어 관련 내용이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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